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 이야기

-다기 망양多岐亡羊-------------------------------------------------------------------------------

강나루터 2020. 11. 9.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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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큰 길은 갈림길이 많아서 양을 잃는다.<다기망양:多岐亡羊>(25/36)

 

 

양자(楊子)의 이웃 사람이 양()을 잃어버려서

그의 무리들을 거느리고도 부족하여 양자의 하인까지 청하여 양을 찾아 나섰다.

양자가 말하였다.

아아! 한 마리의 양을 잃고 찾아 나서는 사람은 왜 이렇게 많으냐?”

이웃 사람이 대답 하였다. “갈림길이 많기 때문입니다.”

양을 찾아 나섰던 사람들이 다 돌아 와서 양자가 물었다. “양을 찾았는가?”

사람들이 대답하였다. “찾지 못하였습니다.”

양자가 또 물었다. “어찌하여 잃고 말았느냐?”

사람들이 대답하였다. “갈림길 속에 또 갈림길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어느 길로 갈지 몰라서 돌아오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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楊子(양자) : 楊子(양주). 전국 시대 초기 위()나라 사람으로 자는 자거(子居)라고 한다. 양생(楊生), 양자거(楊子居)로도 불린다.

() : 하인. 어린 종.

岐路(기로) : 갈림길.

 

 

양자는 그 말을 듣고 근심스런 낯빛으로 변하여 잠깐 동안 말을 하지 않고서는

하루 종일 웃지도 않았다.

제자들이 그것을 이상하게 여겨서 여쭈어 물었다.

양은 흔해 빠진 가축이고 선생님의 소유도 아닌데

말씀도 하지 않으시고 웃지도 않으시는 것은 무슨 까닭이십니까?”

양자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래서 제자들은 그 속을 알 수 없었다.

제자인 맹손양(孟孫陽)이 나가서 심도자(心都子)에게 그 말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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戚然(척연) : 우울한 모양. 근심스러운 모습.

移時(이시) : 잠깐 동안. 잠시.

竟日(경일) : 하루 종일.

孟孫陽(맹손양) : 양주(楊朱)의 제자.

心都子(심도자) : 양주의 제자로 맹손양의 선배.

 

 

심도자는 다음날 맹손양과 함께 들어가서 양주에게 여쭈어 보았다.

옛날에 삼 형제가 있어 제()나라와 노()나라 사이에 노닐면서,

같은 스승을 모시면서 공부하여 인의(仁義)의 도를 다 배우고 돌아 왔습니다.

그 아버지가 묻기를 인의(仁義)의 도가 어떤 것이냐?’라고 하니,

맏아들이 말하기를

인의는 나로 하여금 자신을 사랑한 후 명예를 얻게 하는 것입니다.’라 하였고,

둘째 아들이 말하기를

인의는 나로 하여금 자신을 죽여서라도 명예를 얻도록 하는 것입니다.’라 하였고,

막내 아들이 말하기를

인의는 나로 하여금 몸과 명예를 아울러 온전히 지니도록 하는 것입니다.’라 하였습니다.

이 세 사람의 술법은 서로 반대가 되지만 모두 유가(儒家)로 부터 나온 말입니다.

누가 옳고 누가 그른 것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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昆弟(곤제) : 형제.

伯仲叔(백중숙) : ()은 맏아들, ()은 둘째아들, ()은 막내.

孰是孰非(숙시숙비) : 누가 옳고 누가 그른지 분명하지 아니함.

 

 

양자가 대답 하였다.

어떤 사람이 황하 가에 살았는데 물에 익숙해지고 헤엄치는 데에 용감해지자

배를 저어서 물을 건네주는 일로 벌이를 하여 많은 사람을 살아가게 했다.

그래서 양식을 짊어지고 배우러 오는 자들이 무리를 이루었으나 물에 빠져서 죽는 사람이 거의 절반이나 되었다.

본래 헤엄치는 것을 배우려던 것이지 물에 빠져 죽는 것을 배우려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 이해관계가 이와 같았던 것이다.

너는 누가 옳고 누가 그르다고 하겠느냐?”

심도자는 말없이 나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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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엄치다.

鬻渡(육도) : 강을 건네주며 돈을 벌다. ()은 값을 받고 물건을 주다는 뜻.

裹糧(과량) : 먼 길을 다닐 때에 양식(糧食)을 싸가지고 가거나 옴. 양식(糧食)을 쌈

 

 

맹손양이 심도자를 꾸짖으며 말하였다.

