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 이야기

유영모의 도덕경 풀이

강나루터 2020. 2. 4. 04:59





다석 유영모의 늙은이(道德經, Tao Te Ching) 풀이(30)

 

늙은이 풀이 30장.hwp

 

늙은이 30

길을 가지고 사람 임금을 돕는 이는(以道佐人主者),

군사를 가지고 셰상을 힘셰게 라 않오라(不以兵强天下).

그 일이 잘도 되돌아오니(其事好還),

군사 치른데 가시덤불이 되거든(師之所處, 荊棘生焉)

큰 쌓음 뒤에 반드시 언잖은 가 든다(大軍之後, 必有凶年).

이는 열맺고 뿐(善有果而已),

구태여 가지고 셀라 들지 않오라(不敢以取强).

열맺고 자랑 (果而勿矜),

열맺고 예봐라 (果而勿伐),

열맺고 젠가싶어 (果而勿驕),

열맺고 지 못스리금(果而不得已),

열맺고 세지를 (果而勿强),

몬이 한창 가면 늙음(物壯則老),

이 일러 길 아니니(是謂不道),

길 아니는 일찍 그만(不道早已).

 

 

<풀어 씀>

언짢은 해: 흉년(凶年).

: 가시 형.

: 가시나무 극.

 

 

인류역사는 약육강식(弱肉强食), 승자독식(勝者獨食)의 정글법칙에 의해 힘이 센 사람이 모든 것을 차지하고 사회를 좌지우지 하여왔다. 약자는 빼앗기고 압제 당하며 마지못해 굽실거리거나 노예로 살아왔다.

 

다석 유영모는 말하였다. “인류의 역사를 돌에 새기고 쇠에 녹여 부어 수천 년, 수만 년을 남겨 왔어도 결국 싸움하고 물어 찍은 기록들이니 자랑할 만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 인류의 역사는 죄악의 역사지 그밖에는 아무것도 아니다. 개인의 역사도 마찬가지다. 지나간 역사는 모두가 죄악뿐이요 후회할 것뿐이지 누가 감히 자기의 과거를 자랑할 수 있으랴. 아우구스티누스만 참회록을 쓰고 루소만 참회록을 쓸 것인가. 누구나 자기의 과거를 쓰면 다 후회요 참회인 것이다. 자날 과() 자는 본래 허물 자이다. 과거의 뱀이 허물을 벗어버리듯 벗어버릴 것이지 영원히 보존할 것이 못 된다”(다석어록).

 

전쟁은 노예제도와 마찬가지로 있을 수 없는 사회악이다”(Arnold J. Toynbee).

 

힘이 센 자들과 승자들은 폭력으로 약자들을 짓이겼다. 약자들은 고통과 억울함 가운데, 아픔을 하소연 할 곳이 없어 하늘을 향하여 울부짖었다. 하느님은 그 고통의 소리를 들어주시는 분이시다고 성서는 말한다. 고통과 빼앗김, 전쟁과 억울함, 인간말살의 참혹함 가운데 인간은 평등평화의 세계를 꿈꾸어왔다.

 

그가 민족 간의 분쟁을 심판하시고 나라 사이의 분규를 조정하시리니, 나라마다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들리라. 민족들은 칼을 들고 서로 싸우지 않을 것이며 다시는 군사 훈련도 하지 아니하리라”(이사 2:4).

 

하느님께서 민족 사이의 분쟁을 판가름해 주시고 강대국 사이의 시비를 가려주시리라. 그리 되면 나라마다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들리라. 나라와 나라 사이에 칼을 빼어드는 일이 없어 다시는 군사를 훈련하지 아니하리라”(미가 4:3).

 

늑대가 새끼 양과 어울리고 표범이 숫염소와 함께 뒹굴며 새끼 사자와 송아지가 함께 풀을 뜯으리니 어린아이가 그들을 몰고 다니리라. 암소와 곰이 친구가 되어 그 새끼들이 함께 뒹굴고 사자가 소처럼 여물을 먹으리라. 젖먹이가 살무사의 굴에서 장난하고 젖 뗀 어린 아기가 독사의 굴에 겁 없이 손을 넣으리라”(이사야11:6-8).

 

평화는 힘으로 유지될 수 없다. 그들은 이해에 의해서 달성될 수 있을 뿐이다. 큰 힘을 가진 주권들이 있는 한 전쟁은 피할 수 없다”(Albert Einstein).

 

도덕경 30장 또한 평등평화의 세상을 말하고 있다. 무력으로 다스리지 않고 덕으로 백성을 섬기는 씻어난 이’(聖人)의 무위(無爲)의 다스림이 곧 어린 아이와 같이 순진한 사람과 독사와 같이 약삭빠르고 잔인한 사람이 함께 뒹구는 세상을 만들 수 있음을 말하고 있다.

 

거기에는 자랑하지 않고 교만하지 않으며, 자기의 유익을 구하거나 잇속을 챙기지 않으며, 오래 참고 양보하며, 시기 질투하지 않고 서로 섬긴다. 그러한 세상은 성인의 덕과 무위(無爲)의 다스림으로 되는 것이다.

 

 

무위(無爲)의 도를 따라 지도자를 보좌하는 사람은

무력으로 세상을 다스리도록 하지 않는다.

그가 하는 일은 항상 모든 것이 순리로 되돌아오게 한다.

군사가 있는 곳에는 가시덤불만 나고

큰 전쟁 후에는 반드시 흉년이 든다.

잘 다스리는 자는 스스로 열매를 맺게 할 뿐

구태여 힘을 잡고 휘두르려 하지 않는다.

열매를 맺었다고 자만하지 않고

열매를 맺었다고 공을 내세우지 않으며

열매를 맺었다고 방자하지 않는다.

열매를 맺되 저절로 맺게 하며

열매를 맺되 세지를 말라.

몸과 물질은 한창가면 늙고 쇠한다.

이 일러 도에 어긋나니

도가 아니면 일찍 그만 두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