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비가 보일듯 말듯 내리는데 용천동 쪽으로 산보를 갔다 제일 꼭대기 집 개가 꼬리를 흔들며 반기기에 가까이 닥아가서 목덜미를 쓰다듬어 주었다 끈에 묶여 살면서도 조금도불안 한 티가 없으니 부럽고 존경스럽다 나는 왜서 들뜬 마음으로 여기 저기를 쏘다닐까 이 견공에게서 침착을 배워야겠다
윤 병상이네는 자기네 과수원 곁에 서 삼포 말목을 다듬어서 단을 만들어 차곡차곡 쌓는다 봄에 쓸 자료를 겨울에 준비하니 인삼,과수 농가는 겨울도 농한기가 아니고 바쁘다
법성게를 도자기판에 써 보았다 물감 타는것이 서툴어서 글씨가 엉망이다 잘못 된것은 칼로 갉아 내고 다시 쓰면 되지만 글자를 빠트리면 어쩔수 없이 곁에 쓰는수 밖에 없다
어느 절에서는 석石경經을 만드는 곳도 있다고한다 또 어떤이는 유명한 글귀를 옥돌에 색이기도 한단다 도자기에 글을 쓰는것도 그런 심정으로 임해야 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