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左 手 握 筆 로 쓰다)

朱子八丈夫論/春剛 左手握筆 書/庚寅年 오른쪽 팔이 골절되어 좌측 손으로 썼습니다

⦿朱子八丈夫論에 대하여⦿
1,靑天白日確乎昭明心境 (청천백일확호소명심경)
맑은 하늘에 밝은 햇빛처럼 해맑은 마음이어야 한다!
2,泰山喬嶽河海高大氣象 (태산교악하해고대기상)
태산처럼 높고 황하바다처럼 통큰 기개여야 한다!
3,北海南冥浩無涯岸局量 (북해남명호무애안국량)
북해와 남명처럼 넓디넓어 끝이 없는 도량이어야 한다!
4,光風霽月情無塵埃胸襟 (광풍제월정무진애흉금)
시원한 햇볕바람과 활짝 갠 달처럼 사람간에 티끌이 없는 가슴이어야 한다!
5,鳳飛千仞飢不啄粟廉義 (봉비천인기불탁속염의)
봉황처럼 먼 길을 날며 굶주려도 잡곡을 먹지 않는 기본자세여야 한다!
6,鴻鳴九霄非必啣蘆經世 (홍명구소비필함로경세)
기러기처럼 높이 하늘을 날되 먹이만을 위한 것이 아닌 세상다스림이어야 한다!
7,花爛春城萬花方暢容色 (화란춘성만화방창용색)
봄 동산의 꽃처럼 만 가지 꽃이 늘 펴있는 얼굴모습이어야 한다!
8,雪滿窮壑高松特立持節 (설만궁학고송특립지절)
눈 가득한 깊은 산에 높은 소나무처럼 홀로 우뚝 선 지조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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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자(朱子)는 장부(丈夫)가 반드시 지녀야 하는 삶의 신념을
이렇게 8가지로 요약하여 정리했다.
1. 마음가짐<心境> 2. 기개<氣象>
3. 도량<局量> 4. 가슴<胸襟>
5. 기본자세<廉義> 6. 세상다스림<經世>
7. 얼굴모습<容色> 8. 지조<持節>를,
자연의 섭리와 그 이치에 비유하며...
간결하게 십언시(十言詩)로 설명한 것이다.
우리네 제고넷 대장부(大丈夫)들도...
여기에서 무엇인가를 다시 배워야 한다!
그리하여 아름답고 지혜가 넘치는...
우리네 사랑방을 다시 꾸려나가야 한다!
햇빛처럼, 바다처럼, 북해남명처럼, 달처럼,
봉황처럼, 기러기처럼, 꽃처럼, 소나무처럼.......
그렇게.......
해맑고, 통크고, 끝이 없고, 사람 간에 티끌이 없고...
굶주려도 잡곡을 먹지 않고, 먹이만을 위한 것이 아닌...
늘 펴있어야 하며, 홀로 우뚝 서야 하는 것이다!
바로, 이 자리, 여기에서부터!
환아잠 (還我箴) / 나 자신으로 돌아가자,辛卯年 新正초하루,8폭병풍 左手握筆로/春剛쓰다
출처-<
김춘강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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還我箴(환아잠)/*혜환재(惠寰齋)이용휴(李用休,1708~1782)
나 자신으로 돌아가자
昔我之初 純然天理(석아지초,순연천리)
처음 태어난 옛날에는, 천리를 순수하게 따르던 내게
逮其有知 害者紛起(체기유지,해자분기)
지각이 생기면서부터는, 해치는 것이 분분히 일어났다.
見識爲害 才能爲害(견식위해,재능위해)
지식과 견문이 나를 해치고,재주와 능력이 나를 해쳤으나
習心習事 輾轉難解(습심습사,전전난해)
타성에 젖고 세상사에 닳고 닳아,나를 얽어맨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復奉別人 某氏某公(부봉별인,모씨모공)
성공한 사람들을 받들어,어른이니 귀인이니 모시며
援引藉重 以驚群蒙(원인적중,이경군몽)
그들을 끌어대고 이용하여, 어리석은 자를 놀라게 했다.
故我旣失 眞我又隱(고아기실,진아우은)
옛날의 나를 잃게 되자, 진실한 나도 숨어 버렸다.
