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 이야기

052_人之爲道而遠人 不可以爲道 인지위도이원인 불가이위도

강나루터 2023. 10. 11. 01:24
성찰하는 삶

052_人之爲道而遠人 不可以爲道 인지위도이원인 불가이위도

Lluke. P 2021. 4. 9. 08:25
 
 

子曰, 道不遠人 人之爲道而遠人 不可以爲道.

 

자왈, 도불원인 인지위도이원인 불가이위도.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도는 사람에게서 멀리 있지 않다. 사람이 도를 행하지만 (다른) 사람을 멀리한다면 도라 부를 수 없는 것이다 (중용_13장_1절)

 

유교적 가르침의 특징을 잘 드러내는 구절이라 할 수 있습니다. ‘라는 것은 언제나 사람과 사람사이에서 실천해야 하며 그 과정에서 구현되어야 하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관계가 중요하고, 그 관계를 어떻게 맺고 유지하는가도 중요합니다. 이게 별게 아닌 것 같지만 다른 종교와 구분되는 유교의 특징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부분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종교를 비교할 때 어디에서 어디로라는 질문을 던지며 살펴보면 특정 종교가 이 세상 지향적인지 아니면 저 세상 지향적인지를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그리스도인들은 세상 속에서 살면서 죽음 후에 맞게 되는 저 세상의 천국을 갈망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그리스도인들은 세상 속에 살면서 세상 밖을 지향합니다. 초기불교는 그리스도교와는 이 어디에서가 굉장히 다릅니다. 초기불교를 원시불교 혹은 소승불교라고도 하는데, 여기서는 출가한 수도자만이 궁극적인 깨달음을 얻어 열반의 경지에 이를 수 있다고 합니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대승불교이고 대승불교가 중국으로 건너가 다양한 종파로 발전했고, 완전히 중국에 토착화되어 재탄생한 불교가 선불교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지배적인 불교 종파가 조계종인데, 조계종도 선불교입니다.) 즉 수도자들은 세상 밖으로 나가 수도공동체를 이루며 살며 존재(하는 세상) 밖으로 나가려 하는 거죠. 두 종교는 참 다르죠.

 

그런데 유교를 종교로 볼 때 위와 같이 방향성을 염두에 두고 보면 재미는 비교를 할 수 있습니다.

 

유교는 세상에 편재한 하늘의 이치를 인정하고, 수용하고, 나아가 세상 속에서 적극적으로 실현하려 합니다. 이렇게 본다면 처음부터 세상 밖으로 나가서 수행을 하는 불교는 유교적 가르침과는 완전히 대조가 됩니다. 오늘 본문에서처럼 을 발현하기 위해 라는 가치를 추구하고 실천하지만 그 과정에서 사람에게서 멀리한다면 가 될 수 없다는 점에서 불교적 수행의 길은 결코 가 될 수 없는 것이죠.

 

또 세상 속에 위치해 있지만 세상 밖의 가치를 추구하는 그리스도와도 상당히 다르죠. 그리스도교는 개인적인 가치를 초월하고 또 세상적인 가치도 초월함으로써, 비록 지금은 세상 속에서 살지만 결코 세상에 속하지 않다는 점을 주장하고 삶으로 증명해야 하는데(이론적으로 그렇다는 말입니다), 천리가 구현된 이 세상과 나아가 이상적으로 이 세상에서 구현된 인간의 모습조차 부정하는 태도는 유교적 관점에 볼 때 다분히 문제가 있어 보이죠.

 

이런 점에서 유교가 지극히 세상적이라고 말하는 것은 다분히 옳지만 (‘성스럽다 와 대조가 되는 의미로) 세속적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전제 자체가 다르다는 점을 구별하지 않은 정당하지 못한 판단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구절에 이어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옵니다.

 

<시경>에서 말하기를, “도끼자루를 베는구나! 도끼자루를 베는구나! 그 법칙(본보기)이 멀리 있지 않구나.’ 도끼자루를 (손에) 잡고 (새로) 도끼자루(로 쓸 나뭇가지)를 베어내면서 눈을 흘겨 (주위를) 노려보고서는 오히려 먼 곳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군자는 사람의 도로 (다른) 사람을 치리하다가 (그들이 잘못된 점을) 고치면 그만둔다 (중용_13장_2절)

 

詩云, 伐柯伐柯 其則不遠 執柯以伐柯 睨而視之 猶以爲遠 故君子 以人治人 改而止

 

시운, 벌가벌가 기칙불원 집가이벌가 예이시지 유이위원 고군자 이인치인 개이지

 

詩 시(, 여기서는 시경’)

云 운(말하다)

伐 벌(베다)

柯 가(도끼자루)

則 칙(본받다, 법칙) (바로, )

執 집(잡다)

睨 예(눈흘기다, 흘겨보다)

猶 유(오히려, 도리어; 같다)

改 개(고치다)

止 지(그치다)

 

, 구하고 추구해야 할 바가 이 세상 밖이나 다른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 내 지척에 있는데 사람들은 그것을 깨닫지 못한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죠! , 그럼 지금 바로 고개를 돌려 주변을 보세요. 추구해야 할 바가 보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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