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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워낭소리의 유래에는 복주머니의 비밀이 있다?

강나루터 2010. 10. 31. 13:02

- 오두의 문화비평 -

 

 

워낭소리의 유래에는 복주머니의 비밀이 있다

 

 - 엽전 소리나는 복주머니 워낭-우낭(牛囊)과 스위스 트라이첼(trychel) -

- 오낭(五囊)의 '워낭'은 이집트의 캐노픽 단지에서 유래했을까? -

 

다큐멘타리 영화 <워낭소리>가 화제다. 마흔 먹은 소의 목에 걸려 울리는 워낭소리는 멀리까지 들려오는듯 하다

 

우리 고향에서는 워낭 방울을 '요롱'이라고 했다. 소 먹이러 가서 소를 산에 올려보낸 뒤에 해가 저물면 소가 어디 있는지를 찾기 쉽게 하는 소리를 내는 것이 소 요롱이었다.

 

요롱은 풍령(風鈴)이라고도 하는 요령(搖鈴)에서 나온 말일 수도 있지만, 등불 즉 소리나는 등롱이라는 보다 종교적인 의미를 가진 요롱(搖籠)의 의미일 수도 있다. '요롱' '워낭'이다.

 

여간해서 다큐멘타리 영화가 화제가 되지 않지만, <워낭소리>(감독 이충렬)는 소의 해를 맞이해서인지 그 흥행만큼 화제가 되고 있다 

 

 

소의 해 기축년(己丑年) 설날을 전후하여 워낭소리가 뜨면서 그 '워낭'에 대한 관심은 좀더 깊은 곳으로 파고 들어가게 된다.

 

영화 <워낭소리>에서 워낭소리는 마흔살 묵은 소의 귀에 얼마나 시끄러운 소음이 아닐까?

'워낭'의 어원은 무었이며 그 뜻은 본래 무엇이었을까?

 

소리나는 워낭 방울을 왜 소의 목에 매달아야 했을까? 다른 나라들의 소에도 방울을 달았을까스위스의 트라이철 워낭과 우리의 전통 워낭의 기원은 같은 뿌리를 가지고 있을까?

오늘의 이야기는 워낭소리의 어원과 그 역사적 유래에 대한 이야기가 될 것이다.

 

 

*조선시대 워낭 대전 향토박물관 

 

*전통 우시장에서 곰방대와 워낭을 팔고 있는 풍경

 

소의 목에 방울을 다는 것은 스위스의 트라이첼(trychel)에서도 볼 수 있다. 스위스 트라이첼은 둥근 종과 같은 것도 있지만장방형으로 생긴 아주 큰 것도 있다.

 

*스위스의 전통 '워낭' 트라이철(trychel)

 

*Trychel. bronze/brass 1878 Swiss

 

Swiss Bronze Cow Bell 1878 "Chiantel Fondeur"

 

 

 

File:Simmentaler Fleckvieh.jpg

 

트라이철(trychel also spelled Trychle,  Trichel, Treichel, Treichle) 서양 중세 시기까지 대부분이 종교적인 배경에서 유래했다. 14세기에 와서는 기사 선발 행사에서 지위가 높은 교회 신부들이 사용했다. 그러나 후에 마차꾼들이 그들의 늙은 말의 목에 달기 시작했다.

 

"such was the custom, to appear on the field wearing jingling garment, as the high priest wears when entering the sacristy; since the tournaments, that is, the contest of nobility, have been abolished, carters have taken the bells and hung them on their hacks"

 

목축하는 가축 떼에 트라이철이 사용된 것은 14세기 말 15세기초이다. 그때는 양떼 소떼의 앞서가는 양이나 소의 목에 방울을 달았다. 주로 한 마리 일소를 키우던 우리의 전통 소들과는 달리 소떼 양떼를 키운 서양인들에게는 그 떼를 이끄는 앞선 소나 양에게만 달았던 것이다

 

스위스의 전설에 따르면 어느 산골 처녀에게 금화와 황금 트라이철을 보여주며 하나를 택하라고 했는데 그녀는 황금 트라이철을 택했다는 것이다. 그때부터 큰 트라이철 워낭이 스위스 산골에서 사용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스위스의 트라이철의 기원은 중세 종교적 배경을 가지고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워낭소리도 마찬가지의 배경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된다. 트라이철(trychel)이란 삼지창에 해당하는 트라이던트(trydent)와 관련된 종교적 용구에서 비롯했다고 생각된다.

