한시 감상

雪夜

강나루터 2021. 12. 7. 19:40

雪夜書北臺壁(설야서북대벽) 二首

-눈 내리는 밤 북대 벽에 쓰다

 

     蘇軾(소식)/송

其一

黃昏猶作雨纖纖(황혼유작우섬섬) 해질녘에 외려 이슬비 부슬부슬 내리더니

夜靜無風勢轉嚴(야정무풍세전엄) 고요한 밤 바람 멎어 찬 기운이 밀려오네

但覺衾裯如潑水(단각금주여발수) 이부자리가 물이라도 먹었는가 싶드니

不知庭院已堆鹽(부지정원이퇴염) 마당에 이미 하얀 눈이 내린 것을 몰랐네

五更曉色來書幌(오경효색내허황) 오경의 새벽 빛이 서재 안으로 들어오고

半夜寒聲落畵檐(반야한성낙화첨) 한밤중의 찬 소리 처마 끝에서 들려오네

試掃北臺看馬耳(시소북대간마이) 눈을 쓸며 북대로 가 마이산을 바라보니

未隨埋沒有雙尖(미수매몰유쌍첨) 두 봉우리 빼놓고는 모두 눈에 덮여있네

 

其二

城頭初日始翻鴉(성두초일시번아) 성 위로 해가 뜨자 갈까마귀 날기 시작하고

陌上晴泥已沒車(맥상청니이몰거) 눈 녹은 진창길엔 수레가 가다 빠지고 마네

凍合玉樓寒起粟(동합옥루한기속) 반짝이는 추운 집 속에서 살에 소름 돋는데

光搖銀海眼生花(광요은해안생화) 은빛 대지는 햇빛 속에 눈을 어지럽히네

遺蝗入地應千尺(유황입지응천척) 눈 속에서 메뚜기들 땅 속 깊이 들어가면

宿麥連雲有幾家(숙맥연운유기가) 보리농사 풍년이라 말하는 집 몇이나 될까

老病自嗟詩力退(노병자차시력퇴) 늙고 병들어 시 짓는 힘 떨어짐 한탄하면서

空吟氷柱憶劉叉(공음빙주억유차) 공연히 고드름 시 읊조리며 유차를 생각하네

 

北臺[북대] : 超然臺[초연대]. 山東[사동] 諸城縣[제성현] 北城[북성]에 있다. 熙寧[희녕] 7(1074) 동짓달, 蘇軾[소식]이 密州刺史[밀주자사] 부임한 뒤, 이듬해 諸城[제성] 서북쪽에 있던 무너진 대 손봐서 다시 세웠다.  소식을 들은 아우 蘇轍[소철]은 《老子[노자]》에 나오는, ‘雖有榮觀[수유영관] : 비록 영화로움이나 눈에 쏙 들어오는 보기 좋은 것을 보더라도, 燕處超然[연처초연] : 모든 것에서 벗어나 편안히 근본에 머문다라고 한 구절에서, 超然[초연]이란 두 글자를 따서, 형이 보수해 세운 누각의 이름으로 주었다.

纖纖[섬섬] : 가늘고 길고 아름다운 것, 예쁜 여인의 손, 여기서는 빗줄기.

衾裯[금주] : 이불과 속적삼, 이부자리, 이부자리 등을 돌봐주는 하녀, 남녀 간의 合歡[합환].《詩經[시경] 召南[소남] 小星[소성]》에 ‘抱衾與裯[포금여주] : 이부자리 떠나야 하니, 寔命不猶[식명불유] : 팔자란 게 같지 않네’라고 하였다.

堆鹽[퇴염] : 東晉[동진]의 재상 謝安[사안]이 눈 내리는 날 어린 조카들을 불러놓고,날리는 눈을 무엇에 비유할 수 있는지 묻자 謝朗[사랑]이, “撒鹽空中差可擬[살염공중차가의] : 공중에 소금을 뿌린것 같습니다" 라고 하는 것을 듣고, 謝道韞[사도온]이, “未若柳絮因風起[미약류서인풍기] : 버들개지가 바람에 날리는  같다고 하는 것보다 못합니다라고 했다고 한다. 世說新語[세설신어].

劉叉[유차] : 唐나라 元和[원화] 연간(806~820) 활동한 시인, 상세한 인물정보는 전하지 않는다. 氷柱[빙주] '雪車[설차]' 함께 유차의 시로 세상에 널리 알려진 시의 제목.

*다음블로그 돌지둥에서 인용 수정.(2021. 12. 7)

좋아요공감
공유하기
글 요소

'한시 감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제시  (0) 2021.12.15
무제시 원문  (0) 2021.12.15
詠 新燕(영신연)  (0) 2021.12.06
山菊花(산국화)  (0) 2021.12.03
김시습의 금강산 한문 시선  (0) 2021.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