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연/조선
瘦骨稜稜滿禿毛(수골릉릉만독모) 마른 뼈는 앙상하고 털마저 빠졌는데
傍隨老馬兩分槽(방수로마양분조) 늙은 말 따라서 마구간(구유)을 같이 쓴다네
役車荒野前功遠(역거황야전공원) 거친 들판에서 짐수레 끌던 옛 공은 멀어지고
牧竪靑山舊夢高(목수청산구몽고) 더벅머리 목동과 푸른 산에서 놀던 옛시절은 꿈같아라
健耦常疎閑臥圃(건우상소한와포) 힘차게 끌던 짝(쟁기)도 늘 엉성해 텃밭에 한가히 누웠(놓였)는데
苦鞭長閱倦登皐(고편장열권등고) 채찍 맞으며 언덕길 오르던 긴 검열은 괴로웠지
可憐明月深深夜(가련명월심심야) 가련해라 밝은 달밤은 점점 깊어만 가는데
回憶平生謾積勞(회억평생만적로) 한평생 부질없이 쌓인 고생을 돌이켜본다네 (번역 한상철)
* 2021년 (음력 기준 신축년)은 소의 해이다. 세월의 무상함은 인간만이 느끼는 건 아니다. 늙은 소를 보고 세월이 앗아간 전날의 혈기 넘쳤던 때를 생각한다. 전날 한 때 생업의 현장에서 열심히 일했든 필자의 처지와 같은 심정이다.(필자 주)
* 다음카페 김복현의 산이야기 김병연의 시모음에서 인용 수정함(2012. 3.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