 

서양 중세의 트라이던트와 트라이철은 동양에서는 금강저(金剛杵)와 금강령(金剛鈴) 속한다고 나는 생각한다앞서 언급한 소의 '요령(搖鈴)'도 금강령(金剛鈴)에서 유래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티베트어로 금강저(金剛杵)는 도르쩨(Dorje), 

금강령(金剛鈴)은 간다(Gantha 위의 종처럼 생긴 것)라고 한다.

 

*장식이 거의 없는 금강령과 금강저

 

티벳어로 도르쩨(Dorje)로 불리는 금강저(金剛杵)에서 저()는 인도의 고대 무기 가운데 하나로 제석천의 무기인 번개 즉 전광(電光)을 의미했다. 아수라의 무리를 쳐부순다는 신화적인 무기인 금강저는 금강령(金剛鈴)과 한 짝이 되어 불교의 의식법구로서 사용되어 왔다.

 

산중 밀교의 만다라(曼茶羅)에는 금강부(金剛部)의 여러 존상이 금강저를 지닌 것으로 되어 있다. 금강저의 모양은 손잡이 양쪽이 뾰족한 독고(獨怯)만 있는 것과, 양끝이 갈라진 수에 따라 2고저, 3고저, 4고저, 5고저, 9고저 등이 있다. (위의 사진의 경우 4고저)

 

금강저 즉 티벳어로 도르쩨(dorje)는 앙쿠샤(ankusha)와 조합되어 그 모양에서나 그 음운에서 우리말의 '돌쩌귀(경첩)'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

 

 

ankusha side 2  

*죄를 자르는 도구 앙쿠샤(ankusha)                          *한국 전통 돌쩌귀(경첩)

 

번개(전광)의 의미로 도르쩨(Dorje)는 티벳에서 다른 것은 잘라도 스스로는 그 어떤 것에게도 잘려지지 않는 존재라는 의미이다.  도르쩨는 힌두어에서는 바즈라(Vajra)이다. 바즈라에는 다이아몬드를 장식하여 다른 것은 잘라도 스스로는 다른 것들에 의하여 잘려지지 않는다는 지존의 의미를 가진다.

 

금강령이 소리를 내는 보다 종교적인 의식용이라면, 금강저는 시각적으로 보다 무기에 가까운 의식용 도구였다. 도르쩨는 '도쩨(doj?)'로도 발음한다도쩨는 그 모양에서나 발음에서 도끼의 우리말 방언의 하나인 '도찌'에 그대로 통한다. 도쩨를 포함하는 앙쿠샤(ankusha) 모양은 도끼 모양을 하고 있다는 것은 앞서 언급했다. 도르쩨는 네팔, 인도, 티벳, 부탄, , 캄보디아, 미얀마, 차이나, 한국, 일본 등의 불교권 전통에 남아 있다. 티벳 라마승들은 오른 속에 도르쩨를 항상 들고 종교의식을 행한다.

 

티벳어로 간다(Gantha) 또는 드릴부(drilbu) 불리는 금강령(金剛鈴)은 종 모양이며 줄여서 금령이라고도 한다. 다만 금강저와 같이 손잡이가 달려 있어 승려가 손으로 흔드는 종으로서 풍령(風鈴)과 같은 일종의 소종(小鐘)이다. 금강령의 종신과 손잡이에는 여러 가지 장식문양을 나타낸다. 보주(寶珠)가 달린 것은 보령(寶鈴), 탑이 달린 것은 탑령(塔鈴)이라고 부른다.

 

밀교의식에서는 오른손에 금강저를 왼손에는 금강령을 손에 들고 교차하는 상징적인 제스쳐를 취한다. 이러한 교차는 음양교합을 의미한다. 금강저는 남성에너지를 상징하며 금강령은 여성에너지를 상징한다.

