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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소백산 텃 고을 사람들 달집태우며 소원 하노니...

강나루터 2015. 3. 15. 06:34

 


 

 

 

 

소백산 텃 고을 사람들 달집태우며 소원 하노니...

 

 

 

내륙의 三多島라 했다지?

바람, 돌, 여인이 많아 불린 이름

그 세찬 칼바람 속에 서 보지 않은 이

풍기바람을 어찌 짐작하리오!

 

동해의 해양풍과 중국 서북쪽에서 불어오는 대륙풍 바람이

소백산에서 만나 준령에 부딪치면서 역풍을 일으킨다.

그 바람을 껴안고 사는 우리 고향 풍기

겨울에는 살을 에는 세찬 바람에

손을 호호불고 발을 동동거려

보지 않은 이 어디 있으랴

 

몸을 가누기조차 버거운

바람의 힘에 비틀거리면서

학교 등교길 굴하지 않고

우리들은 강한 인내심을 배웠지 않았나?

 

소백산 텃 고을 세시풍속 한마당

2015.3.4일 바람이 몰아쳐 심술을

불이는 탓에 공들여 세워 놓은 달집은 무너지고

서 있기조차 버거운지라

부득이 하루를 연기해

5일 남원천 둔치에 풍기인들이

모여 풍년을 기원하고 액운을 쫓아내는

세시풍속 한마당 축제를 벌인다.

 

풍우회 권용순 회장과

변경된 날짜지만 만사제치고 달려간다.

 

행사시작전 도착해

저녁을 희여골 권재순 선배님 댁에 들려

보름 특별음식 열가지 나물 반찬으로

오곡찰밥보다 가짓수가 많은 찰밥

고향의 냄새가 베인 신토불이 정월 보름 식사를 한다.

찰밥은 김에 싸서 먹으면 더 맛있다 한다.

그리고 “정월 보름 오곡밥은 밖에서 먹으면 더 좋다” 는

풍습이 있다니 올해 이 풍습을 지켰으니

아마 좋은 일 더 많기를 기대해 본다.

 

소백산 텃 고을 세시풍속

한마당 축제가 열리는 남원천 둔치

반가운 고향분들과 새해 무운을 비는

덕담으로 인사 나눈다.

 

봉사하는 주민자치회원들의

따뜻한 모습들이 포근하고 어여쁘다

귓병이 생기지 않으며, 귀가 더 밝아지고,

“한 해 동안 기쁜 소식을 듣게 된다.”는 귀밝이술을 마신다.

올 한해 제화소복(除禍招福)의 뜻을 새기며 풍기읍민

을미년 새봄을 가슴 열어 반긴다.

한지에 저마다 소원과 기원을 담은 소지(燒紙)

경건한 마음으로 달집에 매단다.

 

소지에 담은 소원들은 어떤 것일까?

건강과 행복을 비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사과, 인삼농사 잘되게 해 달라 빌었을까?

인견이 잘 팔리고 대박나라 간절한 마음 담았겠지...

사랑의 꿈도 있을 터이고

미움의 응어리도 담겨있지 않을까?

 

금계리 장수마을 풍물패 지신을 밟는다.

길놀이 한마당이 신명나게 울린다.

소지에 적힌 그 소박한 소망

알뜰히 살피어 모두모두 이루소서.

빌고 비는 염원 담아 地神을 달래며 길을 연다.

 

정월 보름날 우리고장 세시풍속 한마당을

주관하는 달과 벗을 사랑하는 월우회 장정식 회장의

개회선언이 남원천에 울려 퍼지고

행사를 주최하는 풍기읍 주민자치위원회

서죽희 부회장 인사말에는

고향의 정이 듬뿍 담겨 있다

 

장욱현 시장님 바쁜 일정에도

우리 풍기인들의 축제에 부부가 함께 참석하시어

풍기인들의 소원성취와 올 농사 성공을

기원하시며 자리를 빛내주신다

 

임경희 시인은

축복의 땅 풍기를 가슴으로 외친다.

