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감상

무이도가(武夷櫂歌)-일명 무이구곡도가(武夷九曲圖歌)

강나루터 2022. 7. 4. 07:06
한상철 2022. 6. 5. 08:40

무이도가(武夷櫂歌)-일명 무이구곡도가(武夷九曲圖歌)

-무이구곡에서 노 젓는 노래

 

 주희(朱熹, 1130~1200)/송

序詩(서시)

武夷山上有仙靈(무이산상유선령) 무이산 위에는 신선의 넋이 어려 있고

山下寒流曲曲淸(산하한류곡곡청) 산 아래 흐르는 찬 물줄기는 굽이굽이 맑아라

欲識個中奇絶處(욕식개중기절처) 그 중 기이한 절경을 알아보려 하는데

棹歌閑聽兩三聲(도가한청량삼성) 뱃노래 두 세 가락이 한가롭게 들리네

 

一曲溪邊上釣船(일곡계변상조선) 첫째 굽이 냇가에서 낚싯배에 오르니

幔亭峰影蘸晴川(만정봉영잠청천) 만정봉 그림자가 맑은 내에 잠겼구나

虹橋一斷無消息(홍교일단무소식) 무지개다리는 한번 끊어진 뒤 소식이 없고

萬壑千峰鎖翠烟(만학천봉쇄취연) 많은 계곡과 여러 봉우리는 푸른 안개에 막혀있네

 

二曲亭亭玉女峰(이곡정정옥녀봉) 이곡(二曲)은 우뚝 솟은 옥녀봉(玉女峰)이라

揷花臨水爲誰容(삽화림수위수용) 꽃을 꽂고 물가에 있기에 누구를 위한 치장인고

道人不作陽臺夢(도인부작양대몽) 도인은 다시 양대(陽臺)의 꿈을 꾸지 않으리

興入前山翠幾重(흥인전산취기중) 흥에 겨워 앞산으로 들어가니 푸름이 몇 겹인가

 

三曲君看架壑船(삼곡군간가학선) 삼곡에서 그대는 가학선(架壑船)을 보았는가

不知停棹幾何年(부지정도기하년) 노 젓기를 그친 지 몇 해인지 모르겠네

桑田海水今如許(상전해수금여허) 뽕밭이 바다로 바뀐 것이 이제 얼마가 되었는고

泡沫風燈敢自憐(포말풍등감자련) 물거품과 바람 앞 등불 마냥 절로(스스로) 가련해지네

 

* 가학선(架壑船) : 무이산에 거주하던 민족(閩族)의 조상들이 사용하던 배 모양의 장례기구.

 

四曲東西兩石巖(사곡동서량석암) 사곡의 동쪽 서쪽 우뚝 솟은 두 바위에

巖花垂露碧監參(암화수로벽감참) 돌 꽃은 이슬 머금고 푸르게 드리웠네

金鷄叫罷無人見(금계규파무인견) 금계가 울음을 그쳐도 사람은 보이지 않는데

月滿空山水滿潭(월만공산수만담) 달빛은 공산에 가득하고 못에는 물결이 넘실대네

 

五曲山高雲氣深(오곡산고운기심) 오곡은 산이 높고 구름 기운도 깊어

長時煙雨暗平林(장시연우암평림) 오랜 안개비에 평평한 숲이 어둡구나

林間有客無人識(림간유객무인식) 숲 속의 나그네를 알아보는 이 없어

疑乃聲中萬古心(의내성중만고심) 노래 소리 의심이 나도 변치 않는(만고의) 마음일러라

 

六曲蒼屛繞碧灣(륙곡창병요벽만) 육곡의 창병봉은 푸른 물굽이를 둘러싸고

茆茨終日掩柴關(묘차종일암시관) 풀숲과 가시나무는 초가집 사립문을 온종일 닫고 있네

客來倚棹巖花落(객래의도암화락) 나그네가 삿대에 의지하여 오니 바위 꽃이 떨어지고

猿鳥不驚春意閑(원조부경춘의한) 원숭이와 새는 놀라지도 않고 봄빛(봄의 뜻)만 한가하네

 