 

우리나라에도 이와같은 티베트 불교의 요소가 반영되어 손잡이 끝에 보살의 얼굴이 새겨진 금강령을 받아들였다현재까지 불교의 의식법구로서 사용하고 있는 이러한 금강령을 요령(搖鈴)이라 부르고 있는 것이다. 워낭 즉 소의 목에 매는 '소 요령' 또는 '소 요롱'이라고도 불리는 워낭은 스위스의 트라이철과 같이 옛날 종교의 승려들이 사용하던 손에 들고 흔들던 요령(搖鈴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것이다.

 

 

 

 

*금동금강령(金銅金剛鈴) 高麗 13∼14世紀, 高 19.2cm

 

손잡이의 형태가 금강저(金剛杵)의 모양처럼 표현된 것을 특별히 금강령이라 부른다. 금강령에는 금강저처럼 장식에 따라 명칭이 달라진다. 그 중 독고령과 삼고령, 오고령, 보령, 탑령의 다섯 가지가 많이 사용되어 이를 오종령(五種鈴)이라고 한다. 금강령의 종신(鐘身) 안에는 5cm 정도 길이의 막대추가 끈에 달려 있어 흔들면 종소리가 나도록 되어 있다. 상여꾼이 흔드는 요령 또한 이러한 배경을 가진 것이다. 집에서 혼을 불러내어 산소로 모시고 가는 행위가 상여꾼의 요령 흔들며 상여를 매기는 소리인 것이다.

 

한국의 전통 불교에서 죽은 사람의 혼을 불러내는 천도재를 할 때나 각조 재를 올리는 의식에서 금강령을 흔든다. 즉 요령은 혼을 부를 때 사용하되 다른 잡귀들은 오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워낭은 소를 부르는 방편으로 소의 목에 매어서 소가 목을 스스로 흔들 때 소리가 나도록 하여 소가 자신이 있는 위치를 알림으로써 소 주인을 부르는 기능이 되도록 한 것이다. 더불어 다른 짐승들이 소에게 가까이 오지 못하게 하는 것이 워낭소리의 역할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힌두교의 소와 불교의 소는 중요한 종교적 코드이다. 밀교에서는 금강령은 수행하는 수행자들이 매일 사용하는 일상적인 법구이다. 소의 워낭이 매일 목에 달고 흔드는 배경을 알 수 있게 한다

 

한국 불교에서 고승들이 사용하는 금강령은 수행자들이 함부로 사용할 수 없고 스승으로부터 사용법을 전수받아야 하는 성스러운 법구로 이어져 왔다. 이러한 면에서 금강령의 장식들이나 스위스의 트라이철의 목걸이 장식이 다양한 것도 종교적인 배경이라 볼 수 있다.

 

긍강령과 금강저가 함께 사용해야 하는데 소에는 워낭 즉 '금강령'만 목에 달고 있다. 소에게 금강저는 어디 있을까? 소의 금강저에 해당하는 것이 필자의 생각으로는 소 뿔 두개가 '금강저'의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적에게 경고하는 워낭과 적을 막아내는 소뿔 그것이 소에게 금강령과 금강저가 아니겠는가?

 

바이블에 나오는 목동들로 말하자면 금강령과 금강저는 두 개의 지팡이 즉 양떼를 인도하는 지팡이와 늑대를 쫓는 지팡이가 있다. 늑대를 쫓는 지팡이에는 '금강령'과 같은 방울들이 달려 있어서 그 소리를 듣고 짐승들이 도망을 치게 하는 역할을 했을 것이다.

 

전통 무당들의 방울들이나 삼장법사의 지팡이에 달린 방울들의 역할도 마찬가지의 역할을 했다고 생각된다방울소리는 곰을 비롯하여 산짐승들이 겁을 내는 소리이다. 그러한 방울을 소의 목에 달아 소가 산에 방목되었을 때나 밤중에 외양간에 있을 때 외부의 짐승들이 겁을 먹고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역할을 한 것이 바로 워낭이며 그 배경에는 잡귀를 쫓는 금강령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만하면 '워낭소리'는 소를 보호하는 소리이지 소음은 아닌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 않겠는가?