有用事者 乘我未返(유용사자,승아미반)
일을 꾸미기를 좋아하는 자가 있어,돌아가지 않는 나의 틈새를 노렸다.
久離思歸 夢覺日出(구리사귀,몽각일출)
오래 떠나 있자 돌아갈 마음이 생겼으니,해가 뜨자 잠에서 깨어나는 것과 같았다.
飜然轉身 已還于室(번연전신.이환우실)
훌쩍 몸을 돌이켜 보니, 나는 벌써 옛집에 돌아와 있었다.
光景依舊 體氣淸平(광경의구,체기청평)
보이는 광경은 전과 다름없지만,몸의 기운은 맑고 평화롭도다.
發錮脫機 今日如生(발고탈기,금일여생)
차꼬를 벗고 형틀에서 풀려 나서,오늘에는 살아난 기분이구나!
目不加明 耳不加聰(목불가명,이불가청)
눈이 더 밝아진 것도 아니고,귀가 더 잘 들리는 것도 아니나
天明天聰 只與故同(천명천청,지여고동)
하늘에서 받은 눈과 귀가, 옛날 같이 밝아져 있을 뿐이로다.
千聖過影 我求還我(천성과영,아구환아)
수많은 성인은 지나가는 그림자이니,나는 나에게 돌아가리라.
赤子大人 其心一也(적자대인,기심일야)
赤子와 大人이란 ,그 마음은 본래 하나이다.
還無新奇 別念易馳(환무신기,별념역치)
돌아와도 신기한 것 전혀 없어, 다른 생각이 일어나기 쉽겠지마는
若復離次 永無還期(약부리차,영무환기)
만약 여기를 떠난다면,영원토록 돌아올 길 없으리.
焚香稽首 盟神誓天(분향계수,맹신서천)
분향하고 머리 조아리며,신에게 하늘에게 맹세하노라.
庶幾終身 與我周旋(서기종신,여아주선)
"이 한 몸 다 마치도록,나 자신과 더불어 살겠노라"
원제는 환아잠(還我箴).
이제목에는 <신득령(申得寧)을 위해 짓는다.>는단서가 첨부되어 있다.
字가 還我인 신의측(申矣測)이란 제자에게 준 잠언이다.
신의측은 저자의 아들 이가환이 <환아소전>을 지어주기도 한 인물이다
'
눈에는 두 가지가 있다. 외안(外眼) 즉 육체의 눈과, 내안(內眼) 곧 마음의 눈이 그것이다. 육체의 눈으로는 사물을 보고,
마음의 눈으로는 이치를 본다. 사물 치고 이치 없는 것은 없다. 장차 육체의 눈 때문에 현혹되는 것은 반드시 마음의 눈으로
바
로 잡아야 한다. 그렇다면 그 쓰임새가 온전한 것은 마음의 눈에 있다 하겠다. 또 육체의 눈과 마음의 눈이 교차되는 지점을 가리워
옮기게 되면, 육체의 눈은 도리어 마음의 눈에 해가 된다. 그런 까닭에 옛 사람이 처음 장님이었던 상태로 나를 돌려달라고 원했던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정
재중(鄭在中)은 올해로 마흔 살이다. 40년 동안 본 것이 적지 않을 터이다. 비록 지금부터 80살이 될 때까지 본다하더라도
지금까지 보다 많이 보진 못할 것이니, 훗날의 재중이 지금의 재중과 같을 것임을 알 수 있겠다. 다행이 재중은 육체의 눈에 장애가
있어 사물 보는 것을 방해하므로, 오로지 마음의 눈으로만 보게 되었다. 이치를 살핌이 더욱 밝아질 터이니, 훗날의 재중은 반드시
지금의 재중과는 다를 것이다. 사정이 이러할진대, 눈동자를 찔러 흐릿함을 물리치는 처방은 말할 것도 없고, 비록 작은 쇠칼로
각막을 도려내 광명을 되찾아 준다고 해도 또한 원하지 않게 되리라.'
