盈科而後進
오늘 3월 22일은 세계 물의 날(World Water Day)입니다.
인구와 경제활동의 증가로 인하여 수질이 오염되고 전 세계적으로 먹는 물이 부족해지자,
점차 심각해지는 물 부족과 수질오염을 방지하고 물의 소중함을 되새기기 위하여
UN이 1993년부터 기념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1995년 3월 22일부터 '물의 날'로 정하였습니다.
물의 중요성과 물이 가진 미덕은 여러 가지 있지만,
그 중에서도 영과이후진(盈科而後進)이 떠오릅니다.
盈 찰 영 科 웅덩이 과 而 말 이을 이 後 뒤 후 進 나아갈 진
《맹자(孟子)》 <이루 하편(離婁下篇)>에 나오는 이 말은
물이 흐를 때는 조금이라도 낮은 곳이 있으면,
먼저 거기를 가득 채운 뒤에 다시 앞으로 나아가다는 것입니다.
조금이라도 오목한 곳은 부족한 데를 말하니,
곧 사람의 배움의 길도 속성(速成)으로 하려 하지 말고 채워가며,
차근차근 닦아 나가야 한다는 말입니다.
즉 학문은 단계를 밟아 모든 과정을 제대로 밟아야 한다는 뜻이지요.
이 말은 공자가 물에 관해 ‘물이여, 물이여’라고 한 뜻이 무엇이냐고 서벽(徐辟)이 묻자
맹자가 답한데서 비롯합니다.
原泉混混,不舍晝夜,盈科而後進,放乎四海;有本者如是
(원천혼혼,불사주야,영과이후진,방호사해;유본자여시)
근원이 있는 물은 콸콸 솟아나 밤낮을 쉬지 않고 구덩이를 채운 뒤에 나아가 바다에 이릅니다.
근원이 있는 것이면 이와 같으니, 공자는 이 점을 말하신 겁니다.
반대로 근원이 없으면 금방 말라버리겠지요. 그러니
故로 聲聞過情을 君子恥之니라 (고로 성문과정을 군자치지니라)
그러므로 명성과 소문이 실제보다 지나친 것을 군자는 부끄러워합니다라고 대답한 것이지요.
물은 흐르면서 웅덩이를 채우지 않으면 앞으로 나아가지 않듯이,
선비가 공부를 할 때도 마디마디 과정(科程)을 제대로 마치지 않고 전체에 통달할 수는 없는 것이지요.
세계 물의 날, 영과이후진(盈科而後進)이라는 물의 탄탄함을 보며,
자신은 과정을 넘어 결과만을 바라고 있지는 않은지 한번 돌아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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