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 사회, 과학, 의학, 예술 다양한
분야에 걸쳐 한 가지 키워드에 대한
열 가지 질문을 던지는
‘생각의 열쇠, 천 개의 키워드’,
<명사들의 삶과 정원> 편에서는
정원에 대해 살피고,
우리의 삶에 정원이 미치는 영향에
관한 질문을 던지고자 합니다.
해당 회차는 정원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우리가 왜 정원을 가꾸며 살아야 하는지,
세계적인 명사들은 정원을 통해
삶을 어떻게 살았는지에 궁금증에
대한 답을 명쾌하게 전하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성종상 교수님과 함께 정
원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누어 볼까요?
정원을 들여다보는 시간
포정원에 대해 생각해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정원이란 무엇일까요?
길을 오가는 길에 다채로운 빛깔로
생명력을 보이는 꽃밭부터
자연의 품을 느끼게 해주는 공간까지
정원의 다양한 모습이 떠오르는데요.
‘정원’이라는 단어를 시작으로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건물 앞 뜰에 있고 담으로 둘러싸여
안전하고 여유로운 곳
정원의 한자 어원을 통해
우리는 울타리를 치고 햇빛과 바람, 꽃,
나무 등의 자연을 들여와 여유롭게
휴식하는 곳을 정원이라 함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정원에는
여러 가지 정의가 존재합니다.
영어단어 정원(garden)의 어원을
들여다보면 정원은
‘둘러싸여 있는 에덴’을 의미합니다.
서양에서는 잃어버린 에덴에 대한 희구를,
동양에서는 무릉도원을 찾아가려는
소망이 역사적으로 정원에
본질적으로 깔려있다고 합니다.
영국의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은
정원에 대해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고 하는데요.
정원이 어떠한 기능을 하기에
정원이 없는 공간은 거대한
공작물에 지나지 않을까요?
정원은 인간이 이루어 낼 가장 위대한 마지막 완성작이다.
아무리 크고 화려하고 훌륭한 건물이나 궁전일지라도
정원이 없다면 그것은 단지 거대한 공작물에 지나지 않는다.
- 프랜시스 베이컨 -
정원의 이유
정원은 결코 꽃을 즐기거나
휴식하는 공간에 그치지 않습니다.
성종상 교수님께서는 정원이 개인적인
차원 이상의 효용을 가지고 있으며,
우리의 오늘날에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정원은 어떠한 효용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요?
정원은 꿈과 신념의 장
영국의 유명한 풍경식 정원에는
영국인들이 꿈꿔온 자유에 대한 염원과
국토 경관의 미학이 공간적으로
깊숙이 담겨있습니다.
이와 같이 정원은 사람들이
꿈꾸는 가치가 땅에 표현된 공간입니다.
정원은 치유와 회복의 장
고대 그리스 신화 속 의학과 치료의 신
‘아스클레피오스’의 신전에는 샘과 목욕탕,
운동시설, 아름다운
정원이 갖춰져 있다고 합니다.
오래전부터 사람들이 아름다운 자연
경치와 정원, 샘물이 치유와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현재 세계의 여러 병원에서는 정신 장애나
치매 등의 치료에 좋은 정원을 갖추고
정원을 활용한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는 하는데요,
이처럼 정원은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하고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정원은 보살핌과 나눔의 장
스탠퍼드 대학의 포게 해리슨 교수는
정원을 보살핌과
나눔의 장이라고 표현했는데요,
연약한 식물을 키우는 행위는 끊임없는
보살핌의 여정을 동반합니다.
작은 텃밭에서도 많은
수확물을 얻을 수 있는데요,
땀과 노력을 들여 나온 만큼 사람들은
잉여 작물을 타인과 나누고,
이러한 행동이 반복되며 나눔의 습관이 형성됩니다.
실제로 정원 문화의 선진국인 영국인들은
나눔을 거의 일상적으로 매일 하고 있으며,
지인을 넘어 낯선 이들까지
나눔을 진행한다고 합니다.
정원은 참여와 소통의 장
조선의 사대부 정원은 세대를
넘나드는 참여와 소통의 장의 예시입니다.
담양의 소쇄원을 떠올려볼까요?
소새원은 양산보와 아들,
손자 3대에 걸쳐서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김인후, 송순, 고경명, 임억령,
기대성, 정철, 송시열 선생 등 후대의
명사들까지 세상을 논하고
그 공간을 즐기고는 했는데요.
예술과 문화를 나누며 소통하는
장으로 활용되었습니다.
정원은 문화예술의
생산 발전소이자 향유 무대
정원에서 주로 이루어지는 아회, 계회,
시회 등을 통해 사상이나
예술 문화들이 생산되고 나누어질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정원의 방향성은?
프랑스 경관학자 오귀스탱 베르크는
‘경관 문명’이라는 용어를 만들어내며
그 성립 요건을 4가지로 이야기했습니다.
성종상 교수님께서는 해당 성립 요건을
바탕으로 우리의 정원 문화를 되짚어봄으로써
한국이 정원 문화 선진국임을 강조하셨습니다.
우리는 산수, 풍경, 풍취 등의 관련 용어를
많이 써왔으며,
산수시와 강호 시가와 같은 시문학,
산수화가 발달한 점, 다원림 정자 문화 등
다양한 정원술이 발달한 점이 그 근거입니다.
공용의 정원이나 공원 녹지는
인포멀 익터렉션(informal interaction),
인포멀 콘택트(informal contact) 등
우연한 만남을 통한 사람들 간의
사회적 접촉을 늘려줍니다.
공동주택 단지 내 잘 다듬어진 나무가 있는 경우
그 단지 내 살고 있는 가정 내 폭력,
범죄 행위가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를
통해 잘 가꾸어진 정원이 인간의 폭력을
감소시킨다는 특징도 알 수 있습니다.
과거 우리는 유럽보다
훨씬 앞선 경관 문명국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100여 년 사이에
우리의 정원 문화는 거의 사라졌습니다.
우리 사회에는 갈등과 상처로
힘든 하루를 보내는 아이들,
청소년, 성인들이 많이 있는데요.
성종상 교수님께서는 우리 사회의
이러한 어두운 면이 잃어버린
정원과 무관하지 않다는 의견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명사들의 삶과 정원
정조대왕, 헤르만 카를 헤세, 퇴계 이황,
요한 볼프강 폰 괴테, 다산 정약용 등
세계의 다양한 인물들에게
정원이 어떠한 의미를 지녔는지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를 영상으로
살펴보실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정원은 무엇인가요?
2016년 하버드대학교 의대 교수
로버트 월딩어는 자신이 참여한
장기 연구의 중간 발표를 하였는데요.
연구의 주목적은 ‘무엇이 우리를 건강하고
행복하게 하는가?’였으며,
그 세 가지는 모두 관계와
관련되어 있었습니다.
그는 우리에게 질문합니다.
“관계, 그것참 별거 아닌데 우리는
왜 건강과 행복을 잘 찾지 못할까요?”
그리고 그는 대답합니다.
“우리가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관계를 촉진하는 정원의 효용을 살피는
성종상 교수님의 연구에서 텃밭 참여자는
많은 이들과 복합적인 관계를 보이는
특성을 보이고 있음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이웃과의 관계를 증진하고 공동체
의식이 향상될 기회로 나아간 것입니다.
성종상 교수님께서는 누구보다
자연 친화적인 삶을 지향해
온 우리가 잠시 잊고 있었던 우리의 가치를 되돌아보고,
자연을 통해 더불어가는 삶과 건강을
되찾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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