이
용휴의 「정재중에게(贈鄭在中)」란 글이다. 의표를 찌르는 글쓰기는 시나 산문 할 것 없이 그의 장기다. 나이 40에 갑자기 실명한
정재중을 위로차 해준 말이다. 눈 앞의 모든 것은 마음을 어지럽게 한다. 육체의 눈은 실수 투성이다. 사고만 친다. 마음의 눈이
있어 육체의 눈이 흔히 빠지는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다. 사고만 치는 육체의 눈이야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다. 하지만 마음의
눈이 어둡게 되면, 보는 것이 많을수록 현혹됨도 커질 터이니 큰 일이라고 했다. 눈이 멀어 마음의 눈을 뜨게 되었으니 오히려 눈 먼 것을 축하하고픈 심정이라는 것이다.
문제는 현상의 어지러움 속에서 진실을 파악하는 능력이다.
그럴 수 있으려면 내가 내가 되어야만 한다.
내가 나의 주인이 될 때, 사물의 주인도 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늘 현혹되고, 끌려 다니고, 사고만 치게 된다.
환아잠(還我箴)」은 바로 이 `나를 찾자!`는 주제를 선언처럼 밝힌 글이다.
그의 문학 정신이 이 한편 글에 다 녹아 있다.
태
어나 순연(純然)하던 하늘 이치가 앎이 생겨나면서부터 흩어져 버렸다. 아는 것이 많아질수록, 나는 나의 주인이 되지 못하고,
모모한 사람들이 추켜세우는 명성에 현혹되고, 달콤한 칭찬에 안주하여 참 나를 잃고 헤매게 되었다. 어느 날 문득 정신을 돌이켜
본래 자리로 돌아왔다. 세상은 그대로인데, 내 몸을 옭죄던 굴레를 벗어던지자 문득 다 달라졌다. 이제 나는 나를 떠나지 않겠다.
내가 주인되는 삶을 포기하지 않겠다. 한눈 팔거나 기웃거리지 않겠다.
그의 `나를 찾자`는 주장은 오늘에도 여전히 새롭게 읽힌다. 눈을 잃고 나서 마음의 눈이 떠진 정재중처럼, 지금의 나를 버림으로써 참 나를 되찾자는 그의 주장은 여전히 힘이 있다.

朱子警齊箴(주자경제잠)
正其衣冠尊其瞻視(정기의관존첨시)
(의관을 정제하여 보는 것을 존엄히 하여)
潛心以居對越上帝(잠심이거대월상제)
(마음을 차분히 하여 거하되 상제를 대한것 같이 하라.)
足容必重手容必恭(족용필중수용필공)
(발의 거동은 반드시 무겁게 하고 손의 거동은 반드시 공손히 하여)
擇地而蹈折旋蟻封(택지이답절선의봉)
(땅을 가려 밟아서 개미뚝도 꺽어 돌아가라.)
出門如賓承事如祭(출문여빈승사여제)
(문을 나서는 손님을 본듯이 하고 일을 할때는 제사를 모시듯이 경건히 하여)
戰戰兢兢罔敢或易(전전긍긍망감혹역)
(조심하고 삼가하여 감히 혹시라도 함부로 하지말라.)
守口如甁防意如城(수구여병방의여성)
(입을 지키기를 병과 같이 하고 사사로운 마음 먹기를 성(城)과 같이 하여)
洞洞屬屬罔敢或輕(동동촉촉망감혹경)
(삼가고 조심하고 전일하게 하여 혹시라도 가볍게 하지 말라.)
不東以西不南以北(부동이서부남이북)
(동으로 하다가 서로 하지 말고 남으로 하다가 북으로 하지 말라.)
當事而存靡他其適(당사이존미타기적)
(일을 당하면 마음을 보존하여 다른데로 가지 마라.)
弗貳以二弗參以三 (불이이이불이삼)
(둘로써 보태지 말고 셋으로써 보태지 말라.)
惟心惟一萬變是監(유심유일만변시감)
(오직 마음을 한결같이 하여 만가지 변화를 이에 살펴보라.)
從事於斯是日持敬(종사어기시일지경)
(여기에 종사함은 지경이라 이르나니)
動靜無違表裏交正(동정무위표이교정)
(동정에 어김이 없으며 겉과 속이 서로 바르게 하라.)
須臾有間私欲萬端(수유유간사욕만단)
(잠시라도 간격이 있으면 사욕이 만가지로 일어나서)
不火而熱不氷而寒(불화이열불빙이한)
(불이없이도 뜨거우며 얼음이 없어도 추우리라.)
