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자부심 강한 보시자여,
갠종의 부자여, 귀 기울이라!
봄철 이 달이 되면 티벳의 농부들은
밭 갈고 씨 뿌리기에 여념이 없네.
수행자 또한 농사짓기에 바쁘네.
수행자는 욕망의 거친 들판에
예비 수행의 퇴비를 뿌리고
다섯 감로수의 수비(水肥)로 적시네.
일심(一心)의 씨앗 가꾸려고
분별지로 경작하네.
하여 지혜의 쟁기 메워
비이원(非二元)의 황소로 밭을 가네.
가르침을 준비함은 코걸이끈이요,
흩어짐 없는 정진은 뱃대끈이라
근면은 회초리요, 재능은 고삐라
마침내 깨달음의 씨앗이 싹트고 꽃피어
가을이 오면 열매가 풍성하네.
그대는 해마다 씨앗 뿌리지만
수행자는 일생동안 경작하네.
그대는 추수을 자랑하지만
수행자의 추수는 더욱 풍성하네.
수행자는 비유로 노래했나니
자부심 강한 부자여, 기뻐하고 즐거워하렴.
많은 보시 행하여 복덕 쌓기를......!
ㅡ
들을진저, 훌륭한 교사여!
이 세상을 버리지 않고
사람을 돕기는 어렵네.
윤회계와 열반이 하나임을 모르고
애매한 식견에 만족하면
감각의 욕망에 떨어지기 쉽나니
여덟가지 욕망의 급류에 휩쓸리리다.
그대는 주의 깊게 관찰하고 스스로에게 물으라.
"나는 극단을 떠난'하나 속의 둘'의 진리를 체득하였는가?
아니면 사변(四邊)에 떨어졌는가?
'의도적인 마음의 노력' 에서 자유로운가?
'형채와 물질'의 유령에 사로잡히진 않았는가?
삼매의 황홀한 체험은
'욕망에 붙잡힌' 미망(迷妄)의 경지가 아닌가?
축복과 은총이 없이
현상계의 법칙에 족쇄 차이지 않았는가?
현현(顯現)과 스승이 일체(一體)임을 명상할 때
각성은 뚜렷한가?
딴뜨라의 상징[法印]으로 진리를 설할 때
상징 너머의 진리를 가르쳤는가?
행여 의도적인 노력에 오염되어
지순한 진아를 더렵히진 않았는가?
세상의 부귀 영화가 미망의 환영임을
자각하고 있는가?
은총받아 법계(法系)의 가르침 행하지 않으면
마군은 간교하게 미혹된 길로 이끄네.
ㅡ
딴뜨라의 수승한 도(道)와
스승의 핵심 교의와
불굴의 끈기와 결심은
세가지 중요한 요소이네.
생명 에너지를 요처에 꽃피우고
마음의 본질을 무위(無爲)에 머물게 하고
의식을 관찰함은
세가지 입문이네.
스승의 뜻을 충족시키고
마음의 소원을 성취시키고
노력 없이 이타행(利他行)을 행함은
세 가지 위대한 성취이네.
외적 방해와 악마는 사라지고
내적 욕심과 정욕은 녹고
신체의 질병과 부조화가 없어짐은
세가지 소멸이네.
진리를 설함에 능하고 풍부하며
온갖 질문 응답에 막힘이 없고
마음의 본질[一心]을 바로 앎은
세가지 유능함이네.
지복[樂]의 본질이 공함을 깨닫고
분별 없이 만물을 바라보고
언어를 초월하는 '진리'를 앎은
세가지 정견(正見)이네.
사람들이 무리지어 모일 때
방편과 기쁨이 그곳에 모이고
다끼니들이 몰려드는 것은
세 가지 집회이네.
스물한 가지 마음의 훈계는
명상중에 체득한 결실이니
진리 찾는 자들과 신도들은
소중이 여기라.
ㅡ
외적인 가르침은
듣고 생각하고 행함이요,
내적인 가르침은
깨어있음의 지순한 명정성(明淨性)이요,
최상의 가르침은
체험과 실재가 다르지 않음을 깨달음이라.
ㅡ
외따로 떨어진 오두막에서 혼자서 살아가는 것은
외적인 수행이요,
내 몸을 아끼고 돌보지 않으면
내적인 수행이요,
혼자서도 넉넉하고 완전하면
그것이 절대의 수행이네,
하늘나라도 없고 지옥도 없음은
정견(正見)의 확신이요,
명상도 없고 산란심(散亂心)도 없음은
정행(正行)의 확신이요,
희망도 없고 두려움도 없음은
대성취의 확신이네.
ㅡ
그대 행운의 소녀야, 들으라.
광대 무변한 하늘을 생각하며
중심도 없고 주변도 없는
무한(無限)을 명상하라.
태양과 달을 생각하며
어둠도 없고 흐림도 없는 그 빛을 명상하라.
홀로 우뚝 솟은 산을 생각하며
아득하고 심오한
명상의 세계에 잠심하라.
하여 그대 자신의 마음을 명상하여
의심도 실수도 없이 수행하라.
신심과 넉넉한 재산 지닌
행운의 소녀야, 들으렴.
하늘은 명상 잘 되었다면
구름에 대해서도 그와 같이 명상하라.
구름은 하늘의 나타냄에 불과한 것,
그러니 하늘의 무한 속에 곧바로 머물기를.
