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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임종을 부인 모르게 하다(일본편)

강나루터 2014. 6. 14. 13:59


강평(康平)때에 한 대처승이 있었다.

스님은 별개의 방을 지어 그 곳에서 오랫동안 수행을 하고 있었다. 

스님의 부인은 남편에 대한 정이 깊었으며 어떤 경우에든 상냥하고 친절했다.

하지만 남편은 처를 어떻게 생각했는지 병에 걸렸을 때 처에게
고백하지 않고 도반스님을 불러 은밀히 부탁하기를

"만약 내가 임종을 맞이할 때에는 결코 제 처에게는 알려주지 마세요.
특별히 조금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라고 말했다.

이것을 들은 도반스님은 스님과의 약속대로 부인에게 알리지 않고 

병간호를 하며 임종시에도 혼자서 임종을 지켰다 
임종이 지나서야 도반스님이 열반 했다는 것을  부인에게 알렸다 

그러자 처는 놀라고 당황하며 괴로워하다가 기절해 버렸다.
사람들이 그녀의 모습을 보고 지켜보고 있는데

 그녀가 한참 있다가 깨어나서 크게 외치기를 

"나는 구루손불의 시절부터 이 놈의 극락왕생을 방해하기 위해서
그 오랜 세월 동안에 매번 처가 되고 남편이 되고 갖가지 친한
사이가 되어 왔다.
여러 가지 책략을 세워서 가까이 하고 지금까지 원하는 대로
옆에 계속 함께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오늘 이미 그를
놓쳐 버렸다. 분한 일이다."
라고 말하며 이를 갈면서 흙벽을 쳤다.

사람들은 무섭고 놀라워서 모두 들어가 숨는 동안에
그녀는 홀연히 자취를 감춰 버렸다.

 

습유왕생전(拾遺往生傳)에는
강평(康平)때의 사건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출처 : 連理枝의 庭園
글쓴이 : 連理枝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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