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兎罝(토저)
-토끼그물-
《토저(兔罝)》는 무사를 칭송하는 시가다. 서주와 춘추 시대는 무사 계급 이상의 귀족 출신 갑사(甲士)만이 갑옷을 착용하고 네 마리의 말이 끄는 수레인 승(乘)에 올라 창과 방패를 들고 사직(社稷)을 호위하는 자격을 갖췄다. 당시 무사들은 군사를 전투에 투입할 때 주력이 되고 기타 국인들은 도병(徒兵)이 되어 도보로 승(乘)의 뒤를 따르면서 보조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그래서 갑사만이 ‘규규무부(赳赳武夫) 즉 씩씩하고 용맹한 무사’라는 칭호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했다. 그리고 서주와 춘추전국시대에 남방문학을 대표했던 초나라에서는 토(兎)를 호랑이를 뜻하는 오토(於菟)라고 했으며 그것을 근거로 토끼가 아니라 호랑이를 잡는 그물이라고 했다. 초성왕을 도와 초나라를 남방의 강국으로 등장시킨 투자문(鬪子文)의 이름은 호랑이 젖을 먹고 자랐다는 의미의 곡오토(穀於菟)다.
시의가 토끼가 아니라 호랑이를 잡기 위해 그물을 친다고 한 것은 사냥을 찬미했을 뿐만 아니라 규규무부(赳赳武夫)가 공후(公侯)의 ‘간성(干城)’, ‘호구(好逑) 즉 배필’, ‘복심(腹心)’이라는 이라고 표현했음을 알아야만 한다.
《모서(毛序)》는 후비의 덕을 찬미한 시가라고 했으나 씩씩한 무사들의 무위를 찬양한 내용으로 보아 시의에 맞지 않은 억지해석이다. 또 주희(朱熹)는 ‘문왕지화(文王之化)라고 해석했으며’ 또 어떤 사람은 산림에 은거한 현인을 칭송한 시가라고도 했는데 모두가 믿을만한 설이 아니다.
교화가 행해져 풍속은 아름다워 지고 그 결과 현능한 인재들이 셀 수 없이 많이 등장하여 비록 토끼그물을 치는 야인(野人)들의 재주까지도 쓸만함이 있었다. 그래서 시인이 흥(興)을 일으켜 찬미하는 시을 지어 노래하니 주문왕의 덕화가 창성해졌음을 볼 수 있다.
其一
肅肅兎罝(숙숙토저)
촘촘한 토끼그물
椓之丁丁(탁지정정)
말뚝 박는 소리 쟁쟁하도다
赳赳武夫(규규무부)
씩씩한 무사여
公侯干城(공후간성)
제후들의 성을 지키는 간성이로다.
흥(興)이다. 肅肅(숙숙)은 규칙적으로 들리는 소리다. 罝(저)는 그물이다. 丁丁(정정)은 말뚝을 박을 때 쟁쟁하게 울리는 소리다. 赳赳(규규)는 굳센 모양이다. 干(간)은 방패이니, 干城(간성)은 모두 밖을 막아서 안을 지키는 행위다.
其二
肅肅兎罝(숙숙토저)
촘촘한 토끼그물
施于中逵(시우중규)
길목에 치네
赳赳武夫(규규무부)
씩씩한 저 용사들이여
公侯好仇( 공후호구)
공후들의 좋은 짝이로다.
흥(興)이다. 규(逵)는 아홉 갈래의 길이 만나는 곳이다. 구(仇)는 구(逑)와 통하니 광형(匡衡)이 관저(關雎)를 인용할 때 구(仇) 자로 썼다. 공후(公侯)의 좋은 짝은 성인(聖人)의 짝이라는 말과 같으니, 비단 간성(干城)뿐만이 아니니, 아름다움을 찬탄해 마지않았다.
其三
肅肅免罝(숙숙토저)
촘촘한 토끼그물
施于中林(시우중림)
수풀 속에 치네네
赳赳武夫(규무부규)
씩씩한 저 무사들이여
公侯腹心(공후복심)
공후들이 심복이네
흥(興)이다. 중림(中林)은 깊은 숲속이다. 복심(服心)은 동심(同心)과 동덕(同德)을 이름이니 또한 비단 좋은 짝뿐만이 아닌 것이다.
兎罝 三章이니, 章 四句이다.
'경전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8-3. 象辭(상사) (4) | 2025.03.14 |
---|---|
십종무익송(十種無益頌) / 청매(靑梅)선사 (2) | 2025.03.08 |
순치 황제 출가시 (2) | 2025.03.07 |
) 3. 권이(卷耳) (0) | 2025.03.05 |
락 관 주(樂 觀 呪) (0) | 2025.02.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