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 이야기

한학자 성백효씨 ‘현토완역 서경집전’ 펴내

강나루터 2023. 3. 29. 02:49

한학자 성백효씨 ‘현토완역 서경집전’ 펴내

입력 1998.04.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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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삼경 완역 올해 마무리”/89년 첫 작업… ‘주역전의’만 남아/한문공부법 전통 사라져 아쉬움한학자이자 민족문화추진회교수인 성백효(成百曉·53)씨가 「현토완역(懸吐完譯) 서경집전(書經集傳)」(전통문화연구회 발행, 상·하 각권 2만원)을 내놓았다. 이 책은 1209년 주자의 제자인 채침(蔡沈)이 「서경」 원문에 역대의 주석을 참고해 해설을 붙인 「서경집전」을 전통식 토를 달아 완역한 것. 집전까지 번역한 것은 처음이다.

성교수는 89년 「논어집주(集註)」를 시작으로 「맹자집주」 「대학·중용집주」 「시경집전」을 냈고 올해 안에 「주역전의(周易傳義)」까지 내놓아 사서삼경 현토완역 작업을 마무리지을 계획이다. 그의 작업은 한 학자가 일관된 체제로 사서삼경을 주석까지 완역한다는 점에서 동양학과 국학연구의 귀중한 토대라는 평가를 받는다.

­「서경」은 문장이 난해한 것으로 유명한데….

『중국고대 하·은·주나라 때 임금의 말과 행실을 후대의 사관이 기록한 것으로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정치이론서지요. 그러나 고리타분한 옛얘기가 아니라 오늘날에도 배울 점이 많은 고전입니다』

­예를 들면….

『태갑(太甲) 하편에 「有言(유언)이 逆于汝心(역우여심)이어든 必求諸道(필구저도)하시며 有言(유언)이 遜于汝志(손우여지)어든 必求諸非道(필구저비도)하소서」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떤 말이 당신(임금) 마음에 거슬리거든 반드시 도(이치)에 맞는다고 생각하시고 어떤 말이 당신 뜻에 순하거든 반드시 도가 아니라고 생각하소서」라는 뜻입니다. 괘씸죄라는 말이 횡행하는 우리 사회에서 모든 위정자가 새겨들을 만한 경구라고 봅니다』

­사서삼경 현토완역 작업은 어떻게 시작했습니까.

『학생들을 가르치다보니 마땅한 교재가 없더군요. 처음에 논어를 시작한 것이 주역까지 왔어요』

­젊어서 여러 선비를 찾아다니며 전통식 한학을 배웠는데 이제 그런 맥이 거의 끊어지는 것 아닙니까.

『작문은 제쳐두고라도 토를 제대로 달고 거기에 운율을 붙여 소리내 읽는 성독(聲讀)도 제대로 할 줄 아는 분이 이젠 별로 없어요. 우리식 한문공부법의 전통이 사라진다는 점에서 참 아쉽습니다. 현대식 문법만 갖고는 한계가 있거든요』

­한문고전을 엄청나게 번역하셨지요.

『200자 원고지로 치면 5만매쯤 될 겁니다. 실록 문집 병서 등등…. 교정이 제일 힘들어요. 꼬박 제가 다 해야하거든요』

­아버지의 귀한 학문을 이을 자녀분이 있습니까.

『그러면 좋을텐데 하려고들 안해요. 큰애가 중문과에 다니는데 백화문(현대중국어)이나 하는 정도고…』<이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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