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이야기
[스크랩] 인각사 무무당[ 無無堂 ]
무 무 당 [ 無無堂 ]
옛날 경북 군위군에 인각사라는 사찰이 있었는데
그 사찰 옆에 많은 이들이 시주를 하여 선당을
지었는데 그 선당을 무무당(無無堂)이라 이름 지었다.
아무리 호방한 사찰의 기풍이라 해도
아무것도 없는당이라 이름을 짖다니 ...
과연 무무(無無)란무엇인가. ?
없을 무자가 2개이니 아무것도 없다는 뜻인가. ?
없고 없다. 아니면 없는게 없다. ?
다 맞는 말이지만 해탈한 인각사 禪僧은
없고, 없는게 없는것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오랫 동안 수도 하신 해탈한 선승들은
그 생각이 깊고 넓어 우리같은 범인들은
감히 생각도 못 할 높고 깊은 경지에 있나 봅니다.
우리도 무무(無無) 처럼 마음을 비우면
아무것도 없음이 없는게 없는 것임이
된다는 것을 명심하기로 해요.
꽉 차있으면 채울 수 없지만
비우면 채워 진다는 평범한 진리를
가슴 깊이 새기고 늘 빈가슴으로 지내기로해요.
옛말에 마음을 비우면 이 세상이
아름다워 진다 하더이다.
- 올 긴 글
군위 인각사(麟角寺)가 제 모습을 찾아가는 길은 절터의 발굴 결과에 달려 있다.
그러나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문헌상의 기록일 것이다.
마침 이색(李穡;1328~96)의 '목은집(牧隱集)'에는 '인각사 무무당기(無無堂記)'라는 글이 실려 있다.
목은 선생이 낙서(洛西·낙동강 서쪽)지역의 절집을 두루 들러 보던 중, 상주 남장사(南長寺)에 이르렀을 때 인각사 스님 창공(窓公)이 새로 지은 무무당에 기문(記文)을 지어 달라고 부탁했다는 것이다.
이에 목은은 자신은 유학자이지만 스님의 세계에는 격식에 얽매이지 않는 호방함이 있어 좋아한다고 한 차례 불가(佛家)를 칭송한 다음, 인각사의 가람 배치에 대해 다음과 같이 그 소견을 피력했다.
"대체로 이 절의 불전(佛殿)은 높은 곳에 있고 마당 가운데 탑이 있으며 왼쪽에 무(ㅁㅁ·강당)가 있고 오른쪽에 선당(膳堂·살림채)이 있다. 그러나 왼쪽 건물은 가깝고 오른쪽은 멀어 건물배치가 대칭을 이루지 못했는데 이제 무무당을 선당 옆에 세워 좌우균형이 맞게 되었다. 그러나 새 건물이 들어섰어도 기존의 선당이 치우쳐 있다는 점을 면키 어려우니 역시 조금 옆으로 옮겨야 절의 모양과 제도가 완벽해지겠다. 지금 못하더라도 뒷사람들이 바로잡을 수 있기를 바란다." 목은은 이처럼 건축에 대해 상당한 안목을 보여 주고 있다.
그러나 목은은 이 기문에서 무무당의 뜻풀이는 하지 않았다.
그 이유를 목은은 이렇게 말했다. "무무당의 뜻은 이 집에 살고 있는 사람이면 모두 알고 있을 것이기에 굳이 말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나처럼 모르는 사람만 답답할 뿐이다. "무무"란 "없고 없다"는 뜻도 되지만 반대로 "없는 게 없다"는 뜻도 된다. 어느 쪽일까?
이 오묘한 뜻을 알고 싶어 여러 전거를 찾아보았다.
'회남자(淮南子)'에 무무라는 말이 잠시 나올 뿐이었는데 그것도 이와는 상관없는 얘기였다.
그러던 중 몇 해 전, 금강산 신계사(神溪寺) 낙성식에 갈 때 마침 조계종 본사(本寺) 주지들과 같은 버스를 타게 되어 이 당대의 고승들에게 공개적으로 그 뜻을 물어본즉 돌아온 대답은 더더욱 오묘했다. "없고 없는 게, 없는 게 없는 것 입니다." 목은 선생의 말대로 불가에는 참으로 호방한 기풍이 있다.[유홍준 명지대 교수·미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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