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이야기

최잔고목(摧殘枯木)

강나루터 2024. 1. 31. 08:50

 

 

 

부러지고 이지러진 마른 나무 막대기가 최잔고목(摧殘枯木)이다.

이렇듯 쓸데없는 나무막대기는 나무꾼도 돌아보지 않는다.

땔나무도 되지 않기 때문이다.

 

불 땔 물건도 못 되는 나무 막대기는 천지간에 어디 한 곳 쓸 곳이 없는 아주 못 쓰는 물건이니

이러한 물건이 되지 않으면 공부인(工夫人)이 되지 못한다.

 

결국은 제 잘난 싸움마당에서 춤추는 미친 사람이 되고 말아서 공부 길은 영영 멀어지고 마는 것이다.

그러므로 공부인은 세상에서 아무 쓸 곳이 없는 대낙오자가 되지 않으면 안된다.

 

오직 영원을 위하여 모든 것을 다 희생해서 버리고 세상을 아주 등진 사람이 되어야 한다.

누구에게나 버림받는 사람, 어느 곳에서나 멸시 당하는 사람,

살아나가는 길이란 공부 길밖에 없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세상에서 뿐만 아니라 불법(佛法) 가운데서도 버림받은 사람, 쓸 데 없는 사람이 되지 않고는

‘영원한 자유’를 성취할 수 없는 것이다.

 

천태 지자대사 같은 천고의 고승도 죽을 때 탄식하였다.

“내가 만일 대중을 거느리지 않았던들 육근청정의 성위(聖位)에 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대중의 어른 노릇 하느라고 오품범위(五品凡位)를 벗어나지 못하였다.”

 

지자대사 같은 분도 이렇게 말씀하였거늘 하물며 그 외 사람들이랴.

 

- 수도팔계(修道八戒) 중에서 성철큰스님 말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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