 

 

산자수명 소백산의 풍광이 발아래 펼처질 새

살피땅 어울림 소리는 벼락바람 매운바람 잠재운다.

 

엄동 혹한에도 붉은 동백의 향기를 피어내듯

서로의 가슴에 잇대어 사랑이 용오름 친다.

 

하늘이 주신 축복의 땅, 감사의 땅에서

풍요로운 수확의 기쁨은 더끔더끔 충만하다

 

기나긴 전통 이어가며

애국 애향의 초석 삼아주신

선비들의 영혼이 편히 영면하시어 후손을 거두신다.

 

비로봉, 연화봉, 국만봉, 도솔봉의 틀거지 위로

별뉘 반짝 비나리 되어 명주바람보다도 따듯하게

풍기인들 가슴에 내려앉는다.

 

 

임경희 시인의 축시에

소백산 틀거지 아래 축복받는 우리 텃 고을의

아름다움과 사람들의 염원이 함축되어 있다

여러가지 공연이 펼쳐지고

꽹과리 북소리 장단이 울리고

달집 화로에 불이 점화 된다

 

풍물패 비나리 길 따라 강강수월래 합창하며

달집을 손에 손잡고 둥글게 둥글게 돈다.

 

하늘높이 불똥을 튕기며

타다닥 거리는 나무들의 울부짖음 소리가 섞여

남원천은 뜨거운 불길로 덥혀진다.

손 모아 가슴에 얹고

불 길속 내 소지에 적힌 소망

훨훨 타오름을 지켜보면서

기원하는 해맑은 마음들의 눈길은

불기둥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타닥타닥 불타는 연주소리에

가슴은 곤두박질치며 짜릿한 전기를 일으키고

볼 가득 연지를 바른 듯 발그레 분홍빛으로 물든다.

 

우리고향 쓰잘데 없는 이기심, 불협화음

그리고 엉큼한 액운들은

모두모두 요란한 신음 소리 내며

타들어가 한줌의 재가 된다

 

불꽃의 거센 용솟음 순간순간마다

그 모양을 달리하며 기세등등하게 위용을 자랑한다.

 

그래 저처럼 용맹 떨치는 힘찬 불꽃도

영원할 수 없는 것

시간의 흐름에 사그라지고

보잘것없이 형체도 모양도 쪼그라들어

향도, 맛도, 느낌도 없는 싸늘한 재로 변한다.

 

인생 여정도 지 아무리

잘나고, 높고, 가진 것 엄청나다 해도

생로병사 죽음 앞에 장사 없는 자연의 순리

그저 한줌의 재가 될 뿐이거늘

 

무얼 그리 아퍼하나

어이 그리 아등바등 거리나

어찌 그리 잘난 척하며 사나

무었을 더 가지려 욕심내고

속고 속이는가?

 

꼴값 떨지 말거라

구름 속에서 보름달이 지켜본다.

 

이글거리는 불꽃이 주는

가르침을 새겨듣는다.

 

돌아오는 길 꼴사나운 형체들이 눈앞에 나타나

알짱거리기에 불덩이 속으로 몰아 태워 버리고

혹여 다시 분수도 모르게 불쑥 불쑥 튀어 나오면

내 기꺼이 답해 주리라 주먹 웅켜잡는다.

 

구석구석에

들끓는 앙금들이 불꽃영상 속에서

나를 어지럽히기에 흔들리지 않으려 껄껄 웃으며

어둠속을 달린다.

 

보름달이

구름 속에 숨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보았다

마음속 깊이 읽었다

 

텃 고을의 꿈을!

고향의 아름다움을!

저 요란한 불꽃도 영원할 수 없다는 것을!!

 

 

2015.3.7

시보네

 

 

 










































































 


출처 : 豊友會
글쓴이 : 시보네/54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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