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 이야기

[스크랩] 그림은 먼저 흰 바탕을 칠한 후 그 위에 채색(彩色)을 한다

강나루터 2017. 4. 6. 04:58



근본의 이치

雲走天無動(운주천무동)-구름이 달려가도 하늘은 움직이지 않고

舟行崖不移(주행애부이)-배는 흘러가도 언덕은 옮기지 않는다.

根本無移動(근본무이동)-본시 근본은 움직이지 않는 것이니

天崖理素本(천애리소본)-하늘과 언덕이 흰 바탕의 이치다

농월(弄月)


그림은 먼저 흰 바탕을 칠한 후 그 위에 채색(彩色)을 한다

 

아래 논어(論語)

회사후소(繪事後素)”란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먼저 흰 바탕을 만든 후 라야

그 위에 묵화(墨畫)든 채색(彩色)이든 그림을 그린다.

 

고전주의미술(古典主義美術)이든, 피카소의 큐비즘(cubism)이든,

김홍도(金弘道)의 풍속화(風俗畵), 내 손녀가 즐겨 그리는 웹툰(webtoon)이든

간에 보편적으로 흰 바탕위에서 그림을 그린다.

 

한번은 여섯살 손녀가 그림그린다고 종이를 달라하였다.

한쪽에 글자가 인쇄된 종이(이면지)를 주었더니 할아버지 이것은 글자가 있어

그림을 그릴 수 없어요. 양쪽에 글 안 쓴 흰 종이를 주세요한다.

 

논어(論語) 제삼편(第三篇) 팔일(八佾) 8장에

子夏 問曰 巧笑倩兮 美目盼兮 素以爲絢兮 何謂也. 子曰 繪事後素.

曰 禮後乎. 子曰 起予者 商也. 始可與言詩已矣.

공자의 제자인 자하(子夏)가 물었다.

시경(詩經)에 말하기를

예쁜 웃음에 보조개까지 지으며, 샛별 같은 검은 눈동자 얼굴의 흰 분이 더욱

예쁘네 !

하였는데, 무슨 뜻입니까?


공자(孔子)께서 말씀하셨다.

그림은 흰 바탕이 있는 뒤에 채색(彩色)하여, 아름다움을 만드는 것을 말하느니라

 자하(子夏)가 다시

()의 바탕위에서 인격을 완성한다는 뜻이군요하고 반문하였다.

이에 공자께서

나를 일깨워 준 사람은 너로다. 비로소 너와 함께 시()를 이야기 할 만하다

라고 하셨다.

 

위의 논어(論語)를 풀이하자면

자하(子夏)가 시경(詩經)의 구절을 들어 공자에게 물었다.

보조개를 지으면서 예쁜 웃음을 웃고, 아름다운 눈에 눈동자까지 또렷하니,

소박(素朴)한 마음으로 화려한 얼굴 표정을 만들었구나한 것은

무엇을 말한 것입니까?"

공자는 그림 그리는 일은 흰 바탕이 있은 후이다.”라고 대답했다.

자하는 위의 말을 비유하여 다시 말하기를

()는 나중입니까?”


공자가 말하기를,

나를 깨우치게 한 사람은 바로 너다.

네가 그렇게 바탕에 대하여 이해를 잘하니 비로소 너와 함께 시()를 말할 수 있게 되었구나라고 말하면서 만족해했다.

 

그림을 그리는데 하얀 바탕이 없으면 그림을 그리는 일이 불가능한 것과 마찬가지로 소박(素朴)하고 진실 된 마음의 바탕이 없이 눈과 코와 입의 아름다움만으로는

아름다운 인품을 다 드러낼 수 없다고 한 것이다.

 

이에 공자의 제자인 자하(子夏)는 밖으로 드러난 형식적인 예()보다는

그 예()의 본질(本質)인 내면(內面)의 덕성(德性)이 중요한 것을 깨달았다.

형식적인 예()는 본질(本質)이 있은 후에 만이 의미가 있는 것임을 알게 된 것이다.

 

본질(本質)이 있은 연후에 꾸밈이 있다는 말은 제대로 된 문학예술은 인격의 수양

한 후에 비로소 가능하다는 공자 문학(文學)과 예술관(藝術觀)의 요체(要諦)를 보여준 말이다.

즉 문()과 질() 중에서 질()이 우선 형성된 후에야 문()이 드러나는 것이 순서라고  하는 관점이다.

 

()이 우선되지 않은 것은 허구(虛構)요 위선(僞善)이다.

 

필자는 논어(論語)의 이 장(-팔일(八佾) 8)을 읽으면서

지금 난장판이된 대한민국의 정치 현실을 대비(對比)시켜 본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가최고 지도자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최순실이나 기타

여러공직 담당자들이 권력을 남용한 혐의를 받고 수사를 받고 있는 것은

현행 헌법에서 대통령의 권한이 왕조시대(王朝時代)의 제왕(帝王) 못지않게 지나치게 커서 대통령에게 집중된 권력으로 인하여 부작용이 나타난 것이다.

 

국회의원이 법의 제재를 빠져 나가는 무소부위(無所不爲)면책특권(免責特權)” 부작용도 마찬가지다.

이 현실 사회에 맞지 않는 헌법이 국가의 발전을 방해하는 것을 정치인들이 다 공감하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면 다음 대통령과 국회의원은 헌법을 고쳐서 선거를 하면 될 것이다.

개헌은 시간이 없다는 말은 성립이 안 되다.

국가발전을 준비하는 일 외에 더 중요한 일이 어디 있는가?

국가의 백년대계(百年大計)를 위해 개헌에 시간이 필요한 것은 당연한 것이다.

 

개헌할 시간이 없다는 것은 전부 핑계다.

얼렁뚱땅 5년임기의 대통령이 되어 무소불위(無所不爲)의 권력을 휘두르고 싶은

속셈이 눈에 훤히 보인다.

 

개헌은 안 된다,

개헌할 시간이 없다 하는 사람은 대한민국을 위하는 정치인이 아니다.

모두 사리사욕을 위한 괴변이다.

 

개헌을 하여 헌법을 재정비하는 것은 발전하는 대한민국을 그리기 위한

흰 바탕이다.

인쇄되고 낙서와 퇴색된 종이위에 새 그림을 그릴 수 없다.

 

그림이든 대한민국의 재도약이든 흰 바탕의 종이위가 아니면

아무리 입으로

이노베이션(innovation)이다 뉴프런티어(New Frontier)다 라고

외쳐 보았자 입에 발린 말일뿐

대한민국의 발전은 기대 할 수 없다.

 

농월

출처 : 행복한 정암의 집
글쓴이 : 농월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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