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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무릉도원, 십장생, 물고기 그림 / 상식쑥쑥 역사

강나루터 2014. 2. 3.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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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쑥쑥 역사

 

옛사람들 상상했던 별천지 '무릉도원' 그림으로 그렸죠

 

 

중국의 시인 도연명의 작품을 통해 ‘무릉도원’이라는 말이 널려 알려졌지요.

 

 

지구의 속이 비어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말하는 지구 내부는 공상과학영화에 나올 법한 장면 같아요. 기후가 어느 곳에서나 일정하고, 비가 적당히 내리고, 인간 수명은 600~800세나 된다니 옛 사람들이 생각하던 '무릉도원' 같아 보이네요.무릉도원이 어떤 곳인지 궁금하지요?

 

4세기쯤 중국 동진(★)에 효무제라는 황제가 있을 때 후난성의 무릉이라는 곳에서 어떤 어부가 민물고기를 잡으며 살고 있었어요.

어느 날 그 어부가 물고기를 잡으러 강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다가 양옆 언덕으로 복숭아꽃이 활짝 핀 숲을 보게 되었지요. 꽃잎이 휘날리는 그 숲을 보며 어부는 이렇게 혼잣말을 했어요.

"이 강에서 그렇게 오래 물고기를 잡았어도 이런 곳은 처음 와보는군."

 

어부는 처음 보는 신기한 풍경에 끌려 한참 동안 숲을 헤쳐 앞으로 나아갔죠. 그러다가 숲이 끝나고 강의 근원이 되는 근처에서 동굴을 발견했어요. 동굴 안에서는 희미한 빛이 흘러나왔고, 어부는 불빛을 따라 동굴로 들어섰어요. 사람 한 명이 간신히 지날 만한 좁은 동굴을 힘들게 빠져나오자 놀라운 풍경이 펼쳐졌어요.

멋진 집과 기름진 땅, 아름다운 연못이 있는 곳에서 남녀노소가 편안하고 즐거운 삶을 살고 있는 별난 세상을 보게 된 것이에요. 어부가 그곳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니 수백년 전에 이곳으로 온 뒤 바깥세상과 단절된 채 지냈다는 것이었어요.

어부는 그 신비한 마을에서 며칠 동안 지낸 후 자기 마을로 떠나려 했지요. 이때 마을 사람 중 하나가 어부에게 이렇게 말했어요.

"바깥세상에 나가면 이 마을에 대해 절대로 말하지 말아주시오."

 

어부는 마을을 나선 뒤 원래 장소로 배를 타고 돌아가면서 도중에 표시가 될 만한 곳을 여기저기 눈여겨보았어요. 자기 동네로 되돌아온 뒤 사람들과 함께 그 신비한 마을을 찾으러 다시 나섰지요. 하지만 끝내 신비한 마을을 찾지 못했어요.

 

 

무릉도원을 그림으로 묘사한 중국 화가의 작품이에요. 서양의 에덴 동산을 무릉도원에 비유하는 사람들도 있지요.

▲ 무릉도원을 그림으로 묘사한 중국 화가의 작품이에요. 서양의 에덴 동산을 무릉도원에 비유하는 사람들도 있지요.

 

 

이 이야기는 동진의 시인 도연명이 쓴 '도화원기'의 줄거리예요. 이 작품이 널리 알려지면서 사람들은 별천지(★)를 무릉도원(武陵桃源)이라고 불렀어요. '무릉의 복숭아꽃 피는 아름다운 곳'이라는 뜻이지요.

이상향(★)을 비유적으로 무릉도원이라고 부르기도 했고요.

무릉도원은 중국은 물론 우리나라와 일본에도 영향을 주어 시와 그림에 단골로 등장하는 소재가 되었지요. 조선 세종의 아들 안평대군이 꾼 꿈속의 풍경을 화가 안견이 사흘 만에 그렸다는 '몽유도원도'도 무릉도원의 모습을 그린 거예요. 강원도 동해시 두타산에 있는 무릉계곡도 '무릉도원을 생각나게 하는 빼어난 경치를 지닌 계곡'이라고 붙인 이름이라고 해요.

