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의 항아리
임옥인
주님이
2000도의 뜨거운 불 속에
넣으시고 또 넣으셔서
연단시킨 정금이 여기 있다.
아름다운 빛깔
찬란히 빛난다.
그 빛 속에
향기가 있다.
눈물이 있다.
기쁨이 있다.
그리고
노래가 있다.
그 향기 너무 그윽하고
그 눈물 너무 뜨겁구나
그 기쁨 너무 황홀하고
그 노래 너무 감미로워
여기 자그마한 그릇에 담아 보았다.
뭇 심령들이 위로와 기쁨을 얻고
힘과 용기를 얻으며
가락을 붙여서
주님을 향해 목청을 드높일 것을 생각하니
너무 기뻐서
서둘러서 여기에 내놓는다.
김 경 선
책 머리에
조그맣고 단순하게, 그리고 솔직하게
내 모습 그대로
내 심정 그대로
작은 물줄기가
지형을 따라 흘러가듯이
순탄하고 조용하게
속삭이며 부딪치며
때로는 아프게
저 큰 바다를 향해,
나의 마음
나의 처소에서
창가의 햇빛을 보며
비 내리면 빗소리 들으며
낙엽지면 낙엽을 보며
눈 내리면 하이얀 뜰에서
아기처럼 기뻐하며
강아지처럼 뛰놀며
감사 노래 부른 것이······
저자 약력
1915년 함경북도 吉州에서 태어남.
함흥 永生여자 고등 보통학교 졸업
日本 奈良여자 고등 사범학교 졸업
永生여고, 昌德여고, 樓氏여고 교사
단편 「孤影」, 「後妻記」로 문단 데뷔
부인신문, 월간 부인경향 편집장
建國大學校 교수, 가정대학장
한국문학가협회 중앙위원, 여류문학인회 회장, 예술원 회원
아시아 자유문학상, 한국 예술원상
창작집 『後妻記』, 장편『越南前後』외 다수
[출처] 임옥인 - 기도의 항아리|작성자 단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