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공대 이정인 명예교수는 국내외 100개 대학의 교훈을 붓글씨로 써서 전시회를 열었다. 전시회는 대학 건학정신과 교육이념을 조사 분석한 해설서 『인성 교육의 화두 대학교훈』의 출판을 기념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아래는 그 중 16개 대학의 교훈 서예작품이다. 대학교 교훈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말은 ‘진리(眞理)’이며 이 교수가 가장 좋아하는 교훈은 성균관대의 ‘인의예지(仁義禮智)’라고 했다.
이정인교수가 전시장인 서울대 문화관에서 국내외 대학들의 교훈 서예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이 교수는 서울대 교수들의 서예모임인 묵향회에서 10여 년간 붓글씨 익혀왔다. 그는 "한국 대학의 교훈들은 일부 기독교재단 대학을 제외하면 유교문화에 깊이 뿌리를 박고 있는 것이 서양과 다른 특징"이라며 "교훈은 대학구성원의 덕성을 기르는 중요한 자원이며 적절한 해석과 부단한 실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진선미. 대한민국 최초의 여자대학 이화여대의 교훈이다. 1930년 무렵 당시 문과 교수이던 김상용 선생이 제안하고 교수회의에서 만장일치로 받아들였다고 한다.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교훈. 런던을 중심으로 한 영국 동남부의 6대 명문인 골든 트라이앵글 중 하나다. 교육과 연구를 통해 지식을 갖추는 것이 자신의 영광은 물론 대영제국의 영광임을 나타낸다.
일본 게이오의숙. 일본 최고의 명문 사립대학이다. '독립자존'이란 심신의 독립을 완수하여 스스로 자신을 존중하여 사람다운 품위를 잃지 않는 것을 말한다.
중국인민대학. 베이징에 있는 인문사회과학 중심의 국립종합대학이다. 교훈은 중국 고전 한서(漢書)에서 유래한다. 修學好古 實事求是(학문을 닦아 옛것을 좋아하며,사실에 의거하여 진리를 탐구한다).
창의, 성실, 진취. 포항공대의 교훈이다. 2014년 영국의 대학평가기관인 QS가 발표한 세계대학 순위에서 80위를 차지했다.
섭심, 자애, 신실, 도세. 불교계 대학인 동국대학교의 교훈이다. 섭심:마음을 다잡아 가다듬는다. 자애:대중을 자비심으로 대한다. 신실:참되고 미더운 행실을 한다. 도세:중생을 괴로움에서 건진다.
자유, 정의, 진리. 고려대학교의 교훈이다. 1955년 개교 50년을 맞아 총장 유진오 박사가 인간성과 진리라는 보편적 이념을 바탕으로 표방했다.
베를린훔볼트대학교. 프로이센왕국의 자유주의 교육개혁가 카를 훔볼트의 의해 1810년 설립되었다. 교훈은 마르크스의 말에서 비롯됐다. 학생들로 하여금 열심히 공부해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용기를 고무시키고, 최종적으로 사회에 봉사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교훈의 라틴어 원문은 VERITAS LUX MEA. 서울대 휘장인 월계관으로 둘러싼 펜과 횃불 중심에 새겨져 있으며 미 군정시절인 1946년에 채택되었다.
홍콩중문대학 교훈 박문약래. 논어에 나오는 구절에서 따왔다. 君子博學於文 約之以禮(군자가 학문을 널리 배우고 예로써 그것을 요약한다면~~).
토론토 대학교. 캐나다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영향력이 큰 대학이다. 교훈의 영어 원문은 As tree through the ages.
캘리포니아공대(Caltec)의 교훈.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성경 요한복음 8:33구절에서 가져왔다.
중앙대학교. 의에 죽고 참에 살자. 한국 최초의 여성 장관을 지낸 임영신 박사가 창안했다. 의롭게 죽을 각오로 참답게 살자는 뜻으로 어감이 매우 강렬하다.
=

일본 북해도대학교. 젊은이들이여 야망을 가져라. 초대교장 윌리엄 클라크 박사가 주창한 "Boys, Be Ambitious"라는 연설문이 그대로 교훈이 되었다.
일본 교토대학교 교훈. 자유의 학풍. 이러한 학풍 아래 교토대는 일본인 최초를 포함해 5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한양대학교 교훈. 쉽고 감동적이다. 1959년 설립자 김연준 선생이 초대총장으로 취임하면서 “사랑의 실천자가 되자”고 훈시했다.
최정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