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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동봉(董奉)

강나루터 2014. 7. 15. 22:15

행림충만(杏林春滿)이란 고사성어(故事成語)가 있다. 삼국시대 오(吳) 나라 의사 동봉이 환자들을 치료 해준 후 치료비를 받지않고 대신 살구나무를 심게 하였는데 수 년 후에 10 만여 주(株)가 되어 이를 가리켜 동선행림(董仙杏林)이라 칭했으며 이와같이 봄의 훈훈하고 생기 발랄한 기상이 온 천지에 가득함을 행림춘만이라고 한다. 행림 의술은 명의의 의술을 말하며 의술이 고명한 명의를 송축(頌祝)하는 말이다. 삼국시대 오나라에 동봉이란 의사가 살았다. 동봉은 중국 한의학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전기를 만들어 낸 사람이다.

 

다음은 신선전(神仙傳)에 기록되어 있는 고사이다.

 

동봉은 강서성(江西省) 여산(廬山)에서 질병으로 고생하는 세상 사람들과 빈곤에 허덕이는 세상 사람들을 구제하기 위하여 의료행위를 하였다. 환자를 치료한 치료비를 받지 않았다. 단 중병 환자의 경우 질병이 치유된 후 동봉이 지정한 땅에 살구 나무 다섯 그루를 심게 하였다. 중병 환자가 아닌 경우엔 질병이 치유된 후 산꼭대기에 살구나무 한 그루를 심도록 하였다. 이와같은 방법으로 인근 거민과 멀고 가까운 곳에 사는 거민들에게 소문이 퍼져 질병을 치료받기 위하여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수 년 사이에 살구나무의 숫자가 10 만 주(株)나 되었다. 끝없이 넓고 아름다운 광활한 살구나무 밭이 되었다.

 

살구나무가 성숙하여 열매가 달릴 때 동봉은 또 다른 규칙을 세웠다. 과수원 정문에 다음과 같은 내용을 알리는 자세한 설명문을 써서 붙였다.

 

"살구를 사고 싶은 사람들에게"

 

1.    살구를 사겠다고 주인에게 통보 할 필요가 없습니다.

2.    당신들이 곡식 한 말을 가지고 왔으면 살구를 한 말만 따가지고 가십시요.

 

살구나무가 우거져 숲을 이룰 때 동봉은 사면팔방에서 하늘을 날아다니는 날짐승들과 땅위에서 뛰어다니는 짐승들을 불러들여 살구나무 숲속에서 살게 하였다. 첫째 이유는 살구나무 밑에 자라는 잡초를 제거하기 위함이었고 둘째 이유는 아무도 없을 때 살구를 남몰래 살짝 훔쳐가는 도둑놈들을 동봉 대신 지키기 위함이었다.

 

개중에는 살구를 따는 도중에 욕심이 생겨 곡식은 조금 가져와서 살구는 가져온 곡식보다 더 많이 따가지고 가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러면 살구나무 숲속에서 그 광경을 목격하고 있던 맹수들이 따라가서 잡는다. 살구를 도둑질 한 사람들은 입을 크게 벌리고 으르렁 대며 달려드는 사자와 호랑이의 소리를 듣고 겁에 질려 살구를 땅바닥에 내어 던지고 달아난다. 그러면 맹수들은 내어던져 버린 살구가 들어있는 포대를 입에 물고 다시 제자리에 가져다 놓고 도둑질 한 사람들이 가져 온 곡식의 양을 헤아려 본 후 조금도 더 주지않고 또 모자라지도 않게 정확한 양을 주어서 보낸다.

 

곡식은 가져오지 않고 살구를 도둑질하기로 마음만 먹고있는 사람은 반드시 야수들에게 물린다. 물린 상처는 쉽게 잘 낫는다. 이후부터 대부분 사람들은 동봉이 세워놓은 규칙을 잘 준수했다. 그리고 공평한 물물교환을 해가며 누구든지 도둑질 할 마음을 아예 갖지 못했다. 그래서 동봉의 살구밭은 일부러 사람을 써서 관리할 필요가 없었다.

