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 이야기

[스크랩] 목언님 출품자료 - 순자 권학편구

강나루터 2016. 8. 22. 13:27

 

 

君子曰; 學不可以已. 靑取之於藍, 而靑於藍. 氷水爲之, 而寒於水.

군자들은 "학문은 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푸른 물감은 쪽풀에서 얻지만

쪽풀보다 더 파랗고, 얼음은 물로 이루어졌지만 물보다 더 차다.

木直中繩, 以爲輪, 其曲中規, 雖有槁暴, 不復挺者, 使之然也.

나무가 곧아서 먹줄에 들어맞는다 하더라도 굽혀 수레바퀴를 만들면 굽은 자에 들어맞게 되고,

비록 바싹 마른다 하더라도 다시 펴지지 않는 것은 굽혔기 때문이다.

故木受繩則直, 金就礪則利, 君子博學而日參省乎己, 則知明而行無過矣.

나무는 먹줄을 따르면 곧아지고 쇠는 숫돌에 갈면 날카로워지는 것처럼 군자도 널리 배우며

매일 자기에 대해 생각하고 살피면 앎이 밝아지고 행동에 허물이 없을 것이다.

 

故不登高山, 不知天之高也, 不臨深谿, 不知地之厚也,

不聞先王之遺言, 不知學問之大也.

그러므로 높은 산에 올라가 보지 않으면 하늘이 높은 것을 알지 못하고,

깊은 계곡 가까이 가보지 않으면 땅이 두터운 것을 알지 못하며,

옛 임금들이 남긴 말씀을 듣지 못한다면 학문의 위대함을 알지 못할 것이다.

干越夷之子, 生而同聲, 長而異俗, 敎使之然也.

오(吳)나라나 월(越)나라나 오랑캐의 자식들도 태어났을 때는 같은 소리를 내지만

자랄수록 풍습이 달라지는 것은 가르침이 다르기 때문이다.

 

詩曰; 嗟爾君子, 無恒安息. 靖共爾位, 好是正直. 神之聽之, 介爾景福.

『시경(詩經)』에 이렇게 읊고 있다.

"아아, 그대들 군자여! 언제나 편히 쉬려고만 하지 말라.

그대 직위를 삼가 잘 다스리고 바르고 곧은 이들을 좋아하라.

신명께서 들으시면 그대에게 큰 복 내리시리라."

神莫大於化道, 福莫長於無禍.

올바른 길(道)로 교화시키는 일보다 더 크게 여기는 신명은 없으며,

화를 입지 않는 것보다 더 좋은 복은 없다.

 

- 君子(군자) : 본래는 벼슬하는 지배 계급에 있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이었으나,

뒤에는 덕이 많은 훌륭한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바뀌었다. 그것은 덕이 많은 사람이

세상을 다스려야 한다는 유가의 덕치주의 사상 때문이다. 군자의 반대말은 소인(小人)이다.

- 藍(람) : 여뀌과(蓼科)에 속하는 풀이름. 쪽. 이 풀의 잎으로 푸른 물감을 만들었다.

- 繩(승) : 목수들이 쓰는 먹줄. - (유) : 굽히는 것.

- 規(규) : 목수들이 원을 그릴 때 쓰던 굽은 자. 지금의 컴퍼스와 같은 것.

- 暴(폭) : 볕에 말리다. - 挺(정) : 곧아지는 것. - 礪(려) : 숫돌.

- 先王(선왕) : 堯(요), 舜(순), 禹(우), 湯(탕), 文王(문왕) 같은 옛날의 훌륭한 임금들.

- 干越夷(간월이맥) : '간'은 오나라에 있던 나라 이름. 오월(吳越)은 지금의 중국 남부지방으로

옛날에는 미개한 지역이었다.  '이맥'은 중국의 동북방에 살던 오랑캐 이름. 

- 詩(시) : 『시경』. 이 시는 『시경』소아(小雅)의 소명(小明)편에 보인다.

- 靖(정) : 꾀하는 것. - 共(공) : 공손한 것. 공(恭)과 뜻이 통함.

- 神(신) : 본시 『시경』에서는 삼갈 신(愼)의 뜻으로 쓰였고,

그때엔 청(聽)을 청종(聽從 : 도리를 잘 따름)의 뜻으로 풀어야 한다.

그러나 여기에서는 뒤의 순자의 말과 연결시키기 위하여

'신'은 '신명', '청'은 '듣는다'는 뜻으로 풀이하였다.