 

그런가 하면 옛사람들은 지구 내부, 즉 땅속에 현실과는 또 다른 세상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 세상을 황천(黃泉)이나 구천(九泉) 또는 저승으로 불렀지요. 그곳은 죽은 사람이나 죽은 사람의 영혼만이 갈 수 있는 곳으로, 현실 세계에서 착하게 산 사람은 신선이나 선녀가 되어 아름다운 공간에서 산다고 생각했어요.

악한 일을 하며 죄를 짓고 살다가 죽은 사람은 무시무시한 형벌을 받는 지옥에 간다고 여겼고요. 옛날 사람들의 상상력도 요즘 못지않죠? 소박한 듯하면서도 꽤 재미있지요.

 

★동진(東晉): 진나라 후기의 중국 왕조

★별천지(別天地):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 밖의 다른 세상. 또는 일반 세상과는 달리 경치나 분위기가 아주 좋은 세상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이상향(理想鄕): 사람이 상상해 낸 이상적이며 완전한 곳.

 

 

 

 

 

'장수'를 상징하는 동물인 사슴, 십장생에도 담았지요

 

 

백제금동대향로 사진

 

▲ 백제금동대향로에는 사슴을 비롯해 호랑이·학·코끼리 등의 동물이 새겨져 있지요. /문화재청

 

 

어린이들은 '사슴'이라고 하면 산타 할아버지의 썰매를 끄는 루돌프나 만화영화의 아기 사슴 밤비를 떠올릴 거예요. 하지만 여러분의 부모님을 비롯해 어른들은 '모가지가 길어 슬픈 짐승이여'라는 구절로 시작되는 시(詩) '사슴'을 떠올린답니다. 물론 보약으로 알려진 사슴뿔 녹용(★)을 생각하는 어른들도 있을 거예요.

 

사슴은 예로부터 우리 조상과도 꽤 친한 동물이었어요. '금강산 선녀'라는 설화(★)를 보면, 나무꾼이 사냥꾼에게 쫓기는 사슴을 구해 주었더니 그 사슴이 보은(★)의 뜻으로 하늘에서 선녀들이 내려와 목욕하는 금강산 연못을 알려주었다고 해요. 나무꾼은 그곳에서 선녀의 날개옷을 감춰 선녀를 아내로 맞이하게 되지요. 여러분도 잘 아는 전래(★) 동화 '나무꾼과 선녀'가 이 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고 해요.

 

제주도 한라산 꼭대기의 분화구에 커다란 연못이 있지요? 이곳의 이름이 뭘까요? 맞아요. 백록담(白鹿潭)이에요. 전설에 따르면 이 연못은 선녀들이 내려와 목욕하는 곳이었다고 해요.

어떤 신선이 이 모습을 엿본 죄로 흰 사슴이 되었고, 그 후 흰 사슴 한 마리가 이 연못에 나타나 슬피 울어 '흰 사슴 연못', 즉 백록담이라고 부르게 되었답니다.

 

전설뿐 아니라 여러 유적이나 유물을 통해서도 사슴이 우리 조상과 매우 가까운 동물이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어요. 선사시대의 유적지인 울산 울주군의 대곡리 반구대 바위그림과 천전리 각석에 사슴 그림이 새겨져 있지요. 부산의 동삼동 조개 더미에서 출토된 유물 중에는 선으로 사슴 모습을 새긴 사슴 선각 무늬 토기도 있고요. 이미 선사시대부터 사슴은 우리 조상의 사냥감이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지요.

 

그뿐만이 아니에요. 사슴은 삼국시대를 대표하는 유물 속에도 등장한답니다. 고구려의 대표 유적 중 하나인 무용총 벽화에 고구려인이 말을 타고 사냥하는 장면이 있어요. 여기에 사슴이 호랑이와 함께 사냥감으로 그려져 있지요.

