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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홍시(紅枾) 맛에 흠뻑 빠진 청태종?

강나루터 2014. 2. 3.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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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시(紅枾) 맛에 흠뻑 빠진 청태종

 

 

병자호란이 일어나기 한 해 전인 조선 인조 13년(1635) 11월 4일 《조선왕조실록》에는 ’금한(金汗)1)이 해마다 홍시 3만 개를 요구하니, 임금이 주라고 하였다.’는 기록이 나온다. 만주에는 감나무가 자라기 어려우니 청나라의 태종은 물론 지배 계층들은 평생 감 구경을 못했다. 특히 잘 익은 달콤한 홍시를 처음 맛본 그들은 진한 단맛에 흠뻑 빠져 이렇게 엄청난 양의 홍시를 매년 보내주도록 요구한 것이다. 아무리 겨울이지만 물렁물렁한 홍시를 어떻게 포장하여 가져갔는지는 흥미로울 따름이다.

 

1) 청(淸)나라 전신인 후금(後金)의 임금을 낮춰 이르는 말. 여기서는 2대 임금인 태종(太宗)을 말하는 것으로 보임.

 

 

 

 

감나무의 원산지는 중국 사천성, 운남성, 절강성 등 중국의 남부지역이다. 중국과 교류가 처음 시작되었을 먼 옛날에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으로 보이나 문헌에 찾을 수 있는 것은 고려 후기다.

《고려사》에 보면 충선왕 5년(1313) 혹세무민한 승려 효가를 잡아들인 기사 중에 '감과 밤을 먹었다'는 기록이 나온다. 이후 감나무는 조선조에 들면서 차츰 널리 보급된 것으로 보인다. 태종 4년(1404) 곶감 10속을 대마도에 보냈다는 내용을 비롯하여 성종 5년(1474)에 반포한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에 '감을 한가위 제물로 사용하라'는 내용 등 많은 감 관련 기록이 나온다.

 

 

 

 

오늘날의 분포는 서해안은 평남 진남포, 내륙지방은 가평, 제천, 봉화, 동해안은 원산을 기점으로 북청해안을 잇는 이남지역이다. 따라서 궁궐에 감나무를 심어서 키우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원래 궁궐의 꽃과 과일 및 나무는 경복궁 근처에 있던 장원서(掌苑署)에서 담당하는데, 연산 10년(1504)에 '홍시는 생산되는 지방에서 따로 봉하여 올리게 하라'는 기록이 있어서다.

그러나 오늘날 궁궐의 여기저기에서 흔히 감나무를 만날 수 있다. 모두 최근에 심은 나무이며 기후 온난화 영향으로 서울 기후에 적응하여 잘 자라고 있다. 경복궁 안에 고종의 거처였던 건청궁을 복원하면서 고종이 좋아하여 고종시(高宗枾)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고종시 감나무를 경남 산청에서 옮겨다 심었다.

 

 

 

 

감은 진한 단맛을 얻을 수 있는 과일이고, 곶감으로 만들어 두면 다른 어떤 과일보다 오랫동안 저장할 수 있어서 더욱 사랑을 받았다. 약으로도 쓰였다.

《동의보감》에는'곶감은 몸의 허함을 보하고 위장을 든든하게 하며 체한 것을 없애준다'라고 했다. 또'홍시는 심장과 폐를 눅여주고, 갈증을 멈추게 하며 식욕이 나게 하고 술독과 열독을 풀어준다'라고도 했다. 민간에는 감이 설사를 멎게 하고 배탈을 낫게 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강한 수렴(收斂) 작용을 하는 타닌이 장의 점막을 수축시켜 설사를 멈추게 한다는 것이다.

 

 

 

 

 

감나무는 열매뿐만 아니라 나무도 귀중한 쓰임이 있었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감나무 속에 타닌이 침착되어 검은 줄무늬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이런 감나무를 우리는 먹감나무(黑枾木, 烏枾木, 炭枾木)이라 하여 옷장, 문갑 등 조선시대의 가구재로 널리 애용했다.

따라서 먹감나무는 감나무와 다른 품종이 아니라 일반 감나무의 속이 검게 물들었을 뿐이다. 감나무 종류는 검게 변하는 특징이 있으며 열대지방에 자라는 감나무의 사촌 흑단(黑檀, ebony)은 이름 그대로 나무속이 완전히 새까맣다.

 

 

 

 

 

 

감나무를 비롯한 과일나무들은 과일을 매다느라 기력을 너무 소모해버린 탓에 대체로 오래 살기가 어렵다. 더욱이 사람들은 더 굵고 맛있는 과일나무를 만나면 원래 나무를 베어버리고 다시 심기 일쑤다. 그래서 고목 감나무가 흔치 않지만 예외적으로 수백 년을 살고 있는 나무들이 있다.

문화재청에서 파악하고 있는 나이 2~3백년 이상의 고목 감나무는 전국에 10여 그루 쯤 있다. 이들 중 최고령은 조선 초 영의정을 지낸 문신 하연(河演)이 일곱 살 때인 우왕8년(1382)에 심었다는 630살짜리 산청 남사 예담촌 감나무다. 그 외 540년된 상주 소은리 감나무는 최초의 접목 감나무로 알려 졌으며 의령 백곡리 감나무는 가장 크고 굵어서 천연기념물 492호로 지정되어 있다.

