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고향

[스크랩] 저승을 다녀온 스님 이야기

강나루터 2013. 10. 2. 08:18

    저승을 다녀온 스님

                              2010. 8


신라시대 망덕사에 선율이라는 스님이 있었다.

그는 시주를 받아 대반야경 600권을 간행하려고 하였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죽었으며 남산 동쪽 기슭에 묻히게 되었다.

선율은 죽어서 염라대왕 앞에 끌려 나갔다.

그대가 망덕사의 중 선율인가?

예,

그대는 인간 세상에 있을 때 무슨 일을 하였는고?

빈도가 한 일은 별로 없습니다. 다만 말년에 대반야경을 완성하려고 하였으나 이루지 못하고 이곳에 오게 되었습니다.

염라대왕은 다 알고 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기특하게 여겼다.

좋은 일을 했구나.

그대는 이미 수명이 다해서 이곳에 왔지만 하던 일이 끝나지 않았다니 특별히 그대를 살려 다시 인간 세상으로 보낼 것이니 대반야경을 완성 하도록 하여라.

예.

염라대왕의 특별한 배려로 다시 인간 세상으로 오게 된 선율은 길을 가는데 한 여인이 꿇어 엎드려 울면서 소녀도 신라 사람입니다.

스님께서 다시 인간 세상으로 가신다니 부디 소녀의 괴로움을 덜게 하여 주십시오.

선율은 합장하고 염불을 외우며 연민의 정이 가득한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면서 그런 힘이 나에게 있다면 어찌 구하지 않겠소. 어떤 일인지 들어나 봅시다.

그러자 여인은 소녀의 부모는 잘못된 생각으로 금강사 소유의 논을 부정하게 한 때기 차지한 일이 있었습니다.

그 죄가 적지 않았기에 먼저 저승에 온 소녀가 부모의 죄를 대신하여 벌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 고통이 실로 참기 어렵고 힘드니 부디 죄에서 벗어나게 하여 주십시오.

그럼 어떻게 해야 되는 거요?

스님께서 인간 세상에 내려가시면 소녀의 부모를 만나 이유 없이 차지한 논을 다시 금강사에 돌려주라고 하십시오. 그러면 더 큰 은혜가 없겠습니다.

알았소이다.

여인은 무척이나 고마워하다가 또 하나 청할 일이 있사옵니다. 말해 보시오

소녀가 인간 세상에 있을 때 집 안의 마루 밑에 참기름 단지를 묻어 두었고 또 제가 쓰던 잠자리에는 피륙이 간직되어 있습니다.

그 기름은 부처님 앞에 등불을 밝히는데 쓰고,

피륙은 팔아서 경문을 완성하는데 쓰십시오.

그렇게 해 주신다면 그 은혜를 잊지 않겠습니다.

관세음보살. 

그래 당신의 집은 어디에 있소?

예, 소녀의 부모는 사량부 구원사의 서남쪽 마을에서 살고 있습니다.

잊지 않으리라.

선율은 고개를 끄덕이며 승낙했는데 그 순간 갑자기 정신이 맑아지고 인간 세상으로 다시 돌아왔다.

하지만 숨을 돌리기는 하였으나 이미 죽은 지 열흘이 지난 때여서 그는 무덤 속에 묻혀 있는 상태였다.

무덤 속은 어둡고 답답했으며 밖으로 나갈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나를 좀 꺼내 주오

선율은 목이 터지도록 외쳤다.

계속해서 몇 번을 외치고 있을 때 마침 그곳을 소를 몰고 지나가던 아이가 이상한 소리를 들었다.


이게 무슨 소리지, 땅속에서 들려오는 것 같은데 하고 귀를 기울이고 들으니 새로 만든 무덤에서 들려오는 것 같았다.

가서 알려야지 하고는 아이는 망덕사로 달려가서 선율 스님 무덤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고 있습니다.

괴이한 일이로군 어서 가 보세

망덕사의 중들이 달려가 보니 과연 무덤 속에서 소리가 들려 무덤을 파고 관을 열었더니

선율이 기지개를 켜면서 일어섰고 중들과 마을 사람들은 기절초풍을 했다.

죽은 사람이 열흘 만에 다시 살아났으며, 무덤 속에서 외치기 시작한지 나흘 만에 밖으로 나오게 된 것이다.

모든 사람들의 놀라움은 대단하였기에

선율은 자기가 경험한 바를 자세하게 이야기해 주었다.

그리고 사량부 구원사의 서남쪽 마을로 갔다.

염라대왕에게 새 생명을 받고 돌아오는 길에 만난 소녀의 집을 찾기 위해서 인데 그 집은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댁의 따님이 죽었지요?

예, 그렇습니다만. . . . . .

주인은 한숨을 몰아쉬더니 어느 듯 10년이 되는군요.

그런데 무슨 일로 오셨는지요?

선율은 자신이 격은 이야기와 죽은 이집 딸의 이야기를 했더니

그래요? 

하면서도 너무나 놀라 쉽게 믿어지지 않는 듯 고개를 갸우뚱거리기만 했다.

마루 밑을 파 보십시오.

하지만 십년이나 세월이 흘렀는데 무었이 있겠습니까?

어쨌든 한 번 파 보기나 하시지요.

주인은 마루 밑을 얼마 파지 않아 과연 단지가 나왔다.

허 있긴 있구먼.

열어 보십시오

단지 뚜껑을 열어 보니 과연 참기름이 가득 들어 있었다. 십년이라는 긴 세월이 흘렀지만 참기름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놀랍군요.

그 긴 세월 동안 어찌 변하지 않고 있었을까?

주인은 그제 서야 스님의 말을 믿었고 그가 가르쳐준 장소에서 피륙도 찾아냈다.

스님 제가 한때 잘못 생각으로 딸자식이 기나긴 세월동안 저승에서 고통을 받고 있다니 어떻게 해야 좋겠습니까?

주인은 합장을 하고 고개를 숙였다.

고인이 말한 대로 하시고 명복을 빌도록 하십시오.

예.

주인은 그 길로 논을 금강사에 돌려주었으며 기름은 부처님 앞의 등불로, 피륙은 경문을 만드는데 쓰게 하였으며

또한 딸의 명복을 비는 마음으로 많은 재물을 절에 기증하였고 정성으로 재를 올렸다.


이 같은 소문이 퍼지자 많은 사람들이 너도 나도 선율에게 후한 시주를 하여 대반야경을 완성시키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하였다.

이렇게 하여 이룩한 대반야경은 현재 까지 남아 있다고 한다.


출처 : 현각
글쓴이 : 현각김택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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