 

살구와 곡식과 바꾸는 물물교환으로 부터 곡식은 창고에 가득차고 넘쳤다. 동봉은 양곡 가격이 앙등될 때 창고속에 가득차 있는 곡식을 방출하여 이익을 꾀하였다. 겨울이 돌아와 날씨가 추워지고 땅은 얼고 눈이 펑펑 쏟아질 때 가난한 사람들은 춥고 배고픈 난관을 겪어야만 했다. 이때 동봉은 창고 문을 열고 3 만여 명의 굶주린 백성들을 구제하였다. 이후로 매년 3 만 명씩 계속 구제하였다.

 

동봉은 백성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았다. 백성들은 동봉을 일컬어 활보살(活菩薩)이라고 불렀다. 또는 동행림(董杏林)이라고 불렀다. 후세 사람들이 편하게 행림이라고 불렀다. 이후로 부터 행림은 의술계의 대명사가 되었다. 1788 년이 지난 현재 까지 여산에 가보면 행림의 유적지가 그대로 남아있다.

 

동봉의 자(字)는 군이(君異)이며 복건성(福建省) 후관(侯官 : 현재 민현(閩縣)에서 서기 221 년에 태어났다. 소년시절 부터 고적과 경전 외에 기황지술(歧黃之術)을 연구하였다. 그는 세상 사람들을 구제하는 의사가 되기로 마음을 굳혔으므로 열심히 의학서적을 구하여 탐독하였다.

 

후에 우연한 기회에 동봉은 이인(異人)을 만났다. 전설에 의하면 신선을 만났다고 한다. 그는 보통 사람과 달랐고 동봉을 제자로 삼았다. 그리고 그는 동봉에게 도술(道術)을 전수했고 동봉 역시 이인을 존경하고 따르며 가르침을 받았다. 동봉은 의술에 정통할 뿐만 아니라 도술에도 능통하여 비바람을 부르고 자연을 지배할 수 있었다.

 

동봉의 얼굴은 항상 동안이었다. 30 세 때 동봉이 후관에 있을 때 동봉보다 나이가 어린 여(余)씨라는 친구를 처음 만났었다. 여씨와 이별한지 벌써 50 년이 훌쩍 지나갔다. 여씨의 관직이 전임되어 후관을 경유하게 되었다. 여씨는 후관에 잠간 머물면서 옛 친구들이 그리워 불러 모았다. 동봉과 지방인사들이 여씨를 만나러 갔다. 여씨는 깜짝 놀랐다. 옛 친구들은 늙어서 죽고 그저 몇 몇 친구 밖에 남지 않았다. 여씨는 이제 고희(古稀)를 지나고 백발이 창창한 늙은이었다. 그런데 면전에 서 있는 동봉은 50 년 전에 만났을 때와 똑 같은 용모에 조금도 노쇠한 기미를 엿볼 수 없었다.

 

그러므로 여씨는 "당신이 설마 득도한 것은 아니겠지?  젊은 시절에 내가 당신보다 훨씬 젊었었는데 오늘 비교해 보니 내가 훨씬 더 늙었구려!  당신은 오히려 옛날과 똑같구려!  어찌된 영문입니까?" 하고 동봉에게 물었다.

 

동봉은 웃으며 "아마도 우연일 걸세!" 하고 여씨에게 대답했다.

 

동봉은 후에 행의(行醫)를 하며 교주(交州 : 현재 廣西省)에 도달되었다. 교주 지사(知事) 두섭(杜燮)이 독병(毒病)에 걸렸다는 소문을 들었다. 이미 죽은지 사흘이 지났다고 한다. 동봉은 즉시 도청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관리들에게 "내가 혹시라도 두지사를 치료하여 살릴 수 있을런지 모르니 두지사의 시체를 좀 보여 주십시오" 라고 간청하였다. 도청내의 상하 관리들은 두지사의 장례를 준비하느라고 매우 바빴다. 한쪽에서는 신의(神醫) 동봉이 왔으므로 두지사를 구해 낼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었으며 매우 기뻐하였다.

