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이야기

[스크랩] 김종직(金宗直)선생은 경상도지도를 화공에게 그리게 하고 내용을 기록하다

강나루터 2018. 6. 29. 21:01

                       김종직(金宗直)선생은 경상도지도를 화공에게 그리게 하고 내용을 기록하다

   

                                                                                                                    독립큐레이터 이택용

해설 : 김종직선생이 경상도 평사로 재임 때 도의 장수가 된 사람은 지도를 몰라서는 안 되고, 급한 때에 이르러서는 그 산천의 험난하고 평탄함과 도리의 멀고 가까움에 대하여 진실로 눈과 마음으로 익혀두지 않았을 경우에는 아무리 방략이 있다 할지라도 베풀 데가 없는 것이다. 경상도는 이면이 바닷가에 연접해 있고, 본상이 최남단에 위치해 있어 실로 도이들과 서로 바라보고 있는 형편이다. 갑자기 저 악독한 섬 오랑캐들이 출몰하며 우리의 진영을 엿볼 적에, 혹은 그들을 쫓아 잡거나, 혹은 아군을 구원하기 위해 격서를 달려 보내어 군대를 징발하는 데 있어 그 먼 곳을 건너가 사의를 맞출 수가 있겠는가. 내가 이것을 두렵게 여기어 성부에 계책을 말하여 화사를 시켜 경상일도의 동서남북의 길이를 자세하게 그려서 청사에 펼쳐 놓았다. 그렇게 해 놓은 다음에는 명산·대천 등 요충지가 일목요연하게 되었다. 지금은 성명한 임금이 위에 계시어 바다에는 파도가 일지 않으나, 환난을 미연에 대비하는 계책을 미리 세우지 않을 수 없다. 만일의 경보가 있을 경우, 이 그림을 상고하여 책응의 방도로 삼는다면 어찌 작은 도움이야 없겠는가. 산과 계곡의 굽어든 곳과, 해안의 후미진 곳과 호구의 많고 적은 것까지는 비록 상세하게 분석해 놓지 못하였지만, 그 쌀을 모아서 산천에 비유한 것과 땅을 그어서 형세의 대략을 설명한 것에 비유한다면 같은 등급으로 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기록하였다.

                                                                -경상도지도지(慶尙道地圖誌)-

한 도(道)의 장수가 된 사람은 지도(地圖)를 몰라서는 안 된다. 평상시의 경우는 그만이거니와, 급한 때에 이르러서는 그 산천(山川)의 험난하고 평탄함과 도리(道里)의 멀고 가까움에 대하여 진실로 눈과 마음으로 익혀두지 않았을 경우에는 아무리 방략(方略)이 있다 할지라도 베풀 데가 없는 것이다. 우리 경상도는 이면(二面)이 바닷가에 연접해 있고, 본상(本廂)이 최남단에 위치해 있어 실로 도이(島夷)들과 서로 바라보고 있는 형편이다. 그러니 갑자기 저 악독한 섬 오랑캐들이 출몰(出沒)하며 우리의 진영을 엿볼 적에, 혹은 그들을 쫓아 잡거나, 혹은 아군을 구원하기 위해 격서(檄書)를 달려 보내어 군대를 징발하는 데 있어 그 먼 곳을 건너가 사의(事宜)를 맞출 수가 있겠는가.

내가 이것을 두렵게 여기어 성부(盛府)에 계책을 말하여 화사(畫師)를 시켜 경상일도의 동서남북의 길이를 자세하게 그려서 청사(廳事)에 펼쳐 놓았다. 그렇게 해 놓은 다음에는 명산(名山)·대천(大川)과 읍락(邑落)·우전(郵傳)과 연대(煙臺)의 척후(斥堠)와 금대(襟帶)의 요충지(要衝地)가 일목요연(一目瞭然)하게 되었다.

지금은 성명한 임금이 위에 계시어 바다에는 파도가 일지 않으나, 환난을 미연에 대비하는 계책을 미리 세우지 않을 수 없다. 만일의 경보(警報)가 있을 경우, 이 그림을 상고하여 책응(策應)의 방도로 삼는다면 어찌 작은 도움이야 없겠는가. 산과 계곡의 굽어든 곳과, 해안(海岸)의 후미진 곳과 호구(戶口)의 많고 적은 것까지는 비록 상세하게 분석해 놓지 못하였지만, 그 쌀을 모아서 산천에 비유한 것과 땅을 그어서 형세의 대략을 설명한 것에 비유한다면 같은 등급으로 논할 수 없을 것이다.

                                                              경상도 평사(慶尙道評事) 김종직(金宗直)은 기록한다.

 

출처 : 이택용의 e야기 - 晩濃
글쓴이 : 李澤容(이택용)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