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고향

[스크랩] [채근담 302] 먼저 피어난 꽃은 일찍 떨어지는 법이다

강나루터 2017. 6. 18. 04:33

[채근담 302] 먼저 피어난 꽃은 일찍 떨어지는 법이다


伏久者飛必高 복구자비필고,  開先者謝獨早 개선자사독조; 

知此 지차,  可以免蹭蹬之憂 가이면층등지우, 

可以消躁急之念 가이소조급지념. 

   

☞  久 : 오랠 구,  蹭蹬 : 비틀거릴 층/등,  躁 : 성급할 조.

  

[직역]


엎드려 오래된 새는 필시 높이 날고, 먼저 피어난 꽃은 일찍 떨어진다.

이를 안다면 발을 헛딛는 걱정을 면할 수 있고, 조급한 마음을 없앨 수 있다.


[해설]


  오래 엎드려 있던 새는 한번 날아오르면 높이 날고, 먼저 피어난 꽃은 일찍 떨어지는 법이다. 이런 이치를 안다면 뜻을 이루기 어렵다고 초조해 하지는 않는다. 조급하고 불안한 마음을 떨쳐 버릴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새가 있었는데 삼년 동안 울지 않다가 한번 울면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고, 삼년 동안 날지 않다가 한번 날아오르면 하늘까지 올랐다고 한다. 이 새는 오랫동안 엎드려 있기에 정기를 축적하여 일단 기회가 있으면 남달리 날아올랐던 것이다.

  모든 일은 가장 좋은 때를 기다려야 한다. 눈앞의 이익에 급급하지 말고 내면을 수양해야 기회가 왔을 때에 “울지 않으면 않았지 한번 울었다 하면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날지 않으면 않았지 한번 날았다 하면 하늘까지 올라가는” 것이다.

  또한 자신에 대하여 믿음을 갖는 사람은 소심해서는 안 된다. 속담에 “여렸을 적에 뛰어나다고 하여 커서도 반드시 훌륭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한다. 이는 먼저 핀 꽃이 반드시 빨리 지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사람이 너무 일찍 트이면 빨리 평범해진다.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검려기궁(黔驪技窮)’¹ 같은 말이 존재하겠는가? 오히려 아무 명성조차 없는 사람도 꾸준히 실력을 쌓으면 종당에는 큰 그릇이 될 수 있다.


주¹ : 쥐꼬리만한 재간마저 밑창이 드러난다는 의미. 옛날 중국의 귀주성에는 나귀가 없었는데, 누군가 나귀를 가져와 산에 풀어놓고 길렀다. 그 고장의 호랑이는 처음에는 나귀가 몸집이 크고 울음소리도 우렁차 두려워하며 피했지만, 알고 보니 발로 차는 재주밖에 없는지라 결국 잡아먹었다는 이야기로, 당나라 유종원(柳宗元)의 『검지려(黔之驪)』라는 글에서 유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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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산미디어 刊 『채근담(菜根譚)이 일러주는 삶의 가르침』pp. 384~385.

- 茶山출판사 대표 德壽 55회 강희일 선배님께서 제게 보내 주신 책에서 순차 게재 중임.


출처 : 덕수상고62회
글쓴이 : 앵베실 임순택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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