 

동봉은 급히 두지사의 시체 앞으로 다가갔다. 동봉은 먼저 두지사의 맥을 짚어 보았다. 그리고 나서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동봉은 앞 가슴속에 있는 호주머니 속에서 자기(瓷器)로 만든 병을 꺼냈다. 그리고 뚜껑을 열고 세 개의 알약을 꺼내어 두지사의 입속에 집어 넣었다. 미음을 두지사의 입속에 조금씩 넣어 주었다. 그리고 미음이 목구멍으로 잘 넘어가게 하기 위하여 두지사의 상체를 위로 치켜 올리며 두지사의 머리를 가볍게 흔들어 주었다. 알약은 천천히 목구멍을 통하여 위속으로 들어갔다.

 

한 시간이 경과되었다. 과연 기적이 나타났다. 두지사의 손과 발이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창백하였던 얼굴이 점점 붉은색을 띄기 시작했다. 주위에 서서 동봉이 두지사를 치료하고 있는 것을 관망하고 있던 사람들은 놀래기도 하고 기쁘기도 했다. 반나절이 지난 후 두지사는 눈을 떴으며 자리에 스스로 일어나 앉았다. 도청내에서는 환성이 우뢰같이 터져 나왔다.

 

두지사가 죽음에서 깨어난지 4 일 후 친척들은 너도 나도 한 마디씩 물었다. 죽음에서 다시 살아난 느낌이 어떠냐고 물었다.

 

두지사는 "나는 한바탕 꿈을 꾸었다. 열 명의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나를 수갑채워 죄수 호송차위에 태웠다. 그리고 붉은 대문안으로 들어갔다. 그 붉은 대문안에 여러 개의 죄수방이 있었다. 각방에 죄수 한 명씩 들어 있었다. 나도 하나의 방속에 들어갔다. 내가 방안으로 들어간 후 방문을 흙으로 발라버렸다. 그래서 전혀 밖을 내다 볼 수 없었다.

 

갑자기 주위가 황홀해졌다. 홀연히 한 사람이 "큰 사자가 두변을 보고 싶어한다." 고 큰 소리로 외쳤다. 이윽고 감방 문 밖에서 쇠삽으로 흙을 파는 소리가 들려왔다. 잠시 후 감옥 문이 열렸다. 한 대의 붉은색 마차가 문앞에서 나를 가다리고 있었고 마차 위에는 세 사람이 앉아 있었다. 그 중 한 명은 마디가 많이 달려있는 지팡이를 손에 쥐고 있었다. 그가 "두변은 마차 위에 올라타라" 고 크게 소리쳤다. 그래서 나는 마차에 올라탔다. 마차는 나르는 새 처럼 빨리 달렸다. 나는 벌써 우리집 대문 앞에 당도하였다. 갑자기 깨어나 보니 우리집이었다." 고 말했다.

 

두지사가 죽음에서 부활했다는 소문이 강남일대에 퍼졌다. 그리하여 모든 사람들은 동봉이 살아있는 보살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기사회생의 의술로 두지사를 살려 낸 동봉을 두지사와 그의 가족들은 생명의 은인으로 모시게 되었다. 두지사는 도청사 옆에 동봉이 거처할 수 있는 좋은 집을 지어주고 하루에 세 끼 식사를 두지사가 손수 대접하며 친부모 처럼 모시었다. 동봉은 두지사의 성의를 무시할 수 없어 잠시동안 그 집에 머물렀다. 동봉은 매일 아침 새벽에 나가 저녁 늦게 집으로 돌아왔다.