- 介(개) : 굳게 하다, 내려 주다. - 景(경) : 큰 것.

 

 [해설]

순자가 그의 책 첫머리에 학문에 대한 태도부터 밝히고 있다는 것은 학자로서의 성실성을 증명해준다.

학문이란 쪽풀에서 푸른 물감을 만들어 내거나, 곧은 나무를 굽혀 놓는 것처럼 사람의 성격이나

행동을 완전히 변화시킨다. 태어날 때엔 똑같던 사람들도 교육에 따라 뒤에는 완전히 다른

사람들로 성장한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성실히 배우면서 올바른 길을 찾아야만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이미 성악설(性惡說)의 기본 개념이 느껴진다.

吾嘗終日而思矣, 不如須臾之所學也, 吾嘗跂而望矣, 不如登高之博見也.

登高而招, 臂非加長也, 而見者遠, 順風而呼, 聲非加疾也, 而聞者彰. 假輿馬者,

非利足也, 而致千里, 假舟檝者, 非能水也, 而絶江河. 君子生非異也, 善假於物也.

나는 일찍이 하루 종일 생각만 해 본 일이 있었으나 잠깐 동안 공부한 것만 못하였다.

나는 일찍이 발돋움을 하고 바라본 일이 있었으나 높은 곳에 올라가 널리 바라보는 것만 못하였다.

높이 올라가 손짓을 하면 팔이 더 길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멀리서도 보이며,

바람을 따라 소리치면 소리가 더 커지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히 들리며,

수레와 말을 타면 발이 더 빨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천 리 길을 갈 수 있으며,

배와 노를 이용하면 물에 익숙지 않더라도 강을 건널 수 있다.

군자는 나면서부터 남과 달랐던 것이 아니라 사물을 잘 이용할 줄 아는 것이다.


- 須臾(수유) : 잠시, 짧은 동안.- 跂(기) : 발돋움하다. - 臂(비) : 팔.

- 疾(질) : 여기서는 소리가 커지는 것. - 彰(창) : 밝다. - 假(가) : 이용하는 것.

- 輿(여) : 수레. - (집) : 배의 노를 말함.

- 能水(능수) : 물에 익숙한 것. 헤엄을 잘 치는 것.

- 絶(절) : 물을 가로질러 건너가는 것.

[해설]-사람에게는 사색보다도 공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런데 공부를 잘하려면 좋은 환경에

좋은 방법을 써야 한다. 아무리 홀로 발돋움해 봐도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것만큼 널리 바라보이지

않는 것처럼, 학문도 좋은 환경에서 크게 발전한다. 수레나 말을 타면 걷는 것보다 빨리 먼 곳에

갈 수 있듯이 좋은 방법으로 공부하면 학문은 더 빨리 발전한다. 좋은 환경에 좋은 방법,

훌륭한 스승 아래 군자가 이룩되는 것이다.

 

積土成山, 風雨興焉. 積水成淵, 蛟龍生焉. 積善成德, 神明自得, 聖心備焉.

故不積蹞步, 無以至千里, 不積小流, 無以成江海. 騏驥一躍, 不能十步,

駑馬十駕, 則亦及之. 功在不舍. 鍥而舍之. 朽木不析, 鍥而不舍, 金石可鏤.

흙이 쌓여 이룩되면 바람과 비가 일게 된다. 물이 모여 못이 이룩되면 교룡과 용이 생겨나게 된다.

선함이 쌓여 덕이 이룩되면 자연히 귀신 같은 총명함을 얻게 되고 성스러운 마음이 갖추어지게 된다.

그러므로 반 걸음이 쌓이지 않으면 천리길을 갈 수 없고, 작은 흐름이 쌓이지 않으면 강과 바다가

이룩될 수 없는 것이다. 천리마도 한 번 뛰어 열 걸음을 갈 수 없고, 둔한 말도 열 배의 시간과

힘을 들여 수레를 끌면 천리마를 따를 수 있다. 공이 이룩되는 것은 중단하지 않는 데 달려 있다.

칼로 자르다 중단하면 썩은 나무라도 자를 수 없으며, 중단하지 않으면 쇠나 돌이라도 자를 수 있다.

蛟(교) : 용의 한 종류.

神明(신명) : 신통한 통찰력.

蹞(규) : 반걸음. 규(跬)와 같은 자.

騏驥(기기) : 좋은 말의 이름. 준마.

駑(노) : 노둔한 말.

