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서리가 내리질 않았다
얼음도 얼지 않았으니 금년 추위는 매우 늦은 편이라고 할수있는데, 그만큼 농작물의 생육기간이 길어졌다는 말이며, 아직 고추며 고구마의 잎이 싱싱하다
그렇다고 해서 갈걷이를 무한정 늦출수는 없는 일이다
언제 갑자기 기온이 떨어지고 얼음이 얼지 모르는 불안한 시기다
많치는 안지만 고구마를 수확해야 한다
고구마 줄기를 걷어내고 피복했던 비닐도 걷어냈다
선조들은 농업에서도 지혜를 발휘했다
농작물이 뿌리를 내린채 서리를 맞으면 못쓰게 된다는 것을 알았기에, 서리가 내리기전에 고추는 뽑거나 밑둥을 잘라둔다
그러면 약오른 파란 고추는 붉어지고 고구마나 감자같은 뿌리채소는 저장성이 좋아진다는 것을 선조들은 알고 있었던 것이다
금년 고구마는 비교적 잘 되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남들만큼 잘되었다는 말은 아니다
내가 농사를 지으면서 그나마 수확량이 많았다는 말인데, 우선은 때깔이 너무 곱다는게 맘에든다
헌데, 이제까지는 경험하지 못한 이상한 현상이 나타났다
잔뿌리가 많다는 것인데 그 이유를 모르겠다
혹시 거름이 많아서 그랬던 것은 아닐까 추측해 보지만 정답인지는 알수없다
고구마는 비료를 주지않는다고 하던데, 금년에는 비료를 약간 뿌리고 심었던게 맘에 걸린다
잔뿌리가 생기니 그 부분은 섬유질이 밖혀 질긴게 식감이 영 아니다
고구마는 겨울철 간식거리로 간간이 이용하는데, 외부 활동이 적은 겨울철엔 괜찮은 식품이라 할 수 잇다
고구마 줄기를 걷기전엔 고구마 잎줄기도 챙겨야 한다
고구마 줄기는 볶아먹으면가을철 반찬으로는 그만이다
잔치랭이 고구마는 쪄서 말린다
이게 선조들이 아이들을 위해 만들었던 고구마 말랭이다
먹거리가 귀했던 시절엔 비록 딱딱해서 진종일 입속에넣고 우물거렸지만 간식거리로는 딱이였다
요즘같으면 다시한번 쪄서 적당히 부드럽게 만들면 될 것이다
쥐꼬리만한 텃밭에는 콩과 팥도 있으니 오늘과 다음주 일요일엔 꽤나 바쁠게다
보기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우선 때깔이 좋으니 만족스럽다
잔뿌리만 없다면 금상첨화였을텐데 아쉬움도 남지만 그 아쉬움속에 만족도 느낄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그나마 요즘은 고구마가 다이어트나 건강식으로 각광을 받는다는게 다행스런 일이다
인간의 입은 신체중에서 가장 간사한 곳일지도 모른다
그저 달고 맛있고 자극적인 음식에만 길들어져 있으니 말이다
앞으로는 자판기에서 탄산음료를 판매하지 못하게 한다고 한다
그 탄산음료 대신 군고구마를 팔면 어떨까 하는 엉뚱한 생각도 해 본다
이미 동생에게는 지난 추석 때 고구마를 조금 선물했으니 굳이 나눠야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내친김에 고추도 잘라버렸다
봄철 심한 가뭄으로 초세가 별로였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회복되어 지금은 천근만근 달렸다
하지만 미련을 남기면 손해를 볼것이니 미리 잘라두면 다음주엔 붉은 고추를 더 수확 할 수 있을게다
김장을 하기전 알타리무우도 솎아내서 김치를 담궈야 한다
알타리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김치다
고추도 밑둥을 잘라버렸고 다음주엔 약올랐던 고추가 붉게 익을 것이다
콩도 뽑앗다
아마 대여셧되는 될 것같은데 그것도 내겐 풍족한 량이다
콩도 단풍이 예쁘게 들어 보기에 좋다
문제는 서리태라는 놈인데, 아직 시퍼렇게 눈을 뜨고있다
한마디로 덜 여물었다는 말인데 먹을수는 있을지 의문이다
일만 할수는 없는 일
늦가을 풋옥수수도 제법 맛있다
작은 고구마와 옥수수를 함께 쪄서 간식으로 이용하면서 일요일을 보낸다
다움주나 다다음주에는 사과와 배도 수확을 해야 한다
과일중에 나누지않는 품종으로 겨울철 저정용이다
늦가을 사과는 누구와도 나누지 않는다
저장용으로 내년초 까지는 먹을수 있으니 말이다
100개 이상 달렸지만 제법 씨알이 굵다
내후년쯤엔 아마도 150개 이상 달아도 될법하다
가을도 저물고 일요일도 저물어간다
이 가을이 다 가기전에 나는 사랑하는 법을 배우려 한다
가을같은 사랑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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