 

동봉은 술을 마시기 좋아하였으며 일반 음식은 전혀 입에 대지 않았다. 동봉은 마른 대추와 술과 육포를 즐겨 먹었다. 동봉이 먹는 음식은 간단했다. 동봉은 윗층에서 아랫층 까지 내려올 때 새가 나르는 것 처럼 빨리 내려온다. 동봉은 두지사가 아무 생각없이 있을 때 홀연히 옆에 나타났다가 소리없이 숨쉬는 소리도 없이 표연히 사라진다.

 

얼마후 동봉은 두지사에게 멀리 떠나가야 된다고 말했다. 두지사는 눈물과 콧물을 함께 흘리면서 동봉을 만류했다. 두지사는 동봉을 더 이상 머물게 할 수 없었다. 두지사는 "이곳을 떠나 어디로 가시는 것입니까?" 하고 동봉에게 물었다. 두지사는 큰 배 한 척을 준비하여 동봉의 교통수단으로 사용케 하였다.

 

차마 두지사의 성의를 거역할 수 없어 동봉은 "나는 배가 필요없습니다. 나는 배대신 널 하나만으로 족합니다." 고 대답하였다. 두지사는 이 말을 듣고 대경실색하였다. 두지사는 "당신의 은공을 갚으려는데 갑자기 널은 무슨 소용입니까?" 하고 동봉에게 물었다. 동봉은 "내일 정오에 내가 죽게될 것입니다. 당신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원하오니 장례는 간단하게 치러 주십시오" 하고 말했다.

 

그 이튿 날 정오가 되었다. 동봉은 과연 죽었다. 두지사의 가족들은 친부모가 돌아가신 것 처럼 모두 슬퍼하였다. 망부(亡父)와 망모(亡母)의 장례식과 똑 같이 성대하고 엄숙하게 장례식을 거행하였다. 그리고 두지사는 관리들에게 명하여 부중(府中)에 신주(神主)를 모시게 하였다.

 

장사한지 7 일 만에 도청의 심부름 꾼 한 사람이 볼이이 있어 암창(岩昌) 지방에 갔었다. 거기서 뜻밖에 동봉을 만났다. 동봉은 두지사에게 감사의 말을 전해 달라고 심부름 꾼에게 부탁하였다. 동시에 두지사의 건강을 잘 보살펴 주라고 심부름꾼에게 부탁했다.

 

심부름꾼이 암창 지방에서 공무를 다 마치고 두지사의 집으로 돌아왔다. 두지사는 심부름꾼의 말을 듣고 반신반의하였다.

 

그리고 두지사는 "내가 분명 동봉을 무덤속에 묻었는데 어떻게 동봉이 죽음에서 부활하여 암창에 가 있을까?" 하고 맘속으로 생각했다. 이러한 의문을 풀기 위하여 두지사는 사람들을 데리고 동봉의 무덤에 가 보았다. 땅속에 들어있는 널을 파내어 열어보았다. 널속이 텅빈 것을 발견하였다. 널속에는 오직 주사(朱砂)로 쓴 부적 한 개만 들어있을 뿐 동봉의 시체는 간데 온데 없었다.

 

동행한 여러 사람들이 이 사실을 알고 모두 깜짝놀랐다. 후에 동봉은 여산 기슭에 거처를 정하고 풀을뜯고 나무를 베어 손수 오두막집을 하나 지었다. 세상 물욕 없이 무사태평하게 명예나 이익을 탐내지 않고 편안하게 살았다.

 

다음은 동봉이 문등병환자를 치유한 고사이다.

