浮碧樓(부벽루)
이색(李穡, 1328~1396)/고려
昨過永明寺 (작과영명사) 어제 영명사를 지나다가
暫登浮碧樓 (잠등부벽루) 잠시 부벽루에 올랐네
城空月一片 (성공월일편) 성은 텅 빈 채로 달 한 조각 떠 있고
石老雲千秋 (석로운천추) 오래된 조천석(섬돌) 위에 천 년의 구름 흐르네
麟馬去不返 (인마거불반) 기린마는 떠나간 뒤 돌아오지 않는데 *동명왕이 타든 말
天孫何處遊 (천손하처유) 천손은 지금 어느 곳에 노니는가 *한민족
長嘯倚風磴 (장소의풍등) 돌다리에 기대어 휘파람 부노라니
山靑江自流 (산청강자류) 산은 푸르고 강은 절로 흐르네
* 부벽루; 북한 평양특별시 중구역 대동강변 청류벽(淸流壁) 위에 있는 누정이다. 처음 이름은 영명루(永明樓)다. 393년 초창(初創), 1614년 중건, 1956년과 1959년 복원하다. 북한 국보유적 제17호. 진주 촉석루, 밀양 영남루와 함께 조선시대 3대 누정으로 꼽힌다. 고풍의 정경이 넘치는 대단히 아름다운 누각이다.
* 감상; 작가는 여기서 인간 역정의 유한함과 자연의 영원함을 대조적으로 표현해, 지난날(고구려)의 찬란한 역사를 회고하며, 그와 대비되는 현재의 모습에서 인생무상에 젖어 읊은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