 

더불어 내가 추구하는 문화 이미지즘을 동원하여 다시 보면, 사찰들의 범종도 일종의 금강령 '워낭'으로 볼 수 있다. 불교적으로 산은 용이기도하지만, 십우도(十牛圖) 개념으로 보면 산은 소가 누워 있는 모양으로 받아들이는 곳이 많아 우리나라에는 와우산(臥牛山)이라는 산명이 많다. 소가 누워 있는 산기슭의 그 머리 부분이 명당이며 사찰을 세우는 곳이다.

 

그러한 와우산의 '목 부분'에 범종을 달아 세우면 그것은 그야말로 산맥의 거대한 '워낭'이 되며 거기에서 들려오는 범종소리는 '산 워낭소리'가 된다. 그러한 와우산 '목덜미' 지점에 세워진 범종소리에서 들려오는 '산 워낭소리'는 산중의 모든 잡귀들이 물러가고 '흰 소'(불교와 힌두교의 종교적인 거룩한 소)가 찾아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풍수에서 산맥은 여성의 몸이다. 와우산이 여성적인 것은 불교적 의미에서 금강저가 남성이며 금강령이 여성이라는 데서 소의 목에 다는 '워낭'은 여성적인 것이다. 그래서 본래 '복주머니'란 여성적인 배경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왜 여기에서 '복주머니'가 언급되는지 이제 밝힐 것이다.

 

바꾸어 말하자면 소 목에 다는 워낭은 소 자체의 '범종'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한자의 뜻을 떠나 그것은 소에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을 미리 막아내는 '범종'이기도 한 셈이다. 치악산 전설에 '상원사의 새벽 범종소리가 들리니 구렁이가 도망쳤다'는 내용에서도 보듯이 범종도 금강령에서 연유한 워낭처럼 짐승이나 잡귀를 물리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여기에서 워낭소리의 '워낭'의 어원을 추적해보겠다.

 

지금까지 '워낭'이라는 소 방울에 대한 그 어원 해석은 이렇다할 알려진 것이 없다. 혹자들에게는 '워낭'이 소의 '원한'에서 비롯되었을지도 아니면 소의 금슬과 어딘가 관련된 원앙새의 '원앙'에서 비롯되었을까 하는 다양한 궁금증을 불러 일으킬 것이다.

 

필자가 생각컨대 '워낭'은 소의 목에 다는 방울이라는 면에서 그 본래의 뜻은 '우낭'에서 왔다고 풀이하고자 한다. '워낭' ''은 분명 주머니 '()'과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왜 주먹니가 소의 목에 달리게 된 것일까?

 

그 주머니의 의미를 풀이하기 전에 워낭의 ''가 소를 멈추게 하는 '!'가 아니라 소의 한자인 '()'에서 와전된 소리가 '워'라는 점을 먼저 제시하고자 한다워낭이란 '牛囊(우낭)' '소 목주머니'라는 뜻에서 유래했을 것이라고 나는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소의 목에 '주머니'를 달아야 하며 또 그 주머니는 어떻게 '소리나는 주머니'가 될 수 있는지 그것이 궁금할 것이다여기에서 나는 복주머니의 배경을 추적하면서 '소리나는 복주머니'를 찾아나섰다.

 

오늘날 주머니라고 하면 옷에 달린 주머니를 말하지만, 옛날 한복에는 주머니가 일체 없었다. 그래서 따로 주머니를 찼던 것이다. 주머니의 주 용도는 돈(머니)을 담는 '주머니'였지만, 그 속에는 복을 상징하는 곡식이나 씨앗을 담은 것이 복주머니였다.

 

주머니 중에도 과거 종교적 풍습이 가미된 '복주머니'라는 것은 필자가 소의 목에까지 달았다고 주장하고 있을만큼 그 복주머니의 종류와 유래는 다양하다.

 

 

 

주머니는 삼국시대. 통일신라, 고려, 조선시대를 거치면서 남녀노소 모두가 사용했다. 그 신분에 따라 색감과 디자인 무늬 즉 부금의 종류가 달랐다.  특히 그 주머니 안에 무엇을 넣었으며 그 안에 소리 나는 것도 들어갔는지가 오늘 이 글의 주제인 워낭소리의 정체를 풀이하는데 결정적인 단서를 찾아내게 될 것이다.