十駕(십가) : 열 배의 시간과 힘을 들여 수레를 끄는 것.

열 배의 시간과 힘을 들여 수레를 끌면 준마가 한 번 끈 것보다는 더 멀리 간다는 뜻.

舍(사) : 중단하는 것.

鍥(계) : 칼로 자르기 위해 새기는 것.

鏤(루) : 조각의 뜻. 

 

螾無爪牙之利, 筋骨之强, 上食埃土, 下飮黃泉, 用心一也. 蟹八跪而二螯,

非虵蟺之穴, 無可寄託者, 用心躁也. 是故無冥冥之志者, 無昭昭之明,

無惛惛之事者, 無赫赫之功.

지렁이는 날카로운 발톱과 이빨과 힘센 근육이나 뼈를 가지고 있지 않지만,

위로는 티끌과 흙을 먹고 아래로는 땅 속의 물을 마시는데, 그것은 한결같이

마음을 쓰기 때문이다. 게는 여덟 개의 발에다 두 개의 집게를 지니고 있지만

장어의 굴이 아니면 의탁할 만한 곳이 없는 것은 산만하게 마음을 쓰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굳은 뜻이 없는 사람은 밝은 깨우침이 없을 것이며,

묵묵히 일하지 않는 사람은 뛰어난 업적을 이루지 못할 것이다.

螾(인) : 지렁이. 蚓(인)과 같은 자. 爪(조) : 손발톱. 埃(애) : 티끌.

黃泉(황천) : 저승의 뜻으로도 쓰이나, 여기서는 땅 속의 지하수를 가리킴.

蟹(해) : 게.跪(궤) : 발.螯(오) : 게의 집게.虵蟺(사선) : 鱓(선)이라고도 하며,

물가의 진흙 굴속에 사는 뱀장어같이 생긴 물고기. 중국의 특산임.

躁(조) : 마음이 부산함. 곧 마음 쓰임이 산만함을 뜻한다.

冥冥(명명) : 뜻이 한결같은 모양.

惛惛(혼혼) : 묵묵히 정성을 다하는 모양.

 

 

行衢道者, 不至, 事兩君者, 不用, 目不兩視而明, 耳不兩聽而聰.

螣蛇無足而飛, 梧鼠五技而窮.

詩曰 ; 尸鳩在桑, 其子七兮. 淑人君子, 其儀一兮. 其儀一兮, 心如結兮.

故君子結於一也.

네거리에서 헤매는 자는 목적지에 이르지 못하고, 두 임금을 섬기는 자는 아무에게도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다. 두 눈은 각기 두 가지를 보지 않기 때문에 밝게 보이고,

두 귀는 각기 두 가지를 듣지 않기 때문에 분명히 듣게 되는 것이다.

등사(螣蛇)는 발이 없어도 날기조차 하나, 석서(鼫鼠)는 다섯 가지 재주가 있어도 곤경에 빠진다.

『詩經』에 이렇게 읊고 있다. "뻐꾹새가 뽕나무에 있는데 그 새끼 일곱 마리일세.

훌륭한 군자께서는 그 태도가 한결같네. 그 태도가 한결같고 마음은 묶어 놓은 듯 단단하네."

그러므로 군자는 한결같이 단단해야만 하는 것이다.

 

衢道(구도) : 사방으로 통하는 갈림길.

螣蛇(등사) : 용의 일종으로 구름과 안개를 일으키고 그 속에 논다 한다..

梧鼠(오서) : 鼫鼠라고도 부르며 많은 재주를 가진 쥐의 일종.

詩(시) : 『詩經』조풍(曺風) 尸鳩 시 가운데의 일절.

 '시구'는 시구(鳲鳩)로도 쓰며 뻐꾹새. 여기서는 한결같은 방법으로

자식을 기르는 군자에 비유한 것이다(『毛傳』).

淑(숙) : 착함. 儀(의) : 태도.

結(결) : 마음이 묶여 있음은 마음이 한결같이 굳은 것을 뜻한다. 

解說)

여기서는 학문이란 꾸준히 한결같은 마음으로 노력해야만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음을 말하고 있다.

재주 있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노력이 분산되면 크게 성공하지 못하지만,

재주가 없더라도 꾸준히 힘쓰면 큰 성과를 이룩할 수 있는 것이다. 

 

출처 : 순자/김학주 옮김/을유문화사

 

출처 : 영일서단(해맞이 마을)
글쓴이 : 古方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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