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君德器[김군덕기]大司成金公湜之第三子也[대사성김공식지제삼자야]
氣度倜儻不凡[기도척당불범]不事生產[불사생산]
隱居麋鹿村[은거미록촌]兄弟相樂也[형제상락야]
有詩曰可笑吟[유시왈가소음]人有示余者[인유시여자]
余慕其爲人[여모기위인]爲之次韻[위지차운]
欲使名聞于後世也[욕사명문우후세야]
麋鹿村距吾卜居數里[미록촌거오복거수리]
金之歿[김지몰]今若干年 [금약간년]
栗谷 李珥[율곡 이이]
김 덕기 군은 대사성 김식의 3째 아들이다.
기개와 도량에 뜻과 기개가 있어 보통이 아니었고,
가산 일구기를 일삼지 않았다.
미록 마을에 은거하며 형과 아우 서로 즐거워하였다.
가소음이란 시가 있어 사람들이 내게 보여주었다.
나는 그 사람됨을 그리워하여 운을 차하게 되어
명성으로 하여금 후세에 전하고자 한다.
미록촌은 내가 살고 있는 곳과 몇리 떨어져 있다.
김군이 죽은지 이제 얼마되지 않았다.
可笑又可笑[가소우가소] : 가히 우습고 또한 가소롭기에
笑我心計拙[아소심계졸] : 웃는 나의 마음을 옹졸하게 살피네.
汲古綆空脩[급고경공소] : 고전을 읽어도 부질없이 쓸쓸하고
趨時路頻絶[추시로빈절] : 풍속을 따르려니 자주 길이 끊기네.
宦海深不測[환해심불측] : 험한 벼슬길 헤아릴 수 없이 높은데
難試凌波襪[난시릉파멸] : 어려운 시험은 물결 걷는 버선 같네.
簪組厭拘束[잠조염구속] : 벼슬자리에 구속 됨을 싫어하기에
還被舊時褐[환피구시갈] : 도리어 오래 전 시절의 미투리 신네.
但求分所安[단구분소안] : 다만 직분에 편안한 곳을 구하면서
豈憂貧到骨[기우빈도골] : 어찌 뼈에 가난이 이른들 근심할까.
山雨長菜根[산우장채근] : 산에 비가 내려 나물 뿌리 생장하니
百口可以活[백구가이활] : 많은 가족이 목숨 보전할 수 있네.
我亦民之一[아역민지일] : 나도 또한 한결 같은 백성이나니
天心豈不恤[천심기불휼] : 하늘의 마음 어찌 구휼하지 않을까 ?
可笑又可笑[가소우가소] : 가히 우습고 또한 가소롭나니
何爲心忽忽[하위심홀헐] : 어찌하여 마음은 대수롭지 않은가.
爲子當盡孝[위자당진효] : 자식 되어 효도를 다함이 마땅하고
爲臣當盡節[위신당진절] : 신하 되어 절개를 다함이 마땅하네.
生平讀經訓[생평독경훈] : 보통 때는 훈계하는 경서를 읽고
素心非隱逸[소심비은일] : 평소의 마음 속세를 피해 숨지 않네.
只慙樗櫟材[지참저력재] : 다만 아무 쓸모 없는 재주 부끄럽고
空談仁義說[공담인의설] : 쓸데 없는 말로 인과 의를 말하다네.
縱遇聖明朝[종우성명조] : 설령 조정 임금의 밝은 지혜 만나도
奈成無用物[나성무용물] : 어찌 만물을 쓸모 없게 이루는가 ?
堯舜難再逢[요순난재봉] : 요와 순임금 다시 만나기 어려운데
何忍便永訣[하인편영결] : 어찌 참고서 길이 편안히 헤어지나.
所以寂寞濱[소이적막빈] : 물가가 고요하고 쓸쓸한 까닭에
有時不怡悅[유시불이열] : 때가 있어도 즐겁고 기쁘지 않구나.
可笑又可笑[가소우가소] : 가히 우습고 또한 가소롭나니
世人恒聒聒[세인항괄괄] : 세상 사람들 항상 떠들썩하구나.
喜氣生紫緋[희기생자비] : 기쁜 기분에 붉은 자줏빛 생기고
憂愁集圭篳[우수집규필] : 근심과 걱정 울타리 모서리 모이네.
身榮道必枉[신영도필광] : 몸의 영예는 반드시 굽는게 이치요
誰得還誰失[수득환수실] : 누가 얻으면 이미 누구는 잃은다네.
古人知此義[고인지차의] : 옛 사람은 이런 의미를 알았기에
忍飢啖橡栗[인기담상률] : 굶주림을 참고 상수리를 삼켰다네.