별무리와 은하수는 해와 달의 반사광에 지나지 않네.
해와 달 명상하듯이
별들에 대해서도 똑같이 명상하라.
하여 해와 달의 큰 빛 속으로 녹아들라.
ㅡ
수풀과 삼림은
산의 나타남에 지나지 않는 것,
산의 명상이 훌륭히 이루어진다면
나무들에 대해서도 그와 같이 명상하라.
하여 산의 부동성(不動性)에 머물라.
파도는 넓은 바다의 활동에 지나지 않는 것,
대양의 명상이 훌륭히 이루워진다면
파도에 대해서도 그와 같이 명상하라.
하여 대양으로 녹아들어가라!
어지럽게 흘러가는 생각들은 마음을 나타남이니
마음의 명상이 훌륭히 이루어진다면
흐르는 생각에 대해서도 그와 같이 명상하라.
하여 큰 마음의 근원에 너 자신을 녹여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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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수행
무위(無爲)를 자각하는 경지에 이르러
만유를 지탱하는 삼보(三寶)를 깨달았나니
새삼 삼보에 기도할 이유 어디 있는가?
굳이 진언을 염송하지 않아도
요가의 수행은 행복 그 자체라네.
수호불은 세간(世間). 출세간을 가르지 않으니
대광명 속에서 나는 깨달았네.
실체는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하여 몸 일르켜 요가를 행하는 것조차
나에게는 필요치 않네.
나와 붇다가 서로 다르지 않으니
이 같은 체험은 행복하여라.
다끼니 여신들은
모든 장애를 쓸어 없애 불행을 제거하니
진아(眞我)의 본질, 근원의 땅에 서서
나는 그것을 완전히 깨달았네.
그러니 공불을 바치는 의식이 무슨 필요 있으랴.
육근(六根)이 편히 쉬는
합일의 수행은 행복하여라.
두려움은 장애의 원천이네.
진리의 본질에선
악마를 보는 일과 원만한 지혜를 하나로 만드나니
마군을 쫓아낼 필요 있으랴.
두려움과 법신(法身)이 하나가 되는
합일의 수행은 행복하여라.
말과 문자와 신조와 논리는
밝게 깨우친 의식 안에 녹았네.
그러니 학식이 무슨 필요 있으랴.
모든 경전의 근본인
요가의 체험은 행복하여라.
ㅡ
사랑하는 보시자야, 들으라!
나에게는 생명 에너지- 마음으로 가득 찬 준마 있으니,
명상의 비단천은 목도리 장식이요,
명상 후의 상태는 부드러운 살갗이요,
빛나는 자각은 안장이요,
삼종 염상화(念傷化)는 박차(拍車)요,
엉덩이 껑거리띠는 이종문(二種門)이네.
생명 에너지는 머리 장식이요,
삼시(三時)는 앞머리 뽀족한 곱슬이네.
신체 운동[調身]은 고삐요,
평정심으로 장식하고
부단한 영감의 굴레를 씌웠네.
이는 중앙 통로 힘차게 달리는
수행자의 준마이네.
이 말을 탄 자는
윤회계의 진흙탕물 벗어나
깨달음의 안식처에 이르네.
ㅡ
여자는 정욕과 집착의 원인.
깨달음에 눈 뜬 자질 있는 여인은 참으로 드무네.
깨달음의 길 함께 걸을 천사 같은 동반자 있다면
경탄할 일 되겠지만
그대의 말에는 다소 과장이 있네.
무드라 행법은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기에.
나의 경이로운 여인은
욕정 여읜 '수따나[空性]'
아름다운 얼굴에는 자비심 넘쳐흐르고
가없는 사랑의 미소를 머금었네.
붉은 옷 흰 옷을 화려하게 입었네.
'하나 속 둘'의 원융함이 그녀의 비단 목도리요,
분별을 넘어선 행동은 그녀의 허리띠요,
네 가지 지복은 그녀의 장신구요,
만유에 편재한 일미(一味)는 그녀의 목걸이.
그녀는 이처럼 매혹적인 마녀이니,
고귀한 진리의 깨달음이 그녀의 모태라!
이 여인이 나의 동반자요, 수행자의 짝.
윤회 세계 헤매는 그대의 여인, 관심없나니
ㅡ
거룩한 스승들계 예배를!
물 흐르듯 유창한 언어와 과장된 말로
열띤 논쟁에 탐닉하는 허풍선이 논변자들을 보아라.
그들은 언변으로 남을 이기려 하네.
걸을 때는 거만한 몽고인 같고
잠잘 때는 오만한 사람 같으니
갖은 위험과 장애가 그들을 에워싸네.
삼계 육도의 중생들은
욕망에 사로잡혀 위험에 빠지네.
그대는 경계하라, 일곱 가지 위험을.
첫째는 소승의 즐거움[獨樂]에 떨어짐이요,
둘째는 교의를 이용하여 음식(재물)을 구함이요,
셋째는 성직자라 자랑함이요,
넷째는 수행자의 광행(狂行)에 떨어짐이요,
다섯째는 공허한 말에 탐닉함이요,
여섯째는 무(無)의 덫[無記空]에 사로잡힘이요,
일곱째는 무명을 완저히 밝히지 못함이라.
전해져 내려오는 수행 법통의 가르침에는
다끼니 여신의 숨결이 숨어 있나니
그대는 이를 의심하지 마라.
의혹은 마음속 마귀의 장난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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