善用汝。너를 잘 사용하면
天人性命。皆可以描得。천지만물의 이치를 모두 묘사할 수 있지만
不善用汝。너를 잘 사용하지 못하면
忠邪黑白。皆足以幻易。충사忠邪와 흑백黑白이 모두 바뀔 수 있다.
출전 : 『채제공蔡濟恭』「번암집樊巖集」'필명筆銘'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은 글을 통해 소식을 듣고 정보와 지식을 습득하며, 글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피력하고 역사를 기록하기도 한다.
옛날 공자는 『춘추』라는 역사책을 쓰면서 의리를 기준으로 인물의 평가를 내려 두고두고 역사의 심판을 받게 하였고, 역사 속의 수 많은 문인들은 자신들이 쓴 글이 빌미가 되어 죽음을 맞기도 하였다.
우리나라 근대화의 시기에 백성들을 계몽시키는 수단도 글이었지만, 일제 침략기에 일본 제국주의를 선전하며 백성을 현혹시켰던 것도 글이었다. 그렇지만 이렇게 쓰여진 친일의 글은 본인들 스스로도 꽁꽁 감춰, 자신의 전집을 편찬하면서도 수록하지 않았고, 그런 글을 썼던 친일 문인들은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되어 역사에 길이 남겨지는 영예(?)를 얻엇다. 그런가 하면 현대사에 들어선 독재 권력은 언론을 통제하여 국민의 눈과 귀를 막앗고, 정권에 비판적인 글을 썼던 수많은 지식인들을 탄압하였다.
붓을 들고 있는 지금의 언론과 지식인들은 과연 어떤 글을 쓰고 있는지 묻고 싶다. 혹시 자기의 명예와 이익을 위해 거짓을 진시이라 속이는 글을 쓰고 있지는 않은지? 권력에 영합하여 권력자의 입맛에 맞는 글만 골라 쓰면서 소외된 현실을 외면하고 있지는 않은지? 나의 생각이 다르다고 다른 사람의 붓마저 꺾어 버리고 있지는 않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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