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때 자갈밭을 개척하여 형성된 마을 ‘새마(新村)’ 우리마을탐방[225]풍기읍 동부3리 ‘새마’
1930년경 풍기 인구 증가 때 형성된 마을
풍기 동부3리의 위치
풍기군 동부면 동문리
지명유래
동부3리를 ‘새마을’ 또는 ‘새마’라 부른다. 이 지역은 본래 동부4리 구름밭(雲田) 지역으로 마을이 형성되기 전에는 주변이 온통 자갈밭이었다고 한다. 1919년 풍기 5일장이 처음 서기 시작하면서부터 장꾼들이 풍기장에 모이기 시작하였고, 시장의 발달로 소백산 산간 사람들과 각지 사람들이 차츰 동부리 지역으로 옮겨 살기가 시작됐다. 윤석하(73) 노인회 총무는 “처음에 미곡시장을 중심으로 영전사 쪽으로 집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며 “1930년경 현 동부 3리 지역에 집들이 띄엄띄엄 세워지기 시작하더니 해방 후부터 6.25이후까지 많은 집들이 지어져 현재의 모습을 갖추었다는 이야기를 선친께 들었다”고 말했다.
중앙선 철도와 새마 최기찬(62) 이장은 “신설 풍기역 복선전철 구간을 4m 이상 성토하고 그 위에 방음벽까지 설치하면 동부3리는 독안에 갇히는 처지가 된다”며 “이에 동부3리와 지역사회가 합력하여 풍기역-동부3리 구간을 교량화해 줄 것을 국민권익위에 요구하였고, 수차 협의와 조정과정을 거치면서 우리의 뜻이 관철되어 교량화 공사가 한창이다. 교량공사가 끝나면 교각 아래 테니스장, 게이트볼장 등 운동시설이 들어서게 될 것”이라고 했다. 부지런한 새마 사람들
동부3리 회관을 찾아 동성로 70번길로 들어섰다. 영전사를 지나 좁은 골목길을 가다가 이 마을 김영하(72) 씨를 만났다. 김 씨는 “새마 사람들은 대부분 사과·인삼 농사를 많이 한다”며 “농사는 ‘심은 대로 거둔다’는 말처럼 부지런히 일하면 일한 만큼 거둔다”고 하면서 회관까지 같이 갔다. 회관에 가서 “노인회장님 계시냐?”고 여쭈니, “김종달 회장님은 부지런하셔서 지금쯤 사과농장에 계실 것”이라고 했다.
김 회장은 “선친께서는 안동 임하 김해김씨 집성촌에 사셨는데 일제 탄압이 극심하던 1930년 무렵 만주(길림성)로 가시게 되어 저는 만주에서 태어나 8살 때 해방이 되어 귀향하시게 됐다”며 “학창시절은 안동에서 보냈고, 군에서 제대하면서 풍기에 와 살게 됐다. 지금은 1천 700평 사과농사를 짓는다”고 말했다.
새마 3대 인삼가(人蔘家)
기자는 또 다른 부지런한 농부를 찾아 이번에는 이산면 용상리로 갔다. 인삼재배 전문인이면서 3대 인삼가이신 김진철(72) 씨를 만나기 위해서다. 용상리 골짝 이곳저곳을 헤매다가 김 씨와 작업인 8명이 일하고 있는 인삼농장을 찾아냈다. 기자를 만난 김 씨는 “찾아오시느라 수고했다. 동부3리 새마는 내가 태어난 고향”이라며 “지금하고 있는 작판 작업이 인삼농사의 시작”이라고 했다. 작판작업이란 밭을 갈아 망을 짓고 인삼씨를 뿌릴 구멍을 뚫는 작업이다. 연평균 5천여 평씩 삼씨를 뿌린다는 김 씨는 “선친께서 하시던 인삼재배를 26살 때부터 시작했다”며 “지금은 그동안 내가 쌓은 오랜 경험에다 아들이 연구해 얻은 현대식 재배방식을 보태 농사를 짓고 있다. 오직 6년근만 고집해왔다. 며칠 후 씨를 넣고 부초를 덮고 해가림 시설을 하면 인삼농사 절반은 한 셈”이라고 말했다.
새마 사람들
2017년 신축 준공된 마을회관은 현대식 시설을 잘 갖추었다. 권영옥(61) 부녀회장은 “동부4리 부녀회는 회원이 40명이다. 경로당 할머니들도 모두 부녀회원이신데 ‘할머니회원’이라 부른다”며 “대동회를 비롯한 마을 행사가 있을 때는 할머니 회원들도 젊은 회원 못지않게 일을 잘 돕는다”고 말했다. 단산면 병산이 고향이신 김낙정(88) 할머니는 “풍기 새마로 시집와 70년 동안 여기서 살았다”며 “풍기는 일자리가 많은 편이라 이것저것 부지런히 일했다. 6남매(3남3녀) 키우느라 고생도 많았지만 먹고 살게 해 준 이 마을이 고맙다”고 말했다. 새마에서 55년 살았다는 정선자(83) 할머니는 “예전에 오두막 초가삼간에 시부모 모시고 6남매 키우면서 살았다”며 “공동우물에서 물 길어다 먹었고, 빨래는 금계천 거렁가에 가서 했다”고 말했다. 오병임(80) 할머니는 “우리마을 이장님과 노인회장님이 회관을 잘 경영해 주시고, 부녀회장님을 비롯한 젊은 새댁네들이 겨울에도 따뜻하게 지낼 수 있도록 보살펴 줘서 고맙고 감사하다”고 했다. 이정순(79) 씨는 “점심 때 모여 점심해 먹고 각각 일하러 갔다가 다시 모여 저녁을 해 먹기도 하고 그냥 가기도 한다”면서 “밥하고 청소하는 일은 서로서로 할 일을 찾아서 솔선한다”고 말했다. 마을 이야기를 듣고 있을 때 김언년(80) 할머니가 금방 버무린 김치 한통 들고 오셨다. 모두 간을 보고 맛을 보기도 한다. 강기순(77) 씨는 “모두 일을 나누어 하지만 그래도 김옥희 총무님이 크고 작은 일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회관을 나설 무렵 마당에서 콩 타작을 하고 계신 송재구(78) 씨와 오분춘(78) 씨를 만났다. 송 씨는 “풍기는 일자리가 많은 곳으로 부지런하면 잘 살 수 있다”고 했다. 오 씨는 “텃밭 농사도 짓고 이렇게 열심히 씩씩하게 잘 살고 있다”고 했다. 윤석하 총무와 마을을 한 바퀴 돌았다. 그는 “동부1리-2리를 거쳐 3리로 이어지는 4차선 도로가 회관 인근으로 통과하게 된다”면서 “오랜 세월 불편했던 도로 사정이 이제 좋아질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원식 시민기자 영주시민신문 okh7303@yjinew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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