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감상

도연명 잡시ㅡ1

강나루터 2015. 10. 3. 05:41

 

 

雜詩 - 잡시 [陶淵明(도연명)]

人生無根체(인생무근체) / 인생이란 뿌리도 꼭지도 없이
飄如陌上塵(표여맥상진) / 길 위를 먼지처럼 날아다니는 것.
分散逐風轉(분산축분전) / 흩어져서는 바람 따라 굴러다니니,
此已非常身(차이비상신) / 이것이 바로 무상한 이 몸을 말함이다.
落地爲兄弟(낙지위형제) / 이 땅에 태어나면 모두가 형제인 것을,
何必骨肉親(하필골육친) / 어찌하여 반드시 골육만을 형제라 하리오.
得歡當作樂(득환당작락) / 기쁜 일 생기면 마땅히 즐기고,
斗酒聚比隣(두주취비린) / 한말 술로 이웃들 불러 모은다.
盛年不重來(성연부중래) / 한창 때는 다시 돌아오지 않고,
一日難再晨(일일난재신) / 하루에 새벽이 두 번 올수는 없는 법.
及時當勉勵(급시당면려) / 때를 만나서는 마땅히 힘써 나아가야만 할일이니,
歲月不待人(세월부대인) / 세월은 사람을 기다려 주지 않는다.

 

 

체 :가시, 꼭지 체(艸+帶)

도연명(365~427) : 자는 연명, 또는 원량(元亮). 이름은 잠(潛).
집 앞에 버드나무 다섯 그루 심어두고 스스로 오류선생(五柳先生)이라 칭하다.
강서성(江西省) 구강현(九江縣) 시상(柴桑)출생.
그의 증조부가 서진(西晉)의 명장 도간(陶侃)이며, 외조부가 당시 동진(東晋)의 명사 맹가(孟嘉)였다고 하는데, 그의 부친은 이름 없는 선비에 불과하여 아직까지도 그 이름을 알 길 없을 정도로 그의 어린시절은 그리 풍족치 못한 한미한 가정에서 자랐다.

29세 때 처음 관직으로 미관말직인 주(州)의 좨주(祭酒)가 되었지만 곧 사임하고 그 후 군벌항쟁의 세파에 시달리며 한직에 머물다 41세시 누이의 죽음을 빌미로 팽택현(彭澤縣) 현령을 끝으로 평소에 늘 그리던 전원생활로 돌아갔다.
바로 팽택현 현령 사임사(辭任辭)가 바로 그 유명한 귀거래사(歸去來辭)이다.
그 후 향리에서 전원생활로 일생을 스스로 괭이 들고 농사지으며 가난과 병으로 괴로운 나날 중에도 시작(詩作)을 게을리 하지 않고 생활 속에서 우러나는 진솔한 시로 역대 중국을 대표하는 자연주의 전원시의 일 대가로 자리매김하면서 그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였다.

주요작품으로 (귀원전거)(오류선생전)(도화원기)(귀거래사)등이 있다.

골육친 : 같은 혈육만을 친척으로 여기는 것을 말한다. 이 골육친의 문구에는 논어 안연편 제5장의 것을 인용한 문구로 사마우(司馬牛)가 형제 없음을 걱정하니 자하(子夏)의 유명한 답변 “生과 死는 천명에 달려있고 富와 貴도 하늘에 달려있으니 군자가 경건한 마음을 가지고 그 잃음이 없고 남과 더불어 함에 공손하고, 예(禮)있으면 사해(四海) 안이 다 형제이니 군자가 어찌 형제 없음을 걱정하리오.”(生死有命 富貴在天 君子敬而無失 與人恭而有禮 四海之內 皆兄弟也 君子何患乎無兄弟也) 라 하는 유명한 구절을 인용 하였다.
비린 : 이웃. 인근의 뜻으로 전통적 오가(五家)를 비(比)라 한다.

도연명이 술을 즐겨하여 술을 마실 적마다 생각나는 시를 적어 음주 20수를 작 하였듯, 일상의 허허로운 일들을 물 흐르듯 담담히 읊조린 제목 없는 시(詩). 잡시(雜詩)가 12수 있는데 그 중 제 1수가 오늘 소개한 바로 이 시이다.
이시에서 느낄 수 있듯 도연명의 달관한 인생사를 엿 볼 수 있는 시라 아니할 수 없다.

4구에서 보이는 인생무상의 격언구도 그러하니 와 6구의 골육친에 대한 논어 의 암용은 그의 폭 넓은 인생관을 말 그대로 나타내 보이고 마지막 결구의 충언은 우리 모두가 익히 알고 있는 대단히 유명한 글귀가 되어 이미 우리생활 속 깊숙이 자리한 유명한, 친근한 일상용어가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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