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미완성 쓰다가 마는 편지 그래도 우리는 아름답게 써가야 해.>
이 노랫말은 쉬우면서도 깊은 인생 철학을 담고 있는 좋은 구절이다.
우리는 많이 부족하고 결점이 많은 존재이지만
그래도 바르게 아름답게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존재다.
<참된 것은 하늘의 도리이고 참되려고 노력하는 것은 인간의 도리다.>
라는 한 구절이 떠오른다.
평생을 통하여 나를 성찰하면서 더 나은 인격을 향해 노력하는 것이 참된 삶이리라.
군자로서 산다는 것은 어떻게 사는 것일까?
오늘은 논어의 한 구절인 군자불기(君子不器)에 대해 음미해 본다.
제사를 지낼 때 보면 여러 가지 그릇이 쓰인다.
국그릇, 밥그릇, 술잔, 향을 담는 그릇 등 제각기 그 쓰임이 한정되어 있다.
군자는 그런 특정한 용도를 가진 그릇이 아니라는 것이다.
군자는 한두 가지 기능이 뛰어난 기술자, 기능인, 전문가가 아니라
세상의 이치와 도리를 두루 알고 있는 사람이란 것이다.
그릇이란 제각기 용도가 있어서 쓰임새가 한정되어 있지만
군자는 덕을 쌓은 사람이기 때문에 어느 특정한 자리에만 쓰이는 사람이 아니라
여러 상황에서 두루 쓰일 수 있는 것이다.
논어집주에서는 이렇게 설명을 한다.
기란 그 용도에만 적합하여 상호 통용되지 않는데 군자는 몇가지 기능과 기예만 연마해
그것에만 정통하여 아집, 독선, 편협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다른 것에 대해서도 두루 섭렵하여획일적 사고보다는 자유자재의 융통성과 포용력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군자는 단순히 도덕적인 인격체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民’의 ‘長’이 되는 리더를 말하며, 그는 ‘器’자체가 아니라 ‘器’를 부리는 자이다.
군자는 여러 그릇들을 활용하는 백성의 지도자가 되어야 한다.
군자는 고착화된 리더십보다는 다양한 리더십 스타일을 상황에 맞추어 적용하는 융통성, 다양성을 발휘해야 한다.
막스 베버는 <자본주의와 프로테스탄트의 윤리>에서 군자불기의 논리를 비판하였다.
동양에서 자본주의가 발달하지 못한 것은 기(器)가 의미하는 전문성을 거부하였기 때문에
낙후되고 비합리적인 사회가 되었다는 것이다.
군자보다는 특수한 기능, 기술을 가진 전문가를 요구하는 자본주의 시대가 되었다.
학식과 교양과 인품을 두루 갖춘 교양인보다는 특정 분야에 전문적인 식견이나 기술을 가진 전문가가 우대받는 세상이 되어 있다.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는 이렇게 쓸모 있는 특정한 그릇이 되라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인간성의 상실과 인간 소외 현상은 커다란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군자불기 사상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가치의 지평을 열어주는 온고지신의 지혜다.
군자불기는 큰 도를 지향한다.
큰 도는 세상의 이치를 궤뚫고 소소한 지식 따위에는 연연하지 않는
회통(會通)과 통섭(通涉)의 사유이다.
이것이 군자의 앎이자 실천이다.
'경전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明心寶鑑 - 天命篇 (0) | 2016.03.21 |
---|---|
[스크랩] 第 九 章 子罕 1. 2 (0) | 2016.02.29 |
[스크랩] 42. 경재명 (0) | 2016.02.27 |
[스크랩] 영운경 (0) | 2016.02.26 |
[스크랩] 中 庸 (중용) (0) | 2016.02.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