章甫豈適越[장보기적월] : 유생들이 어찌 월나라로 찾아가나
齊門不奏瑟[제문불주슬] : 제나라 문에서 비파 연주하지 않네.
瀟灑江海上[소쇄강해상] : 맑고 깨끗한 강과 바다를 숭상하고
優游送日月[우유송일월] : 일 없이 한가히 해와 달을 전송하네.
我思古之人[아사고지인] : 내가 옛 사람의 끼친 일을 생각하며
中夜心如結[중야심여결] : 깊은 밤에 마음 바로 잡은 것 같네.
九原不可作[구원불가작] : 구원에서는 가히 일으킬 수 없으니
遺書看不輟[유서간불철] : 남기신 글은 버리지 않고 바라보네.
由來百世師[유래백세사] : 도리로 돌아와 백세의 스승이되어
元不在施設[원불재시설] : 원래 온전히 베품에 있지 않았다네.
我居何所鄰[아거하소린] : 나는 어느 곳의 이웃과 거처하나
木石與薇蕨[목석여미궐] : 나무와 돌 고사리와 고비 함께하네.
忽聞金老風[홀문김로풍] : 갑자기 오래된 풍속 금한다 들으니
喟然相感發[위연상감발] : 한 숨쉬며 서로 서글픈 감정 밝히네.
寓興一篇詩[우흥일편시] : 흥이 겨워 한 편의 시를 부치노니
調高如白雪[조고여백설] : 가락은 뛰어난 백설부와 같구나.
若人不外慕[약인불외모] : 만약 사람들 남을 원하지 않으니
容膝一斗室[용슬일두실] : 비좁은 장소에 한 말들이 집이네.
逍遙紫荊下[소요자형하] : 박태기 나무 아래를 소요하면서
兄弟相磋切[형제상차절] : 형과 아우들은 서로 학문을 닦네.
躬耕麋鹿村[궁경미록촌] : 미록 촌에서 스스로 농사 지으며
身否志不屈[신비지불굴] : 몸은 곤해도 뜻은 굽힘이 없구나.
樵夫與野老[초보여야로] : 땔나무하며 더불어 들에서 늙으며
爭席亦無咈[쟁석역무불] : 논쟁의 자리에 또한 어김이 없구나.
我憐得此生[아련득차생] : 나는 이러한 삶을 깨달음 사랑하니
不須塵事汨[불수진사몰] : 모름지기 속된 일에 골몰하지 않네.
賡章豈無意[갱장기무의] : 갚는 글에 어찌 값어치가 없을까 ?
欲使名不滅[욕사명불멸] : 스고자 하니 이름은 없어지지 않겠네.
金德器[김덕기] : 金堉[김육]의 증조부.
汲古[급고] : 汲古出新[급고출신],
고전을 탐독하여 새로운 것을 얻는다는 뜻.
趨時[추시] : 시속에 따름.
宦海[환해] : 官吏[관리]들의 사회, 험난한 벼슬 길.
凌波[능파] : 파도 위를 걷는 것 같다는 뜻으로,
미인의 가볍고 아름다운 걸음걸이를 이르는 말.
樗櫟[저력] : 참나무와 가죽나무,
아무 데도 쓸모없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聖明[성명] : 임금의 어질고 밝은 지혜.
章甫[장보] : 儒生[유생]들의 이칭.
齊門瑟[제문슬] : 실정에 어두운 사람을 비유.
齊[제]나라 宣王[선왕]은 피리를 좋아했는데,
어떤 이가 자신의 비파 연주 솜씨를 자부하여
벼슬을 구하고자 대궐 앞에서 3년 동안
비파를 연주하였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唐宋八大家文鈔[당송팔대가문초]
卷5 答陳生書[5권 답진생서].
優游[우유] : 하는일 없이 한가롭고 편안히 지냄.
九原[구원] : 晉[진]나라 卿[경]이나 大夫[대부]의 묘지가 있던 곳.
사람이 죽은 뒤 그 영혼이 가서 산다는 세상.
喟然[위연] : 한숨을 쉬며 서글프게 탄식함.
容膝[용슬] : 무릎이나 겨우 들이밀 수 있는 정도,
방이나 장소가 몹시 비좁음을 이르는 말.
磋切[차절] : 切磋[절차], 옥이나 돌을 갈고 닦는다,
학문과 덕행을 닦음을 이르는 말.
栗谷先生全書卷之二[율곡선생전서2권] 詩[시] 下 1814년 간행본
한국고전번역원 | 영인 표점 한국문집총간 | 1989
李珥[이이, 1536-1584] : 자는 叔獻[숙헌],
호는 栗谷[율곡], 石潭[석담], 愚齋[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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