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이야기

[스크랩] 사리불의 보살행

강나루터 2016. 1. 7. 17:14

 

 

 

사리불의 보살행

 

부처의 십대 제자 중 지혜 제일인자로 추앙되는 사리불이

과거 인지(因地:성불하기 전의 수행기) 때에 보살도(菩薩道)를 행하기로 마음먹고

저자거리로 나갔는데

한 여인이 울면서 지나가는 것을 보았다.

사리불은 다가가서 그녀에게 왜 그렇게 상심하여 우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 여인이 말하기를

『제 어머니가 큰 병이 들었는데 의사선생님의 말씀이

살아 있는 사람의 눈이 있어야 치료할 수 있답니다.

이 대명 천지에 어찌 산 사람의 눈을 구할 수 있겠습니까. 』

하는 것이 아닌가.

수행처를 벗어나 보살도를 행하기 위해 저자거리까지로 나온 사리불이라

망설이지 않고 『그러면 제 눈을 드리지요.』하고는 오른 쪽 눈을 뽑아 주었다.

여인은 사리불의 눈을 받아들고는

『 정말 대보살이십니다. 그런데 의사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눈은

왼쪽 눈이라야 된다고 하셨습니다.』

사리불은 난처했지만 그녀의 요청대로 왼쪽 눈마저 뽑아 주었다.

그런데 이를 받아든 여인은 냄새를 맡아보더니

『이 눈은 냄새가 나서 아니 되겠습니다.』하고는 버리고 가버렸다.

사리불은 깊은 생각에 빠졌습니다.

중생을 건진다는 것이 이리도 어려운 일이구나 하고.

그리고 보살도에서 물러나고 말았다고 합니다.

 

오늘날 대승의 보살도를 외치는 사람들이 많지만 이 이야기를 듣는다면

아마도 돌아서서 정신병자나 시대적 망나니의 소리 정도로 여기겠지요.

그러나 이는 분명 경전에 나온 이야기입니다.

왼쪽 뺨을 때리면 오른 쪽 뺨까지 내어주라는 바이블의 이야기와는 格이 다르지만

佛道와 緣이 없는 이에게는 전설의 고향같은 이야기라서 강 건너 이야기가 되겠지요.

 

부처님이나 역대 조사님들이 말하는 구경(究竟)의 도(道)를 깨우친다는 것도

각고(刻苦)의 노력 없이는 참으로 어려운 일이요,

더구나 깨쳐도 행하기는 더 더욱 어려운 것이 진실로 보살행입니다.

 

그래서 일찍이 황벽스님께서

 

『불시일번한철골(不是一番寒徹骨) 즘득매화박비향(怎得梅花撲鼻香)』

(한바탕 뼛속까지 스며드는 한기 없이 어찌 코에 스미는 매화향이 있으랴.)

 

라고 훈계했나 봅니다.

 

 

출처 : 현림의 소리
글쓴이 : 나그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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