 

죽음에 직면한 문등병 환자가 활신선 동봉이 여산에 자리잡고 살고 있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왔다. 문등병 환자는 동봉의 문 앞에 가서 자기의 목숨을 구해 달라고 머리를 조아려 땅에닿게 절하였다. 동봉은 나병 환자를 독실(獨室)에 가두어놓고 헝겁을 다섯 겹으로 포개어 눈을 가리고 발가벗겨 놓았다. 아무도 나병 환자 옆에 접근하지 못하게 하였다. 잠시 후 어떤 동물을 나병 환자가 홀로있는 방안에 집어넣었다. 그리고 그 동물로 하여금 나병 환자의 나창에서 흘러나오는 고름을 혀로 핥아 먹게 하였다. 나병 환자는 그 동물이 자신의 상처를 핥아먹으며 내쉬는 숨결을 느낄 수 있었다.

 

나병 환자는 그 짐승이 소와 같은 몸집이라고 추측하였다. 그 짐승의 혀는 한 자 정도 길었다. 이 동물이 상처를 핥아먹을 때 칼로 도려내는 것 처럼 아팠다. 동봉은 이와같은 치료를 하기 전에 나병 환자에게 치료가 끝날 때 까지 항거하거나 움직여서도 않되고 꾹 참아야 된다고 심심 당부했었다.

 

동봉은 이것이 모두 나병을 치료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설명하면서 이빨을 아득물고 애써서 견디라고 부탁하였다. 이 동물이 나병 환자의 온 몸둥이를 빨아 먹을때 까지 꾹 참고 기다린다는 것은 용이한 일이 아니었다. 이 동물은 나병 환자의 온 몸을 다 빨아먹은 후에 문을 박차고 밖으로 나와 어디론지 도망쳐 버렸다. 동봉은 눈을 가렸던 안대를 풀어주었다. 그리고 동봉은 어떤 짐승이 환자의 피부를 핥아 먹었는지 끝까지 환자에게 알려주지 않했다. 동봉은 환자에게 물을 한 잔 마시게 하였다. 그리고 환자의 가족들에게 환자를 데려 가라고 말했다.

 

이러한 일이 있은 후 10 일이 지난 다음 환자의 전신은 빨갛게 변하였다. 왜냐하면 짐승이 상처를 깨끗이 핥아 먹어 피부가 완전히 벗겨졌기 때문이다. 통증이 대단히 심했다. 그러나 물로 한 번 씻고나니 통증이 없어졌다. 20 일 후 새살이 돋아나기 시작했다. 하얀 눈 처럼 아름답고 깨끗한 피부가 생겼다. 나병은 완치되었다.

 

또 하나의 고사는 다음과 같다.

 

일년 동안 여산 주위에 오랫동안 비가오지 않아 가뭄이 들었다. 온 들판에 심어놓은 곡식들은 모두 말라 비틀어졌다. 금년에 흉년이 들 것은 명약관화한 일이기 때문에 정현령(丁縣令)의 근심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여러 차례 기우제(祈雨祭)를 지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후에 정현령은 동봉이 득도한 살아있는 신선이며 기사회생은 물론 호풍환우(呼風喚雨) 할수 있는 재능을 겸비하고 있다는 것을 소문에 들어서 잘 알고 있었다.

 

정현령은 동봉이 가장 좋아하는 육포(肉脯)와 미주(美酒)를 한 병 손에들고 동봉이 거처하고 있는 여산으로 올라가 동봉을 방문하였다. 정현령은 동봉에게 오랜 가뭄끝에 단비를 두루 두루 내려달라고 간청하였다. 동봉은 자기의 오두막집 지붕을 쳐다 보고 웃으며 "내가 비를 내리게 하는 것은 쉬우나 나의 초가집 지붕이 샐 것이 분명한데 지금 무슨이야기를 하는 것입니까?" 하고 말했다.

 

정현령은 인부들을 파견시켜 물을 길어 올려 흙벽돌을 만들어 담을 쌓아 튼튼한 새집을 만들라고 부하들에게 명령하였다. 동봉은 정현령에게 "물을 길어 산으로 올려 올 필요가 없습니다. 해가 진 후 비가 내릴 것입니다." 고 말했다. 그 날 밤 큰비가 내렸다. 가뭄은 완전히 해제되었다. 여산 주위에 사는 백성들은 큰 비가 내리므로 환성을 올렸다. 정현령은 머리를 숙여 동봉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으며 그때 부터 동봉을 경배하게 되었다.

