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로가 돌아가야 할 곳은 대륙고려땅
동문선 제1권 사에 이인로가 지은 화귀거래사(주1)를 보면, 다음과 같은 글귀들이 나온다. 돌아가자 / 歸去來兮 도잠이 옛날에 돌아갔거니 나도 또한 돌아가리 / 陶潛昔歸吾亦歸......돌아가련다 / 歸去來兮 노자(老子)가 노닌 데를 물어보자 / 問老聃之所遊....
곧 이인로가 돌아가고 싶은 곳.. 그곳은 진나라 도잠이 돌아간 곳을 말하고, 노자가 노닌데로 돌아가겠다는 것인데, 과연 고려가 어디에 있었길레, 진나라, 춘추전국시대의 노자가 있었던 곳으로 돌아가려는 것인가, 과연 이인로가 고려인으로서 한반도인이라면 상상을 할 수 있는 일인가?
그가 한반도를 떠나 잠시 중국땅에 있었다면, 오히려 도잠이 있던 곳, 노자가 놀던 곳에서 떠나는 것이 정상인데, 이인로가 그곳으로 돌아가겠다는 것은 고려자체가 진나라가 있던 곳, 춘추전국시대의 본고장에 있었다는 이야기이고, 그 중국땅 중에 고향에 가까운 곳으로 은퇴하겠다는 의미일 것이다.
- 러브 선의 생각. 2011.9.29 목. 어느 비오는 아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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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1) http://db.itkc.or.kr/index.jsp?bizName=MK
동문선 제1권, 사
이인로(李仁老) 귀거래사에 화답하여 지은 시[和歸去來辭]
돌아가자 / 歸去來兮
도잠이 옛날에 돌아갔거니 나도 또한 돌아가리 / 陶潛昔歸吾亦歸
해자[隍]의 사슴을 얻은들 무엇이 기쁘며 / 得隍鹿而何喜
새옹이 말을 잃은들 무엇이 슬프리 / 失塞馬而奚悲
불나방이 불에 덤벼들어 제 죽을 줄 모르고 / 蛾赴燭而不悟
망아지 틈을 지남을 따를 수 없네 / 駒過隙而莫追
손잡고 친하자고 맹세하더니 / 纔握手而相誓
머리도 채 돌리기 전에다 틀려지누나 / 未轉頭而皆非
시들은 국화를 따서 먹고 / 摘殘菊以爲飡
찢어진 연잎을 모아 옷 만들자 / 緝破荷而爲衣
이미 무하유향에 돌아왔거니 / 旣得反於何有
현미함을 뉘 다시 움직이리 / 誰復動於玄微
달팽이 집이 비록 좁을망정 / 蝸舍雖窄
개미 떼는 다투어 달려 오네 / 蟻陣爭奔
거미줄이 문짝을 얽으며 / 蛛絲網扇
참새 그물을 문에 칠 만하구나 / 雀羅設門
장(藏)과 곡(穀)이 다 잃었으니 / 臧穀俱亡
형 나라 범 나라 어느 것이 존재하는가 / 荆凡孰存
정신으로 말을 삼고 / 以神爲馬
큰 박을 쪼개어 뒤웅박을 삼으려네 / 破瓠爲樽
몸이 도구에 늙는다면 / 身將老於莬裘
즐거움은 상안 못지 않으리 / 樂不減於商顔
사물을 초월하여 거슬림이 없으니 / 遊於物而無忤
몸 붙이는 곳마다 편안키만 하구나 / 在所寓以皆安
물고기는 못물에 잠겨야만 하는데 / 鱗固潛於尺澤
새가 멋모르고 높이 뜬들 하늘문[天關]에 날개 꺾여질손가 / 翅豈折於天關
왜 정욕을 쫓아 밖에서 얻으려 하리 / 肯逐情而外獲
바야흐로 눈 감고 안을 보고 있네 / 方收視以内觀
길은 다 닥치는 데마다 걸림이 없고 / 途皆觸而無礙
흥이 다하면 곧 돌아오리 / 興苟盡則方還
붕새는 만리(萬里)를 무얼 하러 가나 / 鵬萬里而奚適
메추리는 한 가지로도 넉넉한 걸 / 鷦一枝而尙寬
소를 잡는 백정이 문혜군(文惠君)을 깨우쳤고 / 信解牛之悟惠
바퀴 깎는 대목이 제환공(齊桓公)에게 대답했네 / 知斵輪之對桓
돌아가련다 / 歸去來兮
노자(老子)가 노닌 데를 물어보자 / 問老聃之所遊
쓰임은 꼭 무용을 기하고 / 用必期於無用
구함은 구함 없음에 지나지 않는 것 / 求不過於無求
나비 날개가 됨사 기쁘거니와 / 化蝶翅而猶悅
오리다리를 연결시키는 것은 걱정거리 / 續鳬足則可憂
그윽한 방에서 흰빛 보고 / 閱虛白於幽室
좋은 밭에 신령한 단을 심자 / 種靈丹於良疇
그림자를 잡음이 곡두와 같음을 알겠으며 / 幻知捕影
뱃전에 표시함은 어리석은 일 / 癡謝刻舟
늑사의 못난 재목 목숨을 보전하고 / 保不材於櫟社
신구의 깊은 구멍에 몸을 편히 할 것이네 / 安深穴於神丘
공명(功名)은 천명(天命)을 기다릴 것이고 / 功名須待命
늘그막엔 돌아가 쉬어야 하리 / 遲暯宜歸休
뜬 구름 자취없이 가는대로 / 任浮雲之無迹
마른 등걸이 물에 둥실 떠 흐르듯이 / 若枯槎之泛流
어허, 그만두자 / 已矣乎
천지간이 차고 빔이 스스로 때가 있네 / 天地盈虛自有時
처신을 고호처럼 하랴 / 行身甘作賈胡留
밥 지으려던 쌀을 건져서 부산히 어디로 가려뇨 / 遑遑接淅欲安之
바람내는 도끼는 영땅의 바탕을 생각하고 / 風斤思郢質
흐르는 물 곡조의 거문고는 종자기를 그리워하네 / 流水憶鍾期
식은 재에 오줌 눈들 더워질 건가 / 尿死灰兮奚暖
그을린 곡식을 뿌린들 싹 돋으랴 / 播焦穀兮何耔
술 마시며 회포를 풀고 / 第寬心於飮酒
시를 지으며 흥을 붙이리 / 聊遣興於作詩
홍진 바라보면 고개가 움츠려들고 / 望紅塵而縮頭
사람의 마음이란 대면해도 정작 구의산인걸 / 人心對面眞九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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