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철 2022. 3. 16. 20:13
風雪訪孔明(풍설방공명)
-눈보라 치는 날 공명을 찾아 가다
작자 미상/명대 이후
一天風雪訪賢良(일천풍설방현량) 눈보라 몰아치는 날 어질고 좋은 이를 찾아갔다가
不遇空回意感傷(부우공회의감상) 만나지 못하고 헛되이 돌아오니 마음이 서글프네
凍合溪橋山石滑(동합계교산석활) 계곡의 다리는 얼어붙고 산의 돌길도 미끄러운데
寒侵鞍馬路途長(한침안마로도장) 추위는 말안장에 파고들어 갈 길은 멀구나
當頭片片梨花落(당두편편이화락) 머리 위로 배꽃이 조각조각(산산히) 떨어지고
撲面紛紛柳絮狂(복면분분류서광) 얼굴을 때리는 버들 꽃가루는 미친 듯 흩날리네
回首停鞭遙望處(회수정편요망처) 머리를 돌리고 말 채찍을 멈춰 먼 곳을 바라보니
爛銀堆滿臥龍岡(란은퇴만와룡강) 눈 가득 쌓인 와룡 언덕은 은빛이 찬란하네 (번역 한상철)
*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 제37회 '사마휘재천명사 유현덕삼고초려' 편에 나오는 한시다. 유비가 눈 오는 날 제갈 량(호, 공명)을 만나러 갔으나, 만나지 못한 장면을 후인들이 서정성 있게 읊어냈다. 와룡강은 공명이 거처하는 곳이다. 와룡(누운 룡)은 당시 세인들이 부르는 공명의 별칭이다(역자 주). 한상철 소장 「삼국지연의」(민국 경신년 1920년 재판본) 전 8권중 제3권 13면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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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국지연의 제3권 제13면 우측 형광 펜 흔적이 위 시다. 연활자 글씨가 아주 작아 판독하기 대단히 힘들다. 돋보기를 사용해도 어렵다. 제2구 제2자는 의(意) 자로 되어 있다. 의미상으로는 우(遇) 자가 더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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