 

정현령이 동봉을 위한 술 파티를 열어 한참 흥을 돋구는 때에 정현령은 자기 사촌누이 동생의 이야기를 꺼냈다. 정현령은 동봉에게 자기 사촌누이 동생은 용모가 비상하고 귀엽고 아리땁다고 말했다. 그러나 어느 날 저녁 그녀는 귀신이 주는 재앙을 당하여 정신병에 걸려 함부로 지껄이고 허튼 소리를 한다고 말했으며 수 많은 의사들과 도사들을 불러 치료를 받았지만 아무도 치료하지 못하였고 귀신을 내쫓지 못하였다고 말했다. 그리고 아무런 효과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정현령은 만일 동봉이 사촌 여동생을 치료해 준다면 동봉의 부인을 삼게 하려고 마음 먹었다. 정현령은 두 사람은 만나기 어려운 좋은 배필이 될 것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동봉에게 귀띔을 해주었다. 동봉은 정현령의 말에 귀가 솔깃하여 한 번 가서 치료해 보겠다고 말했다. 동봉과 정현령은 함께 사촌 여동생의 집에 도착되었다. 동봉은 즉시 도착하자 마자 머리카락을 풀어 제치고 오른손에는 장검(長劍)을 쥐고 왼손에는 주문(呪文)을 들고 큰 소리로 외우며 처녀가 혼자있는 방문 앞으로 다가섰다.

 

한 마리의 거대한 양자강 악어가 처녀의 방문 앞에 나타났다. 양자강 백악어는 거대한 도마뱀 처럼 생겼다. 길이가 일장(一丈은 3.3 미터) 쯤 되었다. 집안 사람들은 백악어를 쳐다보고 매우 놀랐다. 동봉은 큰 소리를 지르며 양자강 백악어를 향하여 장검을 휘둘렀다. 백악어의 목이 잘려 땅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쿵!  하고 났다. 악어의 목에서 붉은 선혈이 뚝뚝 흘러 떨어졌다.

 

방안에 누어있던 정현령의 사촌 누이동생은 아!  하고 큰 소리를 질렀다. 아마도 그 처녀는 꿈에서 깨어난 것 같았다. 그리고 난 후 그 처녀는 건강이 회복되었으며 아무병도 없었다.

 

약속대로 얼마 후 동봉과 결혼하였다. 동봉 부부는 서로 사랑했다. 그러나 아이가 들어서지 않했다. 동봉의 부인은 담이 적었다. 그러므로 동봉이 외출할 때 혼자서 집에 머물러 있는 것을 두려워했다. 동봉은 양녀(養女)를 구하여 부인과 함께 있게 하였다. 몇년이 지난 후 어느 날 동봉은 갑자기 부인에게 자기가 진인(眞人)이 되어 바람과 함께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알렸다. 동봉은 정말로 바람과 함께 어디론지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진인(眞人)은 도가에서 참된 도를 체득한 사람을 일컫는다. 그 후 동봉의 부인과 양녀는 동봉을 잃어버린 슬픔과 더불어 살구를 팔아서 생계를 유지하며 살았다. 동봉의 부인과 양녀를 얕잡아보고 괴롭히는 불량배들이 있을 때 행림을 지키는 늙은 호랑이는 옛날 동봉이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그들을 내쫓았다. 후에 여산 주위에 살고있는 사람들은 동봉의 은덕을 추모하기 위하여 행림 근처에 동봉사董奉祀)를 세웠으며 현재 까지 동봉을 기리며 동봉의 제사를 지내주고 있다.

출처 : 캐나다.율산(栗山)석영창의 한의학이야기
글쓴이 : 돌선생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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