泛菊/이율곡
泛菊 (범국 ; 국화를 술잔에 띄우고)
爲愛霜中菊 金英摘滿觴
위애상중국 금영적만상
서리 속의 국화를 사랑하기에, 노란 꽃잎 따서 술잔에 가득 띄웠네
淸香添酒味 秀色潤詩腸
청향첨주미 수색윤시장
맑은 향내는 술 맛을 돋구고, 수려(秀麗)한 빛은 시를 읊는 창자를 적셔주네
元亮尋常採 靈均造次嘗
원량심상채 영균조차상
원량(元亮)은 언제나 국화를 따고, 영균(靈均)은 급하게도 이를 맛보았네
何如情話處 詩酒兩逢場
하여정화처 시주량봉장
어찌 정담만 나누는 자리가, 시와 술로 서로 즐기는 자리만 하랴
* 원량(元亮) : 동진(東晋) 도연명의 일자(一字). 이는 그의 음주시(飮酒詩)에, "동쪽 울타리 밑에서 국화를 딴다. [採菊東籬下]"는 구절을 그냥 인용한 말이다.
* 영균(靈均) : 전국 시대 초(楚)나라의 삼려대부(三閭大夫) 굴원의 자(字). 이는 그의, "저녁에는 국화의 진 꽃을 먹는다. [夕餐秋菊之落英]"는 사(詞)를 그냥 인용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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