 

설날 새해맞이 선물로 친척이나 자손들에게 만들어 나누어주기도 했던 주머니는 복을 비는 의미를 가져 복주머니라 불렀다. 이러한 오랜 풍습의 복주머니는 오늘날 우주인 이소연씨가 한국인 최초로 우주여행을 했을 때도 가지고 갔던 복주머니이기도 하다


 

 

* 이소연씨가 우주로 가져갔던 복주머니

 

 

러시아 우주선이지만 '소련의 소'를 타고 간 이소연은 혼자만의 여성으로서 마치 그 우주선의 '워낭'같은 홍일점이었다. 이소연 낭자가 복주머니를 가져간 것은 신화적이다. 낭자의 낭과 워낭의 낭은 '주머니'에서 서로 인연이 있다. '아주머니'라는 말은 아이를 갖는 주머니 즉 '아낭(자궁)'이 있다는 의미로 '아주머니'라는 의미일 것이다. 그 아낭이 되는 처녀를 '낭자'라고 하는 것 또한 주머니 '낭'과 무관할 수 없는 것이다.

 

'워낭소리'의 워낭이 한자로 '우낭(牛囊)'에서 나온 말일 수가 있다고 앞서 언급했듯이 복주머니는 '복낭(福囊)'이 됨은 말할 것도 없다. 전통 주머니에는 그 용도나 만들어진 모양과 재질에 따라 다양한 ''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다양한 기능에 있어서 각낭(角囊), 약낭(藥囊), 금낭(錦囊)은 물론 배낭(背囊)은 오늘날 등산용 배낭의 어원으로 아주 작은 주머니를 등에 지고 다니는 주머니였다. 등산용 침낭(寢囊)과 혼동하겠지만, 바늘 주머니인 침낭(針囊) 있다. 송곳을 넣어가지고 다니는 추낭(錐囊) 주머니에서 나온 말이다. 이처럼 전통 주머니는  그 가지 수가 다양한 주머니 역사가 있다.  

 

 *금실 각주머니(부금각낭 付金角囊)


* 수놓은 귀주머니(수각낭 繡角囊)

 

*수놓은 약낭(수약낭 繡藥囊)

 

이러한 주머니에는 겉모양만을 낸 것이 아니라 그 주머니 안에도 정말 복을 비는 물건을 넣었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조선시대 궁중에서 특히 재상가의 아들들에게 어른들이 내리는 복주머니로 오낭(五囊)을 선물했다오낭은 새해 첫 해일(亥日)에 볶은 콩 한 알씩을 붉은 종이에 싸서 넣은 주머니를 종친 친척들에게 보내주던 풍습이 있었다. 이 복주머니를 차면 그 해 일년 내내 잡귀가 물러가고 만복이 온다고 믿었던 풍습이 있었기 때문이다

 

오낭은 오방낭자(五方囊子)라고도 하여 ····황의 오색비단 바탕에 오색실로 장생문을 수놓은 두루주머니이다주머니 안에 오복을 모두 불러온다는 의미로 오색으로 장식했다.

 

그 오방낭자 주머니 안에는 지방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겠으나 목화씨(9), (3), 은행알(3), 대추(3)와 약간의 팥을 넣어주었다. 이들 다섯 과일과 씨앗들은 각각 백, 흑, 황, 청, 홍의 오색을 의미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 의미는 오방향으로 '고시레'를 하는 마음으로 액운을 물리치고 자손을 번창하게 한다는 뜻이 있었다여기에서 오낭 주머니 안에 넣는 씨앗의 갯수들에 관계된 3수는 천지인(天地人)의 복을 의미했다.

  

 *오낭(五囊): 오색으로 장식하고 안에 복을 비는 씨앗들을 넣었다.

 

혼인때는 특별히 신랑이 차는 주머니들이 있었는데 누른 빛의 두루주머니인 황낭(黃囊), 궁낭(宮囊), 오방낭자(五方囊子)가 그것들이다. 특히 혼인과 관련하여 금낭화는 초롱꽃과 더불어 등롱의 분위기를 내는 꽃으로 복주머니를 연상하게 하여 사랑을 받아 왔다.