毫釐有差天壤易處(호리유차천양역처)
(털끝 만치라도 어그러짐이 있으면 하늘과 땅이 뒤 바뀌어)
三綱旣淪九法亦斁(삼강기윤구법역두)
(삼강이 매몰되고 구법이 또한 무너지리라.)
於乎小子念哉敬哉(어호소자념재경재)
(아!소자들아 생각하고 공경하라.)
墨卿司戒敢告靈臺(묵경사계감고령대)
(묵경으로 경계를 맡아 감히 영대에게 고하노라.)

<
무이도가(武夷櫂歌)> 를 차운하여 시를 짓고 <무이구곡도(武夷九曲圖)> 를 감상하고 <무이지(武夷志)>
를 읽고 무이구곡(武夷九曲)을 상상하는 본격적 삶은 퇴계(退溪) 이황(李滉)으로부터 시작되었다. 퇴계는 어느 날
<무이지>를 읽고 <무이도가> 를 차운하여 시를 지었다. 이 시의 제목은
<한거독무이지차구곡도가운십수(閒居讀武夷志次九曲櫂歌韻十首)> 인데 이를 풀이하면 ‘한가롭게 지내면서 <무이지>
를 읽고 <구곡도가> 를 차운한 10수’이다. 시의 제목에서 이 시가 어떻게 지어졌는가를 알 수 있다.
여
기서 <무이지> 는 중국 무이 지방의 풍물을 기록한 책이다. 물론 무이산과 무이구곡에 대한 기록이 자세히 실려 있다.
퇴계는 이 책을 읽고 상상 속에서 무이구곡을 유람하고 그 감회를 주자의 무이도가 의 형식을 그대로 계승하기 위하여 차운을 하였다.
퇴계가 지은 구곡시(九曲詩)의 대상은 지금 자신이 살고 있는 강호(江湖)가 아니라 그 옛날 주자가 은거했던 무이구곡이었다. 그는
이 시를 지으면서 무이구곡이 가지는 아름다운 경관을 이렇게 읊었다.
⦿序詩
不是仙山託異靈(불시선산탁이령)신선산은 신령에게만 알려지는 게 아니니
滄洲遊跡想餘淸(창주유적상여청)주희 선생 발자취 맑고 시원히 떠오르네
故能感激前宵夢(고능감격전소몽)그러므로 어제밤 꿈에 감격하여
一櫂賡歌九曲聲(일도갱가구곡성)노를 두드리며 구곡가를 이어서 부르네
⦿一 曲
一曲溪邊上釣船(일곡계변상조선)일곡의 물가에서 낚시배에 오르니
天柱依然瞰逝川(천주의연감서천)천주봉이 의연하게 서천을 굽어보네
一自眞儒吟賞後(일자진유음상후)주희 선생 한 번 음상한 후로부터는
同亭無復管風烟(동종무부관풍연)동정에 다시 풍광을 관장하지 못했네
⦿二 曲
二曲仙娥化碧峰(이곡선아화벽봉)이곡이라 선녀가 변화한 푸른 봉우리
天姸絶世靚修容(천연절세정수용)타고난 미모를 단장한 얼굴이라
不應更妛傾城薦(불응경치경성천)다시는 경국지색 추천 바라지 마시게
閭闔雲深一萬重(려함운심일만중)하늘궁궐 구름 깊어 만겹이나 쌓였다오
⦿三 曲
三曲懸厓揷巨船(삼곡현애삽거선)삼곡이라 높은 벼랑에 큰 배가 걸려 있어
空飛須此怪當年(공비수차괴당년)어기서 공중을 날다니 그 때 일 괴이하다
濟川畢竟如何用(제천필경여하용)내를 건널 땐 그렇다면 어떻게 쓰였을까
萬劫空煩鬼護憐(만겁공번귀호련)오랜 세월 부질없이 귀신 보호 받았나
