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고향

[스크랩] 풍기인삼의 설화 / 동삼설화(童蔘說話)

강나루터 2010. 10. 28. 03:28

풍기인삼의 설화 / 동삼설화(童蔘說話)


 

 

도솔봉 정상에서 내려다보면 동생뻘이 되는 봉우리가 헤아릴 수 없이 많은데 봉우리마다 골짜기가 있어 그 속에는 이름도 잘 알 수 없는 수많은 식물이 자생(自生)하고 있으며 사람에게 이롭다는 약초들도 있어 약초를 캐기 위해 사시사철 산을 찾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특히 이 넓은 산중에는 산삼 밭 세마지기, 부추 밭 세마지기, 옷(漆) 밭 세마지기가 있다는 말이 오래 전부터 전해져 오고 있었는데 산채나 약초를 캐러 다니는 사람들에 의하면 옷 나무, 부추는 보았어도 산삼을 캤다는 얘기를 듣지 못하여 언젠가는 산삼 밭을 발견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가지고 산을 찾아 다녔던 모양이다.


그러던 중 어느날 도솔봉으로 들어서는 아랫마을 앞 두들(전구리) 길섶에 살고 있던 농부 한 사람이 도솔봉에서 가장 큰 산삼이 풍기 장날이 되면 사람으로 변하여 초립동자의 모습을 갖추고 내려와 어디를 갔다가 해질 무렵이 되면 올라오는 것을 자주 보았다는 말을 듣고, 옳지! 다음에는 길옆에서 기다리다가 이 동자가 내려오면 뒤따라가서 무엇을 하는가 살펴보고 올라 올 때도 같이 따라와 어디로 가는지 확인해 보리라 굳게 마음을 먹고 있었다.


마침내 풍기 장날이 되어 길목에 있다가 동자를 따라 풍기읍내로 따라 왔는데 점심시간이 되어 어느 작은 음식점으로 들어가기에 함께 따라가 한자리에서 앉아 식사를 하고 음식값까지 치루어 주고 나왔다.


그 동자가 농부 앞으로 다가와서 서로 모르는 처지인데 나의 음식값을 지불함을 무슨 까닭인지 물었더니 얼마 되지 않는 음식값 내가 지불했다고 얘기하고 동행이 되어 집으로 올라오다가 마을 어귀 느티나무 아래서 쉬면서 동자에게 사실을 토로했다.


동자는 솔직하게 이르기를 내가 도솔봉에 있는 산삼밭 가운데 가장 큰 동삼인데 사람으로 변하여 사람의 행세를 하고 있다고 하면서 당신의 원(願)을 들어줄 터이니 지금 곧 나와 함께 도솔봉으로 올라가 삼밭에 도착하면 내가 서 있는 밭에서 가장 큰 삼으로 변하여 들어 갈 터이니 나를 뽑지 말고 그 밭에 있는 산삼을 캐 가라고 했다.


이윽고 동자삼이 산삼으로 변하여 삼밭으로 들어가자 이 농부는 깜짝 놀라면서 돌연 마음이 변해 그 동자의 간곡한 부탁을 잊고 큰 삼을 잡아당기니 삼 두뇌가 떨어지는 데 그 안에서 점심시간에 먹은 음식물이 쏟아져 나오고 산삼 밭은 온데 간데  없어졌으며 그 옆에는 옷 밭과 부추 밭만이 남아 있었다는 설화이다.


그 이후 이 농부는 병이 들어 죽었다는 줄거리로 전설의 이야기는 끝을 맺는데, 사람의 욕심에 비유해서 만들어 낸 재미있는 인삼전설이라 오늘날 다시 한 번 되새겨 볼만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시키는 대로만 했었더라도 큰 부를 누리며 남부럽지 않게 잘 살 수 있었으련만, 인간의 약한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얘기가 마음을 슬프게 한다.


위에 설화가 언제부터 내려오는 전설인지 전혀 알 수가 없다.
아무튼 소백산에 산삼이 많았다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풍기인삼의 본 고장임을 설명하는 간접적인 자료로 유익한 얘기임에는 분명하다.

 

 

[소백산 산신령으로부터 인삼종자를 선물 받은 상상적인 神仙圖]

 

 

자료 :풍기인삼 천오백년,

출처 : 豊友會
글쓴이 : 시보네/54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