어찌하여 그대가 묻는 것은 멀리 돌려서 말하고 선생님의 대답은 바르지 못한가?

나의 미혹됨은 더욱 심해졌다네.”

심도자가 말하였다.

큰 길은 갈림길이 많아서 양을 잃게 되었고, 학자는 방법이 많아서 사는 방법을 잃는 것이네. 학문은 근본이 다를 수 없고 근본은 모두 같은 것인데도

종말에 가서의 차이는 이와 같은 것이네.

오직 같은 곳으로 돌아가서 같은 곳으로 되돌아와야지만 득실(得失)이 없는 것이 된다네.

그대는 오랫동안 선생님의 문하(門下)에서 선생님의 도를 배우면서도

선생님의 비유를 이해하지 못하니 슬픈 일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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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꾸짖다.

() : 치우치다. 바르지 못하다.

先生之況(선생지황) : 선생님의 비유. 비유하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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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多岐亡羊(다기망양)>

 

여러 갈래로 갈린 길에서 양을 잃는다는 뜻으로, 학문의 길이 많아 진리를 찾기 어렵다는 것을 이르는 말.

 

한 마리의 양이라 할지라도 갈림길에서 또 갈림길로 헤매어 들어가서 찾다가는 결국 양을 잃어버린다. 하물며 학문의 길은 목표를 잃고 무수한 학설들에 빠져 헤맨다면 아무리 노력한들 그 또한 무의미한 것 아니겠느냐는 뜻이다.

장자(莊子)변무편(騈拇篇)에도 양을 잃은 이야기가 있다. 종 두 사람이 책을 읽고 주사위놀음을 하다가 양을 잃었다는 이야기로, 이 곳에서도 주위의 사물이나 현상에 휩쓸리다 보면 자기의 본분을 잊게 된다는 비유로 사용되고 있다. 망양지탄(亡羊之歎)이라고도 한다.

학문에는 지식의 집적과 이론의 분석이 필요한 것은 말할 것도 없지만 부질없이 지엽말절을 꼬치꼬치 캐고 살피는 일에 빠져서 근본 목표를 잃어버리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란 것을 풍자한 이야기이다. <두산백과>

 

[장자(외편)] 8篇 騈拇(변무) : 06.군자와 소인의 차이는 없다.

https://blog.naver.com/swings81/221176263176

 

臧與穀(장여곡)二人相與牧羊(이인상여목양)而俱亡其羊(이구망기양)

問臧奚事(문장해사)則挾筴讀書(즉협책독서)問穀奚事(문곡해사)則博塞以遊(즉박새이유)

二人者(이인자)事業不同(사업부동)其於亡羊均也(기어망양균야)

 

()과 곡() 두 사람이 함께 양을 치다가 모두 양을 잃어버렸다. 장에게 무슨 일을 하고 있었느냐고 묻자 채찍을 옆구리에 끼고 글을 읽고 있었다 하고, 곡에게 무슨 일을 하고 있었느냐고 묻자 주사위놀이를 하고 있었다고 대답했다. 이 두 사람은 하고 있던 일이 같지는 않지만 양을 잃어버린 것은 마찬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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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출처> 中國哲學書電子化計劃

道家 -> 列子 -> 說符

 

25

 

楊子之鄰人亡羊既率其黨又請楊子之豎追之楊子曰:「亡一羊何追者之眾?」鄰人曰:「多岐路。」既反:「獲羊乎?」:「亡之矣。」:「奚亡之?」:「岐路之中又有岐焉吾不知所之所以反也。」楊子戚然變容不言者移時不笑者竟日門人怪之請曰:「羊賤畜又非夫子之有而損言笑者何哉?」揚子不荅門人不獲所命弟子孟孫陽出以告心都子心都子他日與孟孫陽偕入而問曰:『昔有昆弟三人游齊魯之閒同師而學進仁義之道而歸其父曰:『仁義之道若何?』伯曰:『仁義使我愛身而後名。』仲曰:『仁義使我殺身以成名。』叔曰:『仁義使我身名並全。』彼三術相反而同出於儒孰是孰非邪?「楊子曰:「人有濱河而居者習於水勇於泅操舟鬻渡利供百口裹糧就學者成徒而溺死者幾半本學泅不學溺而利害如此若以為孰是孰非?」心都子嘿然而出孟孫陽讓之曰:「何吾子問之迂夫子荅之僻吾惑愈甚。」心都子曰:「大道以多岐亡羊學者以多方喪生學非本不同非本不一而末異若是唯歸同反一為亡得喪子長先生之門習先生之道而不達先生之況也哀哉!」

 

 

양자(楊子)의 이웃 사람이 양()을 잃어버려서 그의 무리들을 거느리고도 부족하여 양자의 하인까지 청하여 양을 찾아 나섰다.