⦿四 曲
四曲仙機靜夜巖(사곡선기정야암)사곡이라 선기암은 밤이 되어 고요한데
金鷄唱曉羽毛敀(금계창효우모귀)금계에 새벽 되니 깃털이 길게 보이네
此間更有風流在(차간갱유풍류재)이 사이에 참으로 풍류가 있으니
披得羊裘釣月潭(피득양구조월담)양구 벗고 월담에서 낚시를 하리라
⦿五 曲
五曲山高雲氣深(오곡산고운기심)오곡의 산은 높고 구름기운 깊었에라
大隱還須隱藪林(대은환수은수림)대은이 도리어 수풀 속에 은거하셨네
擬把瑤琴彈夜月(의파요금탄야월)요금을 빗겨 안고 달밤에 타 본들
山前荷攱肯知心(산전하궤긍지심)산 앞의 삼태기 멘 사람 이 마음 알겠는가
⦿六 曲
六曲回環碧玉灣(육곡회환벽옥만)육곡이라 푸른 옥빛 물굽이 둘러 있고
靈踪何許但雲關(연종하허단운관)신령한 자취는 어디인가 구름관문뿐이로다
落花流水來深處(낙화유수래심처)꽃잎 뜬 물 따라 깊은 곳 찾아오니
始覺仙家日月閑(시각선가일월한)비로소 알겠네 선가의 세월 한가로움을
⦿七 曲
七曲移船上碧灘(칠곡이선상벽탄)칠곡에 배를 몰아 푸른 여울 올라서서
天壺奇勝最堪看(천호기승최감간)천호봉의 기이한 풍경 가장 볼 만하네
何當喚取流霞酌(하당환취류하작)어찌하면 신선 불러 유하주 란 잔 얻어먹고
醉挾飛仙鶴背寒(취협비선학배한)취하여 비선을 끼고 학의 등을 타볼꼬?
⦿八 曲
八曲雲屛護水開(팔곡운병호수개)팔곡이라 구름병풍 호수 둘러 펼쳤는데
飄然一棹任旋廻(표연일도임선회)표연히 노에 맡기고 물 위를 선회하네
樓巖可識天公意(루암가식천공의)고루암은 조물주의 뜻을 아는가?
鼓得遊人究竟來(고득유인구경래)나그네 꼬드겨 끝까지 찾아오게 하네
⦿九 曲
九曲山開只曠然(구곡산개지광연)구곡이라 산 열리니 눈 앞이 확 트이고
人烟墟落俯長川(인연허락부장천)인가촌락이 긴 하천 굽어 보네
勸君莫道斯遊極(권군막도사유극)여보시게 이곳에서 유람 끝났다 말하지 말게
妙處猶須別一天(묘처유수별일천)절묘한 곳엔 오히려 모름지기 별천지가 있다오
(이황, 퇴계전서 권1)
퇴
계는 도산(陶山)의 북쪽에 한서암(寒棲庵)을 지어 처음 은거지로 삼았다가 후에 도산의 남쪽에 도산서당(陶山書堂)과
농운정사(朧雲精舍)를 세우며 구곡원림을 경영하였다.(이황,吾家山誌 권1, 陶山雜詠幷記) 그가 지은 희작칠대삼곡시(戱作七臺三曲詩)
중에 3곡으로 석담곡(石潭曲), 천사곡(川沙曲), 단사곡(丹沙曲)이라는 명칭이 보이고 그 주(註)에도 “월란암은 산이 가깝고 물이
임하여 잘린 것이 누대의 형상과 같은 것이 무릇 7곳인데 물이 산을 둘러 굽이를 이룬 것이 무릇 3곳이다.(月瀾庵 近山臨水而斷
如臺形者 凡七水繞山成曲者 凡三)”31) 라고 한 것을 볼 때에도 당시 이미 어느 정도 구곡원림이 지정된 것이라 볼 수 있다.