 

자연의 씨앗을 주머니에 담는 이러한 황낭, 궁낭, 오방낭자의 복주머니는 그 장식도 오색으로 칼라풀하게 했듯이 자연 가운데 주머니를 닮은 아름다운 꽃을 '주머니꽃'으로 불렀다그 가운데 금낭화(錦囊花)와 복주머니난(福蘭) 멋진 주머니를 닮아 있다.

 

 

*금낭화(錦囊花). 비단으로 만든 주머니를 닮았다는 의미이다.

 

 

*복주머니난(福蘭). 본래는 '개부랄난'이라고 불렀다.  

 

오낭(五囊)은 한편 장례식에서는 다섯 개의 주머니였다. 염습할 때에 죽은 이의 머리털과 좌우의 손톱, 발톱을 잘라 담는 다섯 개의 작고 붉은 주머니이다. 오낭은 이집트의 미이라를 만들때에 내장을 담는 캐노픽 단지(Canopic jar)와 역사적인 고리가 있었을 개연성이 높다.

 

캐노픽 단지도 죽은 자의 신체를 담을 뿐 아니라 오장 중에 네 개의 내장을 단지이고 심장은 미이라에 따로 남긴다는 면에서 일종의 '오낭(五囊)'이기 때문이다. 코리안들이 내장을 담지 않고 몸의 오체(五體)의 끝부분인 머리털과, 좌우 손톱 발톱을 각각 담는 다섯 주머니의 전통 오낭(五囊)은 이집트의 캐노픽 단지의 축소형 미이라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캐노픽 단지의 네 동물들처럼 워낭소리의 소도 같은 신화적인 배경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집트의 캐노픽 단지(Canopic jars)

 

캐노픽 단지의 네 단지 이름은 각각 임세티 두암무텝, 하피, 케베샌누에프넷이다. 이들 네 단지는 네 신(四神)들의 보호를 받는다. 이들 네 신들의 이름은 각각 니스(Neith), 셀켓(Selket), 넵티스(Nephthys), 이시스(Isis)로 이름을 가지고 있다.

 

1. 임세티(Imseti: 사람 머리상) - 남쪽.  보존이시스(Isis)신이 보호

2. 두암무텝(Duamutef: Jackal: 여우와 늑대사이) - 동쪽. 위장 보존: 니스(Neith) 신이 보호

3 하피(Hapi: 배분원숭이) - 북쪽, 폐 보존넵티스(Nephthys)신이 보호

4 케베샌누에프(Qebehsenuef: ) - 서쪽창자 보존.셀켓(Selket)신이 보호

 

오장 중에 심장만을 제외한 간, 위장, 폐, 창자는 우리민족의 전통 장례식에 등장하는 오낭(五囊)'에서 머리털과 손발 좌우의 손톱 발톱의 다섯 주머니로 대치되었다고 볼 수 있지 않는가?  머리털을 이집트의 '심장'을 대신한다면 좌우 손톱 발톱을 네 주머니에 담는 것과 캐노픽 단지는 서로 연관성이 있을 개연성이 높은 것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전통적으로 소가 종교적인 의미가 강하다고 할 때 소의 목에 다는 워낭은 주머니이며, 그 워낭소리의 '워낭'이 우낭(牛囊)이기도 하지만 어떤 면에서 전통적으로 소는 종교적이라는 면에서 '오낭(五囊)'에서 '워낭'으로 음운이 변천되었을 수도 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워낭소리는 '오낭' 즉 캐노픽 단지에서 나는 소리로 악귀를 ?는 소리의 의미였을 수도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이러한 오낭은 '오랑캐'라는 말의 유래에 관계되어 있기도 하다. 오랑캐를 조선시대에는 여진족의 한 부족명으로 '우량하 兀良哈'에서서 유래했다거나 몽골종의 하나인 "우량카이(uliankai)"에서 유래했다고도 하지만북방민족의 전설로는 개와 사람 사이에 태어난 후손이 '오랑캐'가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 개는 네 발과 입에 각기 주머니를 씌워 거기에서 '오낭(五囊)' 즉 다섯 개의 주머니를 찬 개[]라는 의미로 '오랑캐'라는 말이 나왔다는 것이다. 