 

 

 

 

 

 

 

 

 

 

홍시, 달달한 ‘붉은 보약’… 기분까지 말랑말랑

 

‘비타민이 주렁주렁’

 

 

▲ 주홍빛으로 한껏 물이 오른 홍시. 예나 지금이나 홍시는 맛좋고, 몸에 좋은 서민들의 ‘건강 간식’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 김호웅 기자

 

 

전날 과음으로 숙취에 시달릴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이 황태 해장국이다. 황태는 명태를 겨울산에서 눈 맞아가며 말린 것이다. 명태가 숙취 해소에 으뜸인 생선이라면 과일 중에 숙취 해소에 좋은 것은 어떤 것일까. 바로 감이다.

 

명태와 감은 사람들로부터 불리는 이름이 다양한 것으로도 서로 닮았다. 생태로부터 동태, 황태, 북어, 노가리, 코다리, 춘태 등이 모두 가공방법 등의 차이로 만들어진 명태의 이름들이다.

감도 명태 못잖게 다양한 이름을 가졌다. 시중에 많이 등장하는 것만도 홍시, 단감, 곶감 등이 있으며 그 외에도 연시를 비롯해 땡감, 반시, 둥시, 대봉시 등이 있다.

 

감이 이처럼 여러 이름으로 불린 것은 다양한 맛으로 서민들의 미각을 자극한 것도 한몫했겠지만 더 큰 이유는 명태와 마찬가지로 값싸면서도 몸에 유익한 식품으로 널리 사랑 받았기 때문일 것이다.

 

감은 가을을 대표하는 과일로 비타민 A, B, C와 각종 미네랄을 풍부하게 지녔다. 그래서 예로부터 ‘감나무 밑에 서 있기만 해도 몸이 건강해진다’는 얘기까지 있다.

 

감 중에서도 요즘 주홍빛으로 말랑말랑하게 무르익어 가장 맛있다는 ‘홍시’가 제철이다. 그런데 홍시가 어떻게 월요병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여기에는 홍시에 얽힌 재미있는 일화 속에서 한 단서를 찾아볼 수 있다. 조선시대 ‘야설(야한 소설)’로 통하는 ‘골계(滑稽)’ 스토리 중에 이런 얘기가 전한다.

 

옛날에 신혼 첫날밤에 부부가 한 번 ‘찐하게’ 일을 치렀다. 그리고 신랑이 소피가 마려워 창호문을 열고 마루로 나섰다. 그런데 마루에 놓여 있던 것이 바로 홍시였다. 장모님께서 애썼다고 놓고 간 것이다.

 

먹고 힘내라는 장모님의 ‘깊은 뜻이 담긴’ 홍시였다. 겨울밤에 목마르지, 방사하느라 당 떨어졌지. 그럴 때 ‘사위 사랑은 장모’라고 일상 속에서 ‘임상적으로’ 확인했던 홍시의 위력을 떠올리고, 살그머니 툇마루에 홍시 몇 개를 소반에 받쳐 올려 놓았던 것이다.

 

감의 성분들을 분석해보면 분명히 몸의 신진대사를 도와 활력을 되찾아주고, 뇌 신경세포 간의 소통 역시 원활하게 해 우울한 기분을 떨치고 일어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우선 감에 풍부한 비타민 성분부터 보자. 비타민B1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더 많이 필요한 비타민이다. 신경계와 정신적인 태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서 ‘정신건강비타민’이라고도 한다. 비타민B2 역시 스트레스를 완화해주는 비타민으로 B1과 함께 있으면 시너지 효과를 낸다.

 

비타민A와 비타민C의 항산화 기능은 주말 휴식으로 인한 생체리듬 파괴로 면역력이 떨어진 월요병 환자들의 면역 기능을 향상시켜 준다. 비타민A는 항암 비타민으로도 유명하다.

 

또 숙취에 감이 좋다는 것은 비타민C가 신진대사를 빠른 속도로 개선해주기 때문이다. 비타민C는 조직 세포를 연결해주는 콜라겐 생성도 돕는다. 또 뇌출혈, 동맥경화 등 각종 성인병을 예방한다.

 

감에는 탄수화물 14%, 포도당 6%, 과당 3%, 설탕 5% 등이 함유돼 있다. 뇌 신경세포가 단기적으로 기력을 되찾는 데 가장 필요로 하는 에너지가 포도당이라는 사실을 감안할 때 새로 시작되는 일주일에 대한 중압감으로 ‘저하된 기분’에 감이 긍정적으로 작용하리라는 것을 쉽게 짐작해볼 수 있다.

 

특히 감 특유의 탄닌 성분 역시 월요병과 관련지어 주목해야 할 성분이다. 감의 떫은맛 속에 숨어 있는 탄닌은 몸이 늘어지고 피곤해 생기를 찾기 힘든 경우에 몸의 조직이나 기관을 수축시켜 탄력을 증강시킴으로써 정신을 깨우고 맑게 해준다.

 

탄닌은 스트레스로 인한 설사와 배탈도 예방해주고, 모세혈관 역시 튼튼하게 해준다. 탄닌은 감 외에 포도와 밤, 녹차 등에도 많이 들어 있다. 이와 함께 플라보노이드 계열의 물질인 홍시의 카테킨 성분은 항산화, 돌연변이 유발 억제, 항암활성 등의 효과가 있다.

 

한편 떫은 맛이 심하면 소금물에 한 번 씻어내는 것이 좋다. 탄닌이 몸에 좋은 성분이어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변비 등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평소 변비가 심한 사람은 감꼭지 안의 색이 옅은 섬유질 부분을 제거하고 먹으면 된다.

 

 

/ 문화

 

 

 

 

 

 

 

 

출처 : 마음의 정원
글쓴이 : 마음의 정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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