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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청도 소싸움

강나루터 2010. 12. 14. 19:17



청도 소싸움
            김 내식
가로수 출렁 감 푸른 청도
아이들 사라진 분교 가는 길
속도를 잃어버린 폐타이어
주인이 올라탄 무개를
우직하니 끌고 간다.
맹꽁이 천자문 들어 외우던
정든 논들은 트랙터 차지
할일이 없어진 
누렁이 황소
한 지붕아래 오순도순
마을 이름도 풍각,각북,각남
뿔 각角자 정다운데 
어느 날 우연히 배우가 되어
뜨거운 관중의 박수아래
추어탕 먹은 힘을 
발톱으로 끌어올리다
생 똥이 삐져나온다.
반만년 주인을 배신하랴
머리만 맛 대고 밀기만 하다
힘이 부쳐 돌아 서면
하얀 구름이 눈에 어리고
잔등에서 은은히 들려오는  
푸르던 피리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