 

개의 입과 네 발에 씌운 주머니와 우리의 장례식 전통의 머리털과 좌우 손 발의 손톱 발톱'을 담은 '오낭(五囊)'은 서로 통하는 동시에 이집트의 캐노픽 단지에 연결된다고 생각되지 않는가?

 

소에게 무거운 짐이나 수레를 끄는 힘든 일을 시킬 때는 네 발에 짚신처럼 만든 쇠신을 신기고 입에는 짚으로 꼬아 망츠로 만든 부리망을 씌워 일을 시켰다. 그야말로 '오랑캐'의 '오낭(五囊)'을 씌웠다. 산에 방목할 때는 쇠신과 부리망을 제거하고 자유롭게 풀을 뜯어먹게 했다. 그때 다만 목에 '워낭'만을 울리게 한 것이다.

 

 

                           

                         부리망                                                쇠신   

 

 

소에게 네 발과 입에 채우는 것들은 소를 힘들게 하는 것들이다. 그러나 목에 '워낭 주머니'를 달게 하는 것은 소가 스스로 산을 오르며 풀을 뜯는 자유를 의미한다. 여기에서 볼 수 있는 것은 주머니를 동물에게도 차게 했다는 것이다. 소의 목에는 '복주머니'와 같은 '워낭' 즉 오낭(五囊)을 대신하는 우낭(牛囊)을 차게 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소에게도 주머니 특히 '복주머니'를 차게 했다는 것인데 이제 그 복주머니가 왜 소리가 나는지 소리나는 주머니로 관심을 돌려보자.

 

 

위에서 설명한대로 전통 궁중 재상가 일대에서는 황낭, 궁낭, 오방낭자를 만들어 아이들에게 나눠주면서 그 안에 복을 비는 씨앗들을 담아 아이들에게 하사했다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씨앗 대신 돈 즉 엽전을 넣어주게 되었다

 

엽전은 담은 그릇을 흔들면 소리가 난다. 복주머니 안에 엽전이라는 것은 복주머니가 흔들면 '소리나는 복주머니'가 되는 것이다 

* 엽전을 담는 복주머니

 

 

요즈음도 복권당첨 로고에 복주머니에 금화가 번쩍이는 그림을 사용한다. 복주머니는 이제 돈주머니가 된 것이며 그 오리지날은 엽전 주머니였던 것이다설날 엽전으로 제기를 만들어 차는 것도 복이 오라고 차는 것이다. 엽전 주머니를 차고 다니면 짤랑거리는 그 소리가 복에 겨운 소리였을 것이다. 엽전 제기를 발로 많이 찰수록 좋은 '찬다'는 것은 복주머니를 옆구리에 '찬다'는 것의 상징성이다.

 

요즈음도 복주머니처럼 엽전을 차고 다니는 풍습이 남아 있다. 일본의 경우 제니가타(錢形)라는 것에서도 볼 수 있다. 특히 일본의 제니가타 성을 쓰는 사람들은 언제나 이러한 엽전이 달린 스트랩을 달고 다닌다.

 

보다 명확한 이 글의 주제는 소의 목에 '엽전 달린 주머니'를 달았을 것인가 하는 것이다. 그것은 주머니의 의미를 가지는 종과 엽전의 조합된 '워낭'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워낭의 본래의 모습은 워낭 안에 있는 소리를 나게 하는 흔들리는 것을 엽전으로 만들었다워낭이란 소리나는 전() 주머니를 더 소리가 잘 나게 하는 쇠붙이로 만든 복주머니 즉 복종(福鍾)의 의미를 가진 것이었을 것이다. '엽전 종'의 발전은 다양하게 존재해왔다

 

*일본의 제니가타 가문 사람들이 쓰는 제니가타(錢形)

 

*엽전 종(coin bell). 엽전이 종의 위에 있다.