청
량산(淸凉山)의 계곡을 따라 낙천(洛川)이 굽이굽이 흐르면서 절경을 이루는 도산구곡 원림은 오가산지(吾家山志) 에 의하면 제1곡이
운암(雲巖), 제2곡이 월천(月川), 제3곡이 오담(鰲淡), 제4곡이 분천(汾川), 제5곡이 탁영(濯;), 제6곡이
천사(川砂), 제7곡이 단사(丹砂), 제8곡이 고산(孤山), 제9곡이 청량(淸凉) 등이다. 퇴계는 도산서당을 제5곡에 마련했는데
이는 주자가 무이구곡의 제5곡에 무이정사를 건립한 것과 같이 역(易)의 구오(九五), 즉 비룡재천격(飛龍在天格)인 양오(陽五)를
택했으니 성리학자로서의 주도면밀함을 잘 대변해 주고 있다. 퇴계는 도산 구곡원림을 대상으로 구곡가를 짓지 않았으나 정조 때의
하계(霞溪) 이가순(李家淳)이 도산구곡가 를 지어 오늘날에 전하고 있는데 이 시에서 도산구곡의 대체적인 경관을 짐작할 수
있다.32)
<한거독무이지차구곡도가운십수(閒居讀武夷志次九曲櫂歌韻十首)>
한가로이 지내며 <무이지>를 읽고 <무이도가> 를 차운하다 10수
-퇴계 이황
<
무이도가(武夷櫂歌)> 를 차운하여 시를 짓고 <무이구곡도(武夷九曲圖)> 를 감상하고 <무이지(武夷志)>
를 읽고 무이구곡(武夷九曲)을 상상하는 본격적 삶은 퇴계(退溪) 이황(李滉)으로부터 시작되었다. 퇴계는 어느 날
<무이지>를 읽고 <무이도가> 를 차운하여 시를 지었다. 이 시의 제목은
<한거독무이지차구곡도가운십수(閒居讀武夷志次九曲櫂歌韻十首)> 인데 이를 풀이하면 ‘한가롭게 지내면서 <무이지>
를 읽고 <구곡도가> 를 차운한 10수’이다. 시의 제목에서 이 시가 어떻게 지어졌는가를 알 수 있다.
여
기서 <무이지> 는 중국 무이 지방의 풍물을 기록한 책이다. 물론 무이산과 무이구곡에 대한 기록이 자세히 실려 있다.
퇴계는 이 책을 읽고 상상 속에서 무이구곡을 유람하고 그 감회를 주자의 무이도가 의 형식을 그대로 계승하기 위하여 차운을 하였다.
퇴계가 지은 구곡시(九曲詩)의 대상은 지금 자신이 살고 있는 강호(江湖)가 아니라 그 옛날 주자가 은거했던 무이구곡이었다. 그는
이 시를 지으면서 무이구곡이 가지는 아름다운 경관을 이렇게 읊었다.

1, 七言 名句對聯 八幅 屛風(칠언 연구 팔폭 병풍)
① 一勤天下無難事 百忍堂中有泰和 일근천하무난사 백인당중유태화
한결같이 부지런한 사람은 천하에 어려운 일이 없고
백번 참는 집에는 화평이 있다.
② 與人不競心常靜 爲公無私夢亦閑 여인불경심상정 위공무사몽역한
사람과 더불어 다투지 않으니 마음이 항상 고요하고
공정하여 사사로움이 없으니 꿈 또한 한가하다.
③ 施仁布德平生事 身健功成有福人 시인포덕평생사 신건공성유복인
인을 베풀고 덕을 펴는 것으로 평생의 일을 삼고
몸이 건강하고 공을 이루니 복이 있는 사람이다.
④ 修身孝悌齊家術 捨此眞其何處尋 수신효제제가술 사차진기하처심
몸을 닦고 공경으로 효도하는 것은 집을 고르게 하는 법인데
이것을 버리고 참된 것을 어디 가서 찾으리요.
⑤ 樹欲靜而風不止 子欲養而親不待 수욕정이풍불지 자욕양이친부대
나무는 고요하고자 하나 바람은 그치지 않고
아들은 봉양 하고자 하나 어버이는 기다리지 않는다.
⑥ 高士終身還似拙 智人處世反如愚 고사종신환사졸 지인처세반여우
고상한 선비는 종신토록 졸한 것 같이하고
지혜 있는 사람은 처세하는데 어리석은 것 같이 한다.
⑦ 事能知足心常樂 人到無求品自高 사능지족심상락 인도무구품자고
자기 일에 만족함을 알면 마음이 항상 즐겁고
사람이 구함(욕심)이 없는데 이르면 품위가 스스로 높아진다.
⑧ 計利當計天下利 求名應求萬世名 계리당계천하리 구명응구만세명
이를 꾀하려면 천하의 이를 꾀하고
이름을 구하려면 만세의 이름을 구 하라.
