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고향

[스크랩] 공주 도척이 바위

강나루터 2015. 12. 6. 09:54

공주 도척이 바위

 

도척이 하면 공자님도 제도하지 못한

도적떼의 우두머리로 아주 포악하고 무서운

사람의 상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 도척이가 우리 공주에도 있었다니

전해 오는 이야기를 한번 살펴 보겠습니다.


공주에 아주 가난한 청년이 살고 있었습니다.
어릴적 조실부모하고

게으른데다 성격도 착하지 못해

걸인과 다름없는 모습으로

움막에서 근근이 생활을 하던 청년은

어느 날 얻어 온 식은 밥으로 혼자서

저녁 끼니를 때우려고 할 때였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 움막앞을 지나던 노스님이

미처 공양을 못하였던지 밥을 비는 것이었습니다.


한덩이 밥을 움켜 쥐고 막 먹으려던 청년은

'흥 나도 이렇게 구걸하여 먹고 있는데

밥이 남는다 하여도 내일 아침에 먹을 생각이라

스님께 드릴 밥이 없으니 그냥 가십시요' 하고

돌아 앉아서 밥을 먹습니다.


그렇게 스님은 떠나가고 청년은 밥이 상했는지

갑자기 배를 움켜쥐고 아파하기 시작합니다.


곽란이 나면 그러하듯이 배를 움켜쥐고

이리저리 네방구석을 뒹굴고 있는 청년을

다행히 지나가던 마을 의원인 박영감이 발견합니다.


박영감은 청년이 너무나 딱해 보여

불을 피우고 물을 끓여서 따뜻하게 해주고

침과 약을 꺼내어 응급치료를 해 줍니다.


한참의 시간이 지난 후에 다행히

청년은 배 아픈 것이 가라앉기 시작을 하고

박영감은 이만하면 되었다 싶어서 집으로 가는데

그 모습을 보며 청년은 배은망덕한 생각을 합니다.


의원을 하는 박영감네는 재물도 있을 것이니

박영감을 협박하여 한 재산을 챙겨 보리라 생각하고

다음날 아침이 밝자 박영감네 집을 찾아가

다짜고짜 '당신이 어제 나를 치료해 준 뒤로

부모로부터 물려 받아 고이 간직한 만냥이 없어졌다' 며

그것을 내놓지 않으면 관가에 고발을 하고

그래도 안되면 당신을 평생토록 괴롭히겠다

마구 욕설을 하고 주먹질과 행패를 부립니다.


물에 빠진 사람 살려 주니 보따리 내놓으란 식으로

터무니 없는 일을 당한 박영감이 관가로 가서

자초지종을 이야기하니

두사람은 엄히 조사를 받는데

청년은 제가 비록 거지처럼 살아가지만

부모로부터 받은 유산이 적지 않아

대략 만냥이나 되는 돈을 항아리에 넣어놓았는데

그날 의원이 다녀가고 나서 모두 없어졌으니

이는 분명 박영감이 훔쳐간 것이라 강력하게 주장을 합니다.


평생 인술을 베풀며 착하게만 살아 온 박영감은

아무리 변명을 해도 상대의 주장을 반박하지 못하게 되고

결국 원님은 박영감이 청년에게

만냥의 돈을 물어 주라 판결합니다.


하루 아침에 알거지가 된 박영감 대신

떵떵거리고 잘 살게 된 청년은 집도 마련하고

땅도 마련해서 버젓하게 살아가는데

그 쓰는 마음은 여전히 모질고 악해서

온갖 못된 짓을 서슴치 않습니다.


그러면서 어렵다는 이생원 딸에게 흑심을 품고

어려운 처지의 이생원에게 쌀 한섬을 빌려 주고는

그것을 갚지 못하게 될 어려운 상황이 되었을 때

대신 딸을 뺏어 가리라 생각을 하고

이생원과 그런 말을 막 주고 받는데

예전에 밥을 빌던 스님이 찾아 와

목탁을 치면서 염불을 외고 있습니다.


청년은 전에 스님이 다녀 간 후로

곽란복통이 일어나 고생했던 생각이 나서

화??벌컥 내면서 '당신이 다녀 간 후로

내가 배가 아파 죽을 고생을 했는데

이렇게 제발로 찾아 오다니 잘 되었소

나한테 한번 혼꾸녕이 나 봐야 하겠소' 하고는

몸둥이를 찾아 들고 스님을 향해 내리치려 합니다.


스님은 태연하게 청년이 하는 거동을 보며

입으로는 쉴 사이없이 염불을 하고 있는데

청년은 몽둥이를 들고 올린 손이 내려오지 않으면서

점점 몸이 굳어가 바위가 되어 버립니다.


스님은 '네가 마음을 고약하게 써서

모든 사람을 괴롭히는 것을 내 일찌기 아는 바

아직도 그 버릇을 고치지 못하고 패악을 저지르고 있으니

너는 앞으로 바위가 되어 살거라' 하고는 떠나갑니다.


이후로 그 바위를 도척이 바위라고 부르기 시작했다는데

지금 중동 공주 의료원 좌측 산밑에 바위가 있다 전합니다.


못된 마음으로 시작해 제 팔자를 고쳤으면

고치고 난 다음에는 저 어려웠던 때를 생각해

다른 어려운 사람을 위하여 베풀고 살아갔으면

이런 궂은 일은 없었을 터인데

그 고약한 심뽀를 다스리지 못하고

바위가 되어 버린 도척이 바위이야기는

오늘 날 우리에게도 시사해 주는 바가 적지 않습니다.


옛말씀에 적선지가에 필유여경이요

덕불고 필유린이라는 가르침도 있는데

멀지도 않은 우리 공주 중심 지역에

이와같은 전설로 사람들을 일깨우는

교훈적인 이야기가 있으니 언제 한번 시간을 내어

도척이 바위를 찾아 내려가 볼 생각입니다.


그럼 박영감은 어찌되었을까요?


그렇게 곤욕을 치르고 가난한 신세가 되었지만

본시 착한 마음에 덕을 베풀고

선을 행하기를 좋아하는 박영감은

가진 인술을 베풀어서 사람들의 병고를 고쳐주고

한푼 두푼 얻은 치료비를 가지고 생활하면서

어려운 살림을 면하고 가세를 일으켰다고 보아야겠지요.


선인선과요 악인악과며 자작자수라는 것이

그저 말로만 전해오는 것이 아니고

자기가 지은 바 업이라는 것은

터럭만큼도 차이가 없이 결과로 나타나서

그대로 스스로 짓고 받는 것임을 알려주는

좋은 사례가 되는 이야기다 싶어 소개해 봅니다.

 

- 원효사 해월스님

 

 

 

출처 : 무진장 - 행운의 집
글쓴이 : 유당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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