양자가 말하였다.

아아! 한 마리의 양을 잃고 찾아 나서는 사람은 왜 이렇게 많으냐?”

이웃 사람이 대답 하였다. “갈림길이 많기 때문입니다.”

양을 찾아 나섰던 사람들이 다 돌아 와서 양자가 물었다. “양을 찾았는가?”

사람들이 대답하였다. “찾지 못하였습니다.”

양자가 또 물었다. “어찌하여 잃고 말았느냐?”

사람들이 대답하였다. “갈림길 속에 또 갈림길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어느 길로 갈지 몰라서 돌아오고 말았습니다.”

양자는 그 말을 듣고 근심스런 낯빛으로 변하여 잠깐 동안 말을 하지 않고서는 하루 종일 웃지도 않았다.

제자들이 그것을 이상하게 여겨서 여쭈어 물었다.

양은 흔해 빠진 가축이고 선생님의 소유도 아닌데 말씀도 하지 않으시고 웃지도 않으시는 것은 무슨 까닭이십니까?”

양자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래서 제자들은 그 속을 알 수 없었다. 제자인 맹손양(孟孫陽)이 나가서 심도자(心都子)에게 그 말을 하였다.

심도자는 다음날 맹손양과 함께 들어가서 양주에게 여쭈어 보았다.

옛날에 삼 형제가 있어 제()나라와 노()나라 사이에 노닐면서, 같은 스승을 모시면서 공부하여 인의(仁義)의 도를 다 배우고 돌아 왔습니다. 그 아버지가 묻기를 인의(仁義)의 도가 어떤 것이냐?’라고 하니, 맏아들이 말하기를 인의는 나로 하여금 자신을 사랑한 후 명예를 얻게 하는 것입니다.’라 하였고, 둘째 아들이 말하기를 인의는 나로 하여금 자신을 죽여서라도 명예를 얻도록 하는 것입니다.’라 하였고, 막내 아들이 말하기를 인의는 나로 하여금 몸과 명예를 아울러 온전히 지니도록 하는 것입니다.’라 하였습니다. 이 세 사람의 술법은 서로 반대가 되지만 모두 유가(儒家)로 부터 나온 말입니다. 누가 옳고 누가 그른 것입니까?”

양자가 대답 하였다.

어떤 사람이 황하 가에 살았는데 물에 익숙해지고 헤엄치는 데에 용감해지자 배를 저어서 물을 건네주는 일로 벌이를 하여 많은 사람을 살아가게 했다. 그래서 양식을 짊어지고 배우러 오는 자들이 무리를 이루었으나 물에 빠져서 죽는 사람이 거의 절반이나 되었다. 본래 헤엄치는 것을 배우려던 것이지 물에 빠져 죽는 것을 배우려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 이해관계가 이와 같았던 것이다. 너는 누가 옳고 누가 그르다고 하겠느냐?”

심도자는 말없이 나와 버렸다.

맹손양이 심도자를 꾸짖으며 말하였다.

어찌하여 그대가 묻는 것은 멀리 돌려서 말하고 선생님의 대답은 바르지 못한가? 나의 미혹됨은 더욱 심해졌다네.”

심도자가 말하였다.

큰 길은 갈림길이 많아서 양을 잃게 되었고, 학자는 방법이 많아서 사는 방법을 잃는 것이네. 학문은 근본이 다를 수 없고 근본은 모두 같은 것인데도 종말에 가서의 차이는 이와 같은 것이네. 오직 같은 곳으로 돌아가서 같은 곳으로 되돌아와야지만 득실(得失)이 없는 것이 된다네. 그대는 오랫동안 선생님의 문하(門下)에서 선생님의 도를 배우면서도 선생님의 비유를 이해하지 못하니 슬픈 일이로다!”

[출처] 25[열자(列子) 8.설부편(說符篇)] 25.큰 길은 갈림길이 많아서 양을 잃는다.<다기망양:多岐亡羊>|작성자 swings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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