백제의 대표 유물인 금동대향로에도 사슴의 모습이 조각되어 있습니다. 신라의 대표 유물로 꼽을 수 있는 금관의 옆면을 사슴뿔 장식으로 보기도 해요. 또 백제 왕이 일본의 왕에게 하사(★)해 현재 일본의 국보로 지정된 칠지도에 붙어 있는 가지를 사슴뿔이라고 추측하기도 해요.

 

 

사슴은 늙지 않고 오래 사는 상징으로 여겨져 옛 그림에 자주 등장했답니다

▲ 사슴은 늙지 않고 오래 사는 상징으로 여겨져 옛 그림에 자주 등장했답니다. /토픽이미지

 

 

이렇게 유적과 유물에 사슴이 자주 등장하는 것은 사슴이 훌륭한 사냥감이기도 했지만, 옛날 사람들이 사슴을 매우 특별한 동물로 여겼기 때문이래요. 장수(★)를 상징하는 동물, 불행과 질병을 막아주는 힘을 지닌 동물,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능력을 지닌 성스러운 동물로 여겼다는 것이에요.

나무가 가을에 잎을 떨어뜨리고 봄이 되면 다시 싹을 틔워 강한 생명력을 이어가듯, 나뭇가지처럼 생긴 사슴뿔도 가을이면 저절로 떨어지고 봄이면 다시 돋아나니 영원한 생명을 상징하는 것으로 생각했지요. 십장생(★)에 사슴이 포함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닐까요?

 

★녹용(鹿茸): 새로 돋은 사슴의 연한 뿔을 자른 것. 보약으로 사용.

★설화(說話): 한 민족 사이에서 전해져오는 신화, 전설, 민담과 같은 옛이야기.

★보은(報恩): 은혜를 갚음.

★전래(傳來): 예로부터 전해 내려옴.

★하사(下賜): 왕이나 국가 원수와 같은 높은 사람이 아랫사람에게 금품이나 물건 따위를 줌.

★장수(長壽): 오래도록 삶.

★십장생(十長生): 중국의 신선 사상에서 유래한 불로장생(不老長生·늙지 않고 오래 사는 것)을 상징하는 10가지 사물. 보통 해·돌·산·물·구름·소나무·거북·학·사슴·불로초를 말하며, 지역에 따라 달과 대나무가 들어가기도 함.

 

 

 

 

 

 

금실·다산 상징하는 물고기… 조선 후기에 많이 그렸죠

 

 

이향견문록에서는 각 분야에서 뛰어난 성취를 보인 중인(中人) 이하 서민의 이야기를 볼 수 있어요.

▲ 이향견문록에서는 각 분야에서 뛰어난 성취를 보인 중인(中人) 이하 서민의 이야기를 볼 수 있어요. /조선일보 DB

 

 

지금처럼 투명한 유리로 만든 어항이나 수족관이 없던 옛날에도 물고기는 꽤 인기 있는 볼거리였어요. 새·풀·나무처럼 관상용(★)으로 널리 사랑받았지요. 궁궐은 물론 세도(★)가 당당한 양반집에서도 정자와 연못을 만들고 물고기가 헤엄치는 모습을 보며 즐거움을 느꼈어요.

 

물고기는 옛 그림의 주요 소재이기도 했어요. 주로 잉어·숭어·방어·붕어·홍어·메기·송사리 등의 물고기를 게나 새우 등의 갑각류와 함께 그렸지요. 이렇게 물속에 사는 동물을 그린 그림을 '물고기 어(魚)' '게 해(蟹)' '그림 도(圖)'라는 한자를 써서 '어해도'라고 해요.

어해도는 조선 후기에 많이 그려졌으며, 섬세한 묘사 능력이 필요해 주로 화원(★)들이 많이 그렸어요. 장한종이라는 화원이 특히 어해도에 뛰어났지요.

조선 철종 때의 문인 유재건은 '이향견문록(★)'이란 책에서 장한종에 대해 이렇게 기록했어요.

