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감상

孤松 이언적

강나루터 2020. 9. 12. 21:07

감상

孤松(고송)/이언적(조선)-명시 감상 721

孤松(고송)/이언적(조선)-명시 감상 721 | 14.명시 감상

한상철 2020. 9. 10. 06:45

http://blog.daum.net/jukgeun/14575841

孤松(고송)

-외로운 소나무

 

이언적(李彦迪)/조선

群木鬱相遮(군목울상차) 뭇 소나무 빽빽이 서로 막혀 있는데

孤松挺自誇(고송정자과) 외로운 소나무는 빼어남을 스스로 자랑하네

煙霞祕幹質(연하비간질) 연기와 노을 속에서 줄기와 바탕을 간직하고

雨露長枝柯(우로장지가) 비와 이슬 가운데도 가지마다 잘 자라네

千尺心應直(천척심응직) 천 자 가량 높으니 마음은 응당 곧을 것이요

九泉根不斜(구천근불사) 구천이나 깊기에 뿌리도 기울지 않을 것이네

棟樑雖有待(동량수유대) 동량이 되리라 비록 기대는 하나

斤斧奈相加(근부내상가) 도끼가 가해짐을 어찌하리오

不似巖邊老(부사암변로) 바위 가에서 늙는 것만 못하니

含姿歲暮多(함자세모다) 해 저물어 가는 겨울에도 그 자태 머금기를 (번역 한상철)

 

* 이언적(李彦迪, 1491~1553): 본관은 여주(驪州). 초명은 적(迪). 자는 부고(復古), 호는 회재(晦齋)·자계옹(紫溪翁)이다.

* 감상; 이 시는 홀로 곧은 소나무를 노래한 것으로, 세상의 시비(是非)로부터 벗어나 조용히 여생을 보내면서, 자신의 마음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표출하고 있다. 수많은 소나무들이 빽빽이 돋아나 서로서로 막혀 답답한데, 외로운 소나무만은 혼자 올곧아 빼어남을 스스로 자랑하고 있다. 이러한 올곧음은 아무런 고통 없이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연기와 노을, 비와 이슬 속에서도 줄기와 바탕을 간직했고, 가지를 키워 나갔다. 그래서 위로는 천척이나 높이 자랐으니, 마음도 응당 거기에 맞춰 곧을 것이요, 아래로는 구천이나 깊이 뿌리를 내렸으니, 뿌리가 쉽사리 기울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훌륭하게 자라 나라의 동량이 되리라 비록 기대하지만, 누가 알리오? 도끼에 의해 베일 수도 있음을 걱정한다. 다시 말해, 나라에 큰 일을 할 인물이 될 것을 바랐으나, 간사한 소인배들의 모함으로 재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제거됨을 암시하고 있다. "그러기에, 바위 가에서 늙는 것이 가장 좋고, 해 저물어 가는 겨울에도 언제나 푸른 자태를 유지하기를 바란다"는 뜻이다. 형식은 오언배율이다.

* 출처 다음블로그 태평연화의인지촌 시삼마에서 인용 수정함(2013. 3.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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