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독재

소박한 노인의 감사기도

강나루터 2023. 2. 22. 07:45

소박한 노인의 감사기도

 

 

 우리가 그처럼 바라는 복(福)은 어디서 올까요? 아마 그 복은 ‘원망생활’을 감사 생활로 돌리는 데서 오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예수님도 “범사(凡事)에 감사하라.”라고 하셨을 것입니다.

 

 "1918년, 미국 미네소타(Minnesota)주 보베이(Bovey) 라는 작은 탄광촌에서 사진 관을 운영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의 이름은 ‘에릭 엔스트롬(Eric Enstrom ; 1875~1968)’ 이었지요.

 

 어느 날 아주 백발이 성성하고 세상사에 몹시 지쳐 보이는 야위고 남루한 옷을 입은 한 노인이 보잘것없는 신발 털 개를 팔러 왔습니다. 그 노인은 아주 초라한 모습으로 사진관에 들어와 잠깐 쉬고자 했습니다.

 

 몹시 시장했든지 “미안하지만 차 한잔 얻어 마실 수 있는지요?” 그래서 빵과 수프를 조금 주었더니, 테이블에 앉아 소박한 빵과 수프를 앞에 두고 ‘감사 기도를 드리는 것’ 이였습니다.

 

 사진사인 엔스트롬 씨는 그 모습을 보고 큰 감동과 전율을 느꼈지요. 작은 것에도 감사 기도를 드리는 초라한 그 노인이 큰 사람으로 보였기 때문입니다.

 

 엔스트롬 씨는 그 노인을 보며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이 노인은 세상 적인 것’들을 많이 갖지는 못했지만,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은 것을 가졌구나. 그는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을 가졌으니까.‘

 

 비록 그 노인은 가난하고 삶에 지친 모습이었지만, 그의 소박한 감사기도 속에서 그 노인이 세상 그 누구보다 부유한 사람임을 깨닫게 된 것입니다. 그는 그 자리에서 노인의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이 흑백 사진을 보고 엔스트롬 씨의 딸, ‘로다 앤스트롬 나이버그(Rhoda Enstrom Nyberg ; 1917~2012)’도 큰 감동하여, 이 사진을 유화로 그렸지요. 그 작품이 바로 감사 기도하는 노인의 모습을 그린 유화 작품 ‘은혜(The Grace)’입니다.

 

 그 그림이 아래의 그림입니다. 클릭해 보시지요,

 

https://encrypted-tbn0.gstatic.com/images?q=tbn:ANd9GcRD3GUvoyIYz8ptkSiw3G6cfiqIwkt5P4woTvg-9CXtv6DEFRWf

 

 엔스트롬씨는 이 사진을 통해 당시 세계 제 1차 대전으로 인해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아직 감사할 것이, 많이 남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하네요. 그래서 이 사진을 미네소타 사진전에 출품하였던 것입니다.

 

 삶에 지친 노인이 빵 한 조각과 수프를 가지고도 감사 기도를 드리고 있는 이 그림은 미네소타주의 사진으로 선정이 되었습니다. 너무나 유명한 이 그림의 제목은 <The Grace>, 바로 <은혜> 또는 <감사의 기도>라고 합니다.

 

 어떻습니까? 세상의 시각으로 보면 우리는 작은 것에, 감사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가난해도, 어려워도 늘 감사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이 복 받을 사람이 아닌가요? 지금 우리는 과연 무엇으로 감사하고 있는가요? 우리가 많이 가지면 감사할 수 있을까요?

 

 세상에는 남들보다 많이 갖고도 감사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남들보다 성공하고 잘 나가는 사람이 오히려 더 탐욕스러운 사람이 더 많지요. 요즘 정치인들이 더 높이 올라가려고 아귀다툼하는 것을 보면, 메스껍기 한이 없습니다.

 

 감사는 결코 그리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남들보다 더 큰 것을 받아야만 감사한다면, 너무나 특별하고 엄청난 것을 누릴 때만 감사한다면, 우리에게는 놀라운 기적 같은 것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이 그림에 나온 백발의 노인처럼 내가 받아 누리고 있는 작은 것들에 대해 감사하는 삶을 살아가길 기원해 봅니다. 감사는 행복의 시작입니다. 감사하는 마음의 힘은 행복해서 감사하는 것이 아니라, 작은 일부터 감사하고, 원망할 것도, 감사 생활로 돌리기 때문이지요.

 

 우리 원불교에서 사용하는 표어(標語) 중에 <네 덕, 내 탓>이 있습니다. 이것이 곧 ‘원망 생활을 감사 생활로 돌리자.’ 라는 <일상 수행의 요법>의 한 조목이지요. 살다 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평범한 진리가 있습니다.

 

 우리가 이렇게 잘사는 이유는 모두 우리 때문이며, 우리가 하나라도 잘 되는 것이 있다면, 바로 주위에서 나를 도와주었기 때문입니다.

 

 오늘부터 우리 이런 주문(呪文)을 외워보면 어떨까요? <잘되면 ‘네 덕’. 잘못되면 ‘내 탓’> 아마 우리가 그처럼 바라는 복이 넝쿨처럼 굴러오지 않을까요!

 

단기 4356년, 불기 2567년, 서기 2023년, 원기 108년 2월 22일

덕산 김덕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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