 

 

*엽전 종(coin bell). 엽전이 종을 치는 아래쪽에 있다.

 

 

*다양한 형태의 종과 엽전종

  

소에게 복을 비는 엽전 종을 달았을 것인가? 소는 전통 농촌의 재산 목록 1호였다. 소에게 재앙이 닥친다는 것은 사람에게 닥치는 것과 같이 액막이를 했다. 소가 송아지를 잉태하여 출산하는 날에는 사람과 똑같이 권구줄(금줄)과 같은 소나무 가지를 꺾어 외양간 문에 걸치고 정한수를 상 위에 떠서 외양간 앞에 갖다 두고 송아지가 무사히 태어나기를 빌었다.

 

소가 밤중에 짐승들에게 공격받는 것을 막기 위하여 그리고 산에 소를 방목했을 때도 산짐승에게 소가 공격당하는 것을 막기 위하여서는 액막이 '복종(福鍾)'이 필요했을 것이다. 거기에 '워낭'이라는 엽전으로 만든 주머니로서 쇠종을 목에 달아주었을 것이라는 것은 충분히 짐작이 갈만하지 않는가. 쇠종은 작은 종발모양이다. 오늘날 한국과 일본의 사찰에서 사용하는 종발소리는 그대로 워낭소리와 같이 낭낭하게 울린다.  

 

이제 그 소리나는 주머니 즉 복종으로서의 워낭의 모양에 대해서 논할 차례다. 워낭이 복주머니라면 주머니처럼 생겼는가 하는 것이다. 그렇다. 워낭의 모양은 복주머니처럼 생겼다. 흔히 보는 워낭의 모양은 종발 모양으로 둥글게 생겼으나 복주머니를 닮은 모양도 있었다.

 

먼저 우리는 복주머니 모양의 '워낭'을 그리이스에서 스위스에 이르기까지 서양의 카우벨 즉 트라이철(trychel)에서 발견할 수 있다. 다시 한번 스위스를 비롯한 서양의 트라이철을 자세히 살펴보자 그 모양에서 나는 '복주머니'를 발견하였다.

 

 

     *복주머니를 닮은 바바리안 카우벨(trychel)

손잡이도 복을 비는 장식의 천을 달고 있다.

 

 

 

*Cowbells - A Swiss tradition!

장식과 의미가 복주머니와 일치한다.

  

* 스위스 트라이철

 

 

 

*코리아의 오방낭자(五方囊子)를 연상시키는 서양의 각진 카우벨

COWBELL PRODUCES A LOUD 'KLING-KLONG' SOUND

 

 

 

 

*그리이스 트라이철. 복주머니를 닮아 있다.

 

내가 어렸을 때 우리집 소의 목에 걸린 '소 요롱'(워낭)의 모양은 위의 모양과 같은 복주머니 모습이었다.  그 안에는 엽전으로 만든 딸랑거리는 추가 달려 있었다. 그것은 영락없는 '엽전 주머니' 모양을 하고 있었다.

 

'워낭소리'는 사나운 짐승들이 달려들지 못하도록 하는 현대적 사고 의식 이전에 액운을 막고 복을 비는 마음으로 소에게도 달아주었던 '소 복낭' '워낭(牛囊)'이었던 것이라고 나는 생각하는 것이다.  무거운 일 시킬 때의 소는 소에게는 죽음과도 같은 이집트의 캐노픽 단지같은 오낭(五囊) 즉 부리망과 네 발의 쇠신을 신어야 했다. 그것을 벗어나서 자유로운 풀뜯는 방목된 소에게는 멀리서멀리서도 서로 부를 수 있는 소리 '워낭'을 달아 들리게 한 것에서 그것은 복주머니였던 것이다. 

 

워낭은 소의 귀에는 소음일 수도 있으나, 호환이 심했던 옛시대의 산에 오르고 집에서 밤에 혼자 있어야 하는 소에게는 그 워낭은 복주머니의 '복낭(福囊)'으로서 '엽전 소리가 들리는 워낭소리'였던 것이다. 

 

(02/03/09 오두)

 

 

 

 

 

 

 

 

출처 : 봄꽃
글쓴이 : 이슬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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