[金春剛書藝] 사는게 별거 있나요 (외6편)





(淸心事達)청심사달)
마음이 맑으면 모든 일에 도달할 수 있다

和氣滿堂(화기만당)
화목한 기운이 집안에 가득하도다

보왕삼매론(寶王三昧論)
[一]. 몸에 병이 없기를 바라지 말라.
몸에 병이 없으면 탐욕이 생기기 쉽나니,
그래서 성현이 말씀하시되 병고로써 양약을 삼으라 하셨느니라.
[二]. 세상살이에 곤란함이 없기를 바라지말라.
세상살이에 곤란함이 없으면 업신여기는 마음과 사치한 마음이 생기나니, 그래서 성현이 말씀하시되 근심과 곤란으로 세상을 살아가라 하셨느니라.
[三]. 공부하는데 마음에 장애가 없기를 바라지 말라.
마음에 장애가 없으면 배우는 것이 넘치게 되나니
그래서 성현이 말씀하시되 장애속에서 해탈을 얻으라 하셨느니라.
[四]. 수행하는데 마 없기를 바라지 말라.
수행하는데 마가 없으면 서원이 굳건해지지 못하니, 그래서 성현이 말씀하시되 모든 마군으로서 수행을 도와주는 벗을 삼으라 하셨느니라.
[五]. 일을 계획하되 쉽게 되기를 바라지 말라.
일이 쉽게되면 뜻을 경솔한 데 두게 되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많은 세월을 두고 일을 성취하라 하셨느니라.
[六]. 친구를 사귀되 내가 이롭기를 바라지 말라.
내가 이롭고자하면 의리를 상하게 되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순결로서 사귐을 깊게 하라 하셨느니라.
[七]. 남이 내 뜻대로 순종해 주기를 바라지 말라.
남이 내 뜻대로 순종해주면 마음이 스스로 교만해지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내 뜻에 맞지않는 사람들로서 무리를 이루라 하셨느니라.
[八]. 공덕을 베풀때 에는 과보를 바라지 말라.
과보를 바라면 불순한 생각이 움트게 되나니 ,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덕 베푸는 것을 헌신처럼 버리라 하셨느니라.
[九]. 이익을 분에 넘치게 바라지 말라.
이익이 분에 넘치면 어리석은 마음이 생기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적은 이익으로써 부자가 되라 하셨느니라.
[拾]. 억울함을 당할지라도 굳이 변명하려고 하지말라.
억울함을 변명하다보면 원망하는 마음을 돕게 되나니 ,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억울함을 당하는 것으로 수행하는 문을 삼으라 하셨느니라.

바둑10계명 위기십결 (圍棋十訣)
바둑하는 사람이 반드시 새겨야될 명언이지만
모든 생활인에게도 꼭 새겨야할 명언 이다
1. 부득탐승 (不得貪勝)
너무 이기려고만 하지 말라는 충고입니다. 바둑은 승부를 다투는 게임이므로 바둑을 둘 때는 필승의 신념을 갖고 자신있게 두어가야 합니다.
2. 입계의완 (入界誼緩)
경
계를 넘어 들어갈 때는 천천히 행동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뜻으로 해석이 됩니다.예컨대 포석이 끝나면 상대방 진영과 내편 진영 사이의
경계가 윤곽을 드러내게 됩니다. 그런 시점에서 서두르지를 말라는 것이죠. '입계의완'이 지향하고 있는 바는 요컨대 '정확한
형세판단'의 경지라고도 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내가 지금 불리한지, 유리한지를 알아야 약간의 무리를 무릅쓰고라도 일전을 불사할
것인지, 평화를 택할 것인지, 깊이 뛰어들 것인지, 가볍게 삭감하고 말 것인지를 결정할 수 있을 것 아니겠습니까.
3. 공피고아 (攻彼顧我)
상대방을 공격하고자 할 때는 먼저 나 자신을 한 번 돌아보라, 나에 게 약점은 없는지, 혹시 반격을 당할 소지는 없는지 등을 일단 잘 살펴 본 후에 공격을 하라는 가르침입니다.
