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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비구니스님의 요람이라 불리우는 청도 운문사

강나루터 2011. 8. 19. 04:37

 

 

 

 

 

 

3박 4일의 여정으로  숨가뿐 여행을 다녀오게 되었다.

8월 3일  밤새워 이동했다.

한산한 중부 내륙고속도로를 달리면서

캄캄한 세계가 펼쳐진 중에도 안개의 이동이 느껴진다.

 

새벽 7시 조금 지나 경주에 도착했다.

 

경주 안강 옥산호 끝자락까지 올라가 거꾸로 이동

 

경주- 안강 옥산서원,독락당, 옥산저수지,민내마을,,, 

 감포 (기림사,감은사지,문무왕수장릉 ) - 읍천 주상절리..

- 양산 통도사에 들러  언양과 밀양을 거쳐 청도 운문사를

둘러보고 올라오는 계획이었다.

 

 

통도사가 있는 양산에서 언양을 거쳐 청도 운문사로 향한 길은

마치 태백준령을 넘을때 거쳐야 하는 죽령을 떠올릴만큼

 커브가 심한 산길을 따라 운전해야 했다.

 

멀미가 날것같은 가운데도  녹음 짙은 산자락에 내려앉은  여름 풍경은

 마음을 여유롭게 해 주는 청량감을 선물했고,

군데군데 눈에 띄는 들꽃들과  도시에서는 보기 힘든

시골풍경을 만날때 마다  피곤함은 잊게 된다.

 

하계 휴가철을 맞아 계곡마다 휴양객의 차량과 물놀이를 즐기는

어린이들의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청도 운문사는  4번째 방문이다.

 

 봄,, 가을, 그리고 초겨울,

한여름에 방문하는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천연기념물로 지졍된 처진소나무로도 유명한 운문사.

수령이  500년이나 되었다고하는 처진소나무는

많은 이야기를 안고 꿋꿋이 서 있다.

 

처음 이 소나무를 보았을때 반송인줄 알았으나

자세히 나무의 구조를 들여다 보니

땅속에서 여러줄기가 나오는 반송과는 달리

굵은 소나무 가지를 중심으로 일정 높이에

올라간 자리에서 가지가 퍼져있는 형태로 반송이 아니었다.

 

나뭇가지를 지지해 주는 지지대가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높이가 9미터를 넘는다고 하니 가히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수형으로는 아름다움이

으뜸이란 생각을 갖게 한다.

 

 

 

호거산자락에서  운문호로 흐르는 냇가를 끼고 자리잡은 운문사는 

경내에서 가장 큰 가람인 만세루에도 법고가 있다.

 

 

해가 산자락에 걸릴즈음

리드미컬한 법고소리에 스님의 장삼자락이 역동적으로 움직이던

  비구니스님의 뒷모습이 각인되어

오랫동안 내 기억 속에 자리잡고 있는 사찰이기도 하고,

전국 비구니 승가대학 중 학풍이 가장 엄하다는  승가대학이 있는 사찰이기도 하다.

 

비구니스님들의 가람이자 최고의 수행 교육 도량인 

운문사 승가대학 안뜨락 분위기는 매우 정갈하다.

 

 

 

 

 

 

 

 

 

 

 

 

운문사 입구에는 1.5킬로에 걸쳐 소나무군락이 자연휴양림을 이루고 있고

그 길은 통도사의 소나무 군락과는 운치가 달라

발을 디디는 순간  공기까지 바꿔놓은듯 솔향이 그득한 길을 지나가게 한다.

 

 

 

 

 

 

수령이 수백년은 되었음직한 노송들이 어루러져 만드는 풍경은

이른 새벽에는 또 다른 그림을 그리며

시름을 얹고 오가는 길손들에게는  위로의 손을 내밀것만 같다.

 

 

 

 

 

 

 

 

 

 

 

안타까운것은  소나무의 수령이 오래되어

보기에도 수려한 풍경을 만들기는 하나

소나무 한구루 한그루의 면면을 살펴보면

우리 민족의 상처를 상기시키는 흔적들을 발견할 수 있다.

 

일제 식민지시절, 일본군인들이  부족한 연료를 보충하기 위해

소나무에서 송진을 채취했던  상흔을 안고 있어

마음 한구석에 안쓰러움이 자리를 잡기도 한다

소나무 군락을 지나면 또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송림을 지나 운문사 사찰 입구에 이르면 길 담장이 이어진다.

솔숲이 끝나는 지점부터 벗나무가 하늘을 덮고 있다.

 

 

 이 길은 봄,여름,가을,겨울,

계절마다 각기 다른 풍경을 만들기는 하지만

어느 계절의 풍경을 영상으로 담는다 해도

늘 아름다운 길이라는것을 느끼게 해 주는데

 특히  단풍이 물드는 가을풍경은  탄성을 자아내게하는 아름다움과

햇살 그득한 경내풍경까지  눈을 호사시킨다.

 

 

돌담 안쪽에 펼쳐진 가람의 지붕이 이루는 아름다운 곡선으로  

눈길을 옮기면  가람의 규모를 짐작케한다.

 

 

 

 

 

 

 

 

  

 

 

운문사 는 차분하게 둘러 보기 좋은 환경을 가졌다.

 

대부분의 사찰은 산중에 위치하고 있기때문에

오르막길을 따라 걷거나 계단을 이용해서

각 가람을 살펴보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운문사는 너른 평지에 가람이 배치되어 있어

연세드신 어른들께서 둘러 보시기에는 좋은 환경이다.