七曲移舟上碧灘(칠곡이주상벽탄) 칠곡에서 배를 저어 푸른 여울에 올라

隱屛仙掌更回看(은병선장갱회간) 은병봉과 선장봉을 다시금 돌아보노라

却憐昨夜峰頭雨(각련작야봉두우) 지난 밤 내린 비로 봉우리는 외려 어여쁜데

添得飛泉幾道寒(첨득비천기도한) 폭포에 물이 더하여 그 길은 얼마나 서늘한가

 

八曲風煙勢欲開(팔곡풍년세욕개) 팔곡은 안개와 바람의 세에 흩어져 열리니

鼓樓巖下水瀠洄(고루암하수형회) 고루암 아래로 물결이 굽이쳐 돌아가네 

莫言此處無佳景(막언차처무가경) 이곳에 좋은 경치가 없다고 말하지 말게

自是遊人不上來(자시유인부상래) 이로 말미암아 유람객은 올라오지 않는다네

 

九曲將窮眼豁然(구곡장궁안활연) 아홉 굽이 끝나려는 참에 눈앞이 탁 트이고

桑麻雨露見平川(상마우로견평천) 뽕나무와 삼밭에 비 이슬 내려 평천(지명)이 보이네

漁郞更覓桃源路(어랑갱멱도원로) 어부(사공)는 다시 무릉도원 가는 길을 찾지만

除是人間別有天(제시인간별유천) 여기 말고도 인간 세상에 별천지가 있겠지 (번역과 오탈자 보충 한상철)

 

* 개설; 「무이구곡도가」는 중국 푸젠성(福建省) 무이산(武夷山) 계곡의 아홉 구비[九曲] 경치를 읊은 것이다. 이 산은 省 제일의 명산으로, 36개의 봉우리와, 99개의 동굴이 있는 풍치가 아름다운 곳이다. 약 8㎞의 계곡에 자리한 구곡은 각각 승진동(升眞洞), 옥녀봉(玉女峯), 선기암(仙機巖), 금계암(金鷄巖), 철적정(鐵笛亭), 선장봉(仙掌峯), 석당사(石唐寺), 고루암(鼓樓巖), 신촌시(新村市)이다. 남송(南宋) 때 성리학의 대가 주희(朱熹)는 1183년 제5곡에 무이정사(武夷精舍)를 지어 「무이정사잡영(武夷精舍雜詠)」을 썼고, 이듬해「무이구곡도가(武夷九曲圖歌)」를 완성했다. 첫 수(서사)를 제외하고는, 산수의 풍광을 묘사하고 있다. 자연의 정취를 노래하면서, 도학(道學 : 주자학․성리학)을 공부하는 단계적 과정을 담고 있다.(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발췌 수정)

* 드물게 보는 명시다. 우리 선현들은 위 시를 차운, 혹은 바탕으로하여 여러 구곡가를 지었다. 

* 조선에서의 '무이구곡도'는 표암 강세황(姜世晃, 1713~1791)의 그림이 유명하다. 두루마리 지본수묵, 전체 25.5 x 406cm,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 다음블로그 새소리 바람소리에서 인용 보완.(2020. 12. 25)

 

* 무이구곡도가 전체 한시. 기해(1839 또는, 1899년으로 추정)정월일. 낙관이 없다. 아홉 마디(굽이) 흰 미로(迷路)를 따라가다 보면, 오른 쪽 중단부 칠곡 승구(제2구)에 '隱屛' 두 글자와, 왼쪽 하단부 팔곡 고루암(鼓樓巖) 밑 공간에 '下水' 두 글자가 빠져있다. 우좌로 서시 각 2구씩 넣다. 2022. 6. 4(토) 인사동 청보원 앞 골목 가판대 '정병연' 씨에게 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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