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명시 감상
王右軍(왕우군)
이백/당
右軍本淸眞(우군본청진) 왕우군은 본래 사심 없고 소박하여
瀟灑出風塵(소쇄출풍진) 풍진에서 나와도 언제나 고상하였네
山陰遇羽客(산음우우객) 산음에서 거위 키우는 도사를 만났을 때
愛此好鵝賓(애차호아빈) 도사도 왕우군을 같은 이유로 좋아했네
掃素書道經(소소서도경) 흰 비단 위에 내달리듯 도덕경을 쓸 때는
筆精妙入神(필정묘입신) 서법에 통달한 필력은 신의 솜씨 같았고
書罷籠鵝去(서파롱아거) 다 쓴 뒤 거위를 조롱에 넣어 갈 때는
何曾別主人(하증별주인) 주인도 보지 않고 그대로 떠나버렸네
▶ 右軍(우군): 우장군右將軍을 지낸 진晉나라 때 서법가 왕희지王羲之를 가리킨다. ‘淸眞’은 사심 없고 소박한 성품을 가리킨다.
▶ 瀟灑(소쇄): 대범하고 거리낌이 없는 것을 가리킨다.
▶ 風塵(풍진): 여기서는 혼탁混濁하고 은원恩怨이 어지럽게 얽혀 있는 벼슬길을 가리킨다. ‘出’을 ‘在’로 쓴 자료도 있다.
▶ 山陰(산음): 지명. ‘羽客’은 신선이 되어 하늘로 오르는 것을 추구하는 도사를 가리킨다. ‘遇’를 ‘過’로 쓴 자료도 있다.
▶ 好鵝賓(호아빈): 거위를 좋아했다는 왕희지王羲之를 가리킨다. ‘愛’를 ‘要’로 쓴 자료도 있다. 이때 ‘要’는 ‘邀’와 통한다.
▶ 掃素(소소): 물들이지 않은 흰 비단 위에 빠르게 글씨를 쓰는 모습을 가리킨다.
* 道經(도경): ⟪도덕경道德經⟫을 가리킨다. ⟪사기史記⋅노자열전老子列傳⟫에서 ‘至關, 關令尹喜曰: 子將隱矣, 强爲我著書. 於是老子迺著書上下篇, 言道德之意五千餘言而去, 莫知其所終(노자가 함곡관에 이르렀을 때 그곳을 지키던 윤희가 노자를 알아보고 말했다. “선생님께서는 이제 세상을 떠나 숨으려고 하시는군요. 바라건대 저를 위해 글을 지어주십시오.” 이에 노자가 상하 두 편으로 된 책을 썼는데, 도덕의 뜻을 오천여 자로 말하고 떠난 이후로 그의 행방에 관해 아는 사람이 없었다).’이라고 했다. 서한西漢 때 하상공河上公이 ⟪노자장구老子章句⟫를 짓고 81장을 나누어 앞에 37장을 ‘도경道經’이라 하고, 뒤에 44장을 ‘덕경德經’이라 했는데, 이를 합해 ⟪도덕경道德經⟫이라 하였다.
▶ 筆精(필정): 서법書法에 정통한 것을 가리킨다. 왕희지 서법의 예술적 경지를 가리킨다.
* 이 시는 천성적으로 거위를 좋아했던 왕희지가 산음에서 거위를 키우는 도사를 찾아간 것과, "⟪도덕경⟫ 한 질을 새로 써주면 키우던 거위를 주겠다"고 한 도사의 이야기가 인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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