게다가 물이 흐르는 계곡풍경까지 덤으로 얻게 된다.

 

더구나  정갈한 매무새를 느끼게하는 경내풍경은

 맑은 눈빛을 띈 앳된 비구니스님과 눈길이라도 마주치면

흩뜨러짐없는 단아함에 압도된다.

 

 

정갈하고 아름다운 운문사에서 가장 눈길이 가는 곳은

스님들의 공간인 승가대학 안뜨락과  스님들만 건너갈 수 있는

극락교 건너편이 늘 눈길이 간다.

 

비구니의 요람이라 불리우는 운문사 승가대학.

 

진리는 둘이 아니기에   불법의 진리 속으로 들어가

부처님과 하나된다것을 의미하는

불이문(不二門)을 들어서시는 스님들의 공간을

갈때마다 늘 호기심으로 가득찬 눈길로 들여다 보게된다.

 

정갈하게 가꾸어진 공간은  인적도 느껴지지 않을만큼  정적이 흐른다.

 

불이문과 담장을 사이에 두고 마치 두 세계가 존재하는것 같다.

 

 

 

 

 

 

 

 

 

 

 

 

  경전을  합송하는 학인스님들의 낭랑한 목소리가 승가대학 담장밖으로 마치

음악이 흐르는것처럼 들렸었다.

 

 

 

 

 

 

 

 

 

능소화 지고 난 굴뚝에는 초록의 빛깔로 채색된든 무성한 이파리가 감싸고 있으나

겨울에 바라봤던 굴뚝은  내가 보아온 사찰 굴뚝중 가장 정교하고

아름다운 굴뚝이었다.

 

밑부분은 돌로 쌓고, 위로 올라가면서 전을 쌓아 만들었는데 

기와로 만들 수 있는 문양중

이처럼 직선과 곡선이 잘 어우러진 굴뚝은

어디에서도 본 적이 없다.

 

이곳에서 처음 보았었다.

 

능소화가지가 자연스럽게 늘어진 모습도

마치 나뭇가지가 펼쳐진듯 굴뚝을 감쌌던 모습도

굴뚝문양과 잘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고 있었다.

 

 

 

 

 

 ( 지난 7월 15일에 굴뚝을 휘감고 피어난 능소화 : 사진 - 하주성)

 

 

 

 

 

 

댓돌 위에 놓여있는  하얀 고무신 한켤레가  

단정하고 소박한 꽃밭에 꽃들과 어우러져

한 여름 햇살에 온통 얼굴을 붉히고

작은 풍경을 만들고 있다.

 

 

 

 

 

 

 

극락교에서 밀집모자를 깊게 눌러쓴 스님이 걸어 나오신다.

차마 카메라를 들이댈 수 없어 묵례를 나누고 난 후에야

극락교 입구에서 한컷 찍는다.

 

 

극락교 밑으로 흐르는 물이 얼마나 맑은지

한참을 담장 너머로 내려다 본다.

 

 

극락교 이쪽에는 활엽수가,, 극락교 저쪽에는 침엽수인 소나무가

다리를 경계로 서로 다른 세상으로 나누어진듯 여겨져

끝없는 상상의 세계로 이끈다.

 

소나무와 녹음이 짙어 푸른 활엽수들과 어우러져 만드는

극락교 풍경은 바라보는것만으로도 잠시 모든 시름을 잊게한다.

 

 

 

 

 

 

 

 

 

 

운문사 경내에는

주차장 담장을 사이로  들꽃을 가꾸는 공간이 마련되어있을 만큼 들꽃이 흔하다.

 

 

대웅보전을 중심으로  처진소나무와 가까이에 자리 잡고 있는

만세루는 경내에서  그 규모가 가장 큰 가람인것 같다.

만세루 천정을 올려다 보면

화려한 단쳥도 빛이 바랠만큼의 세월을 안고 서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운문사는  꽃문살이 다양한것도 특징인것같다.

 

 

 

 

 

 

 

 

 

 

 

 

 

 

 

 

 

 

 

 

 

 

 

 

(유난히 붉은 목백일홍나무)

 

 

 

 

 

 

(하얀 목백일홍나무)

 

 

 

 

 

 

 

경내에 펼쳐진 탑과 지붕의 곡선이 아름답게 어우러지는 풍경을 바라보면서

주한 외국 대사부인중에 한분이  힌국에 머무는 동안 가장 인상적이고

아름다운 곳을 '청도 운문사'라고 이야기 했다는 말이 떠 올랐다.

 

운문사는 주변 산이 포근하게 둘러싸인 곳에 가람이 자리하고 있어

사찰 주변에 펼쳐진 산이 만드는 스카이라인이 마치 연꽃을 연상케 하므로서

더욱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저녁 늦게 도착해서 한컷도 사진을 찍을 수 없었던

경주 기림사와는 사뭇 다른 풍경이지만

기림사는 기림사대로 고찰의 맛이 살아있고

운문사는 운문사 특유의 아름다움과 조용함을

품에 안고 있는 사찰임을 다시한번 느낀다.

 

 

청도의 아름다운 풍광은 경북지역을 여행할때마다

나를 유혹하는데 유독 운문사만은  그 유혹을

비껴서게 하질 않는다. 

 

운문호를 따라 내려오는 산길은

조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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