'장한종은 어려서부터 물고기와 게·자라 등을 사다가 비늘과 껍질을 자세히 살피며 세밀히 묘사했다. 그가 그린 물고기 그림은 사실과 너무 닮아 보고 감탄하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장한종은 쏘가리·붕어·미꾸라지 등의 민물고기와 소라·조개·자라·게 등을 즐겨 그렸어요. 사실적이고 섬세한 묘사 능력을 인정받아 1795년(정조 19년) 김득신·이인문 등과 함께 정조의 어머니인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을 기록한 '원행을묘정리의궤' 제작에도 참여하였지요.

장한종의 화풍(★)은 아들 장준량에게도 고스란히 이어졌어요. 장준량 역시 물속에 사는 생물을 꼼꼼하고 자세하게 묘사하며 아버지의 뒤를 이어 조선 어해도의 전통을 이어나갔지요. 그는 도화서의 화원으로 종2품 벼슬에 해당하는 동지중추부사에 올라 중인들의 부러움과 양반들의 시샘을 사기도 했어요.

 

그렇다면 옛 그림의 소재로 물고기가 자주 쓰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선비들은 물고기가 자유롭게 헤엄치는 모습을 보며 권력을 좇는 대신 자연을 벗 삼아 청빈(★)한 삶을 사는 선비 정신을 되새겼어요. 여인들은 물속에서 사이 좋게 지내는 물고기처럼 금실이 좋기를 바라거나, 많은 알을 낳는 물고기처럼 아이를 많이 낳기를 기원했다고 해요.

 

 

 

장한종이 그린 어해도예요. 물고기가 정말 살아 있는 듯하지요?

▲ 장한종이 그린 어해도예요. 물고기가 정말 살아 있는 듯하지요? /조선일보 DB

 

 

하지만 사랑방(★)에 걸린 물고기 세 마리 그림은 이와는 조금 다른 의미였어요. '열심히 공부하라'는 의미가 담겼지요.

 

중국 위나라에 동우라는 학자는 제자가 농사짓느라 바빠서 공부할 틈이 없다고 하자 '삼여(三餘)' 즉 세 가지 남는 시간을 이용해 공부하라고 충고했대요.

세 가지의 남는 시간이란 한 해의 남는 시간인 겨울과 하루의 남는 시간인 밤, 그리고 농사일을 하지 못하는 비 오는 날을 말해요.

 

'물고기 어(魚)'의 중국어 발음이 나머지 시간을 뜻하는 '여(餘)'와 같아 세 마리의 물고기를 보며 '삼여'를 생각하라는 뜻이었지요. 여러분도 혹시 공부할 시간이 없다는 핑계를 대고 있진 않나요?

그렇다면 자투리 시간을 의미 없이 흘려보내고 있지는 않은지 한번 돌이켜보세요.

 

★관상용(觀賞用): 두고 보면서 즐기는 데 쓰임. 또는 그런 물건.

★세도(勢道): 정치상의 권세. 또는 그 권세를 마구 휘두르는 일.

★화원(畵員): 조선시대 도화서에 소속된 궁중 화가 또는 직업 화가를 이르는 말.

★이향견문록(里鄕見聞錄) : 조선 후기 유재건이 편찬한 인물 행적기. 양반이 아닌 중인층 이하의 신분으로 각 방면에서 뛰어났던 308명의 삶과 업적을 기록했다.

★화풍(畵風): 그림을 그리는 방식이나 양식.

★청빈(淸貧): 성품이 깨끗하고 재물에 대한 욕심이 없어 가난함.

★사랑방(舍廊房): 집의 안채와 떨어져 있고 바깥주인이 거처하며 글을 읽거나 손님을 접대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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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실, 다산....

금실은 한자로 琴瑟로 쓰는데 보통 금슬이라고 읽습니다.(금실이 틀린 말은 아닙니다)

 

거문고 琴(금), 큰 거문고, 비파 瑟(슬)이고 琴瑟之樂(금슬지락), 琴瑟相和 (금슬상화) ,如鼓琴瑟(여고금슬)이라 많이 쓰이며 부부간의 화목을 나타내는데 원전은 시경(詩經) 소아(小雅) 상체편(常棣篇)에 나옵니다.

 

 

 

 

 

 

 

 

 

 

 

 

 

 

 

 

출처 : 마음의 정원
글쓴이 : 마음의 정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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