4. 기자쟁선 (棄子爭先)
돌
몇 점을 희생시키더라도 선수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하수는 돌을 아끼고 상수는 돌을 버린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기자쟁선'은 또 요석과 폐석을 잘 구분하라는 가르침을 포함하고도 있습니다. 용무를 마친 돌은 덩어리가 아무리 커도 가치가 적은
것이고, 비록 한 점이라도 상대방을 끊고 있는 돌이라든가 근거에 관계된 돌은 죽여서는 안되는 것이겠죠.
5. 사소취대 (捨小取大)
작은 것을 버리고 큰 것을 취하라. '기자쟁선'과 일맥상통하는 말로서 너무도 당연한 얘기입니다.
그
러나 이게 말처럼 그렇게 쉬운 것은 아닙니다. 승부에 몰두하다 보 면, 승부에 집착하다 보면 냉정을 잃게 되고 판단이 흐려지기
일쑤 입니다. 더구나 작은 이익은 눈앞에 보이고 큰 이익은 멀리 있어 잘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은 법입니다. 그럴 때 냉정하게
멀리를 내다보고 작은 이익을 먼저 포기하기란 마입니다
6. 봉위수기 (逢危須棄)
위
기에 처할 경우에는 모름지기 버리라는 것입니다. 곤마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상책 입니다만, 바둑을 두다 보면 피차 곤마가
하나 둘, 혹은 그 이상 생기기 마련입니다. 곤마가 생겼을 때는 먼저 그 곤마의 관상을 잘 보아야 합니다. 살아가 는 길이 있다면
살려야 하지만, 도저히 살릴 가망이 없다고 판단이 된다 면, 또 살더라도 여기저기서 대가를 크게 지불해야 할 것처럼 보인다면 될
때는 미련을 두지 말고 과감히 버리는 것이 차선책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7. 신물경속 (愼勿輕速)
바
둑을 경솔히 빨리 두지 말고 신중히 한수 한수 잘 생각하면서 두라 는 말이겠지요. '위기십결' 가운데에서는 '부득탐승'과 함께,
바둑의 기술적인 면이 아니라 정신적인 자세를 강조한 가르침입니다. '위기십결'의 원작자가 십결을 하나둘 만들어 가다가, 바둑을
두는 마음가짐을 강조하는 데에는 아무래도 '부득탐승'하나만으로는 미흡하다고 느낀 것인지 모릅니다. '부득탐승'은 너무 어려운
내용이니까 이번에는 좀 쉬운 말로 한 것이겠지요.
8. 동수상응 (動須相應)
행
마를 할 때는 모름지기 이쪽저쪽이 서로 연관되게, 서로 호응을 하 면서 국세를 내 편에 유리하게 이끌 수 있도록 그런 방향으로
운석하라 는 것이겠죠. 바둑돌은 판 위에 한 번 놓여지면 그 위치는 변경될 수가 없지만, 그 역할은 시시때때로 바뀌어 갑니다.
그래서 바둑은 살아 움직이는 유기체 와 같다고들 하는 것입니다.
9. 피강자보 (彼强自保)
상
대가 강한 곳에서는 내 편의 돌을 잘 보살피라는 것입니다. 형세가 조금 불리하게 느껴진다고 해서 상대편 병사가 많은 곳에 마구
뛰어들어간다거나 내 돌에 약점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싸움을 벌인다거 나 하는 것은 패국으로 가는 지름길이 될 뿐입니다. 불리할수록
참고 기다리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꾹 참고 기다리다 보면 언젠가 찬스는 찾아오는 법입니다.
10. 세고취화 (勢孤取和)
'
피강자보'와 결국은 같은 말로서, 상대편 세력 속에서 고립이 되는 경우에는 빨리 안정하는 길을 찾으라는 뜻입니다. 일단 살고
나서야 후일을 도모하든지 말든지 할 것 아닙니까. '삼국지' 같은 것을 보면 천하를 도모하는 수많은 영웅호걸이 등장하 는데, 그런
영웅호걸들도 때가 아니다 싶으면, 세불리라고 판단이 될 때 는 남의 가랑이 밑을 기지도 않습니까. 원대한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순간의 불편이나 굴욕은 참고 넘어가는 것, 그것이 진정한 용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