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감상 1618

쐬기

김병연/조선 揮手一人力(휘수일인력) 손으로 휘두름은 한 사람의 힘이요 生花二木德(생화이목덕) 솜을 피워냄은 두 나무 덕이네 耳出蒼蛙聲(이출창와성) 귀로는 청개구리 소리를 내고 口吐白雲色(구토백운색) 입으로는 흰 구름빛을 토하네 * 씨아는 목화에서 씨앗과 솜을 분리해내는 기구이다. 『북학의』에는 ‘攪車(각차)’로 적혀 있다. 우리말 이름은 지역에 따라 ‘쐐(인천광역시 백령)·쐐기·씨앗이(충청도·경상도·전라도)·쌔(강원도 강릉)’로 불리며 ‘쐐·쒸야·타리개’라고도 한다. 모양은 토막나무에 두 개의 기둥을 박고 그 사이에 둥근 나무 두 개를 맞물려 끼운 형태이다. 이를 손잡이에 연결하여 돌리면 톱니처럼 되어 맞물려 돌아가므로, 목화 속의 씨가 빠진다. 몸채에는 긴 나무쪽을 박고, 이를 사람이 깔고 앉아 고정시..

한시 감상 2021.01.18

노우

김병연/조선 瘦骨稜稜滿禿毛(수골릉릉만독모) 마른 뼈는 앙상하고 털마저 빠졌는데 傍隨老馬兩分槽(방수로마양분조) 늙은 말 따라서 마구간(구유)을 같이 쓴다네 役車荒野前功遠(역거황야전공원) 거친 들판에서 짐수레 끌던 옛 공은 멀어지고 牧竪靑山舊夢高(목수청산구몽고) 더벅머리 목동과 푸른 산에서 놀던 옛시절은 꿈같아라 健耦常疎閑臥圃(건우상소한와포) 힘차게 끌던 짝(쟁기)도 늘 엉성해 텃밭에 한가히 누웠(놓였)는데 苦鞭長閱倦登皐(고편장열권등고) 채찍 맞으며 언덕길 오르던 긴 검열은 괴로웠지 可憐明月深深夜(가련명월심심야) 가련해라 밝은 달밤은 점점 깊어만 가는데 回憶平生謾積勞(회억평생만적로) 한평생 부질없이 쌓인 고생을 돌이켜본다네 (번역 한상철) * 2021년 (음력 기준 신축년)은 소의 해이다. 세월의 무상함은 ..

한시 감상 2021.01.17

운무심 출수

057. 운무심이출수(雲無心以出岫) -구름이 무심히 산의 바위 구멍에서 온다 ​ 이 말은 도연명(陶淵明-중국 진나라의 시인. 365-427)의 전원시 에 들어 있습니다. 백은(白隱) 선사는 자기가 쓴 《괴안국어(槐安國語)》라는 책에 "새는 날다가 지쳐야 돌아올 줄 안다[鳥倦飛而知歸]"의 대구(對句)로 인용하고 있습니다. ​ "바위 구멍에서 구름이 나온다"는 말은 선어(禪語)로 사용할 때에는 자아에 사로잡히지 않은, 다시 말해서 아집(我執)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행동하게 된 심경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것을 선자는 "임운무작(任運無作)의 묘용(妙用)"이라고 합니다. ​ "임운(任運)"은 조금도 사심(私心)없이 자연스럽게 움직이고, 진리대로 움직이는 것을 말합니다. ​ "무작(無作)"은 인간적인 잔재주를 부리..

한시 감상 2021.01.13

서산유로

書山有路勤爲徑(서산유로근위경)學海無涯苦作舟(학해무애고작주) 댓글 0 好文 2019. 4. 23. 아래 대귀는 중국 당나라시대 사상가이자 문장가인 한퇴지의 문장이다. 書山有路勤爲徑(서산유로근위경) 글의 산에는 길이 있으니 부지런함이 지름길이고 學海無涯苦作舟(학해무애고작주) 배움의 바다에는 끝이 없으니 조각배를 어렵게 저어갈 뿐이다. 한유(韓愈, 대력 3년(768년)~장경 4년(824년))는, 중국 당(唐)을 대표하는 문장가 · 정치가 · 사상가이다. 당송 8대가(唐宋八大家)의 한 사람으로 자(字)는 퇴지(退之), 호는 창려(昌黎)이며 시호는 문공(文公)이다. 등주(鄧主) 하내군(河內郡) 남양(南陽, 지금의 하남 성 맹주 시) 출신이나, 그 자신은 창려(昌黎, 하북 성河北省) 출신으로 자처했다. 한유는 태어..

한시 감상 2021.01.12

김거사의 시골집을 방문하여

訪金居士野居(방김거사야거) -김거사의 시골집을 방문하여 정도전(鄭道傳)/려말선초 秋陰漠漠四山空(추음막막사산공) 가을 그늘 아득하고 사방의 산 텅 비니 落葉無聲滿地紅(락엽무성만지홍) 낙엽은 소리 없이 땅에 가득히 붉네 立馬溪橋問歸路(입마계교문귀로) 개울 다리 위에 말을 세우고 돌아가는 길 물으니 不知身在畵圖中(부지신재화도중) 내 몸이 그림 속에 있음을 알지 못하네 (번역 한상철) 秋陰(추음): 가을의 구름낀 하늘. 漠漠(막막): 소리가 들릴 듯 말 듯 멂, 고요하고 쓸쓸함. * 정도전(1342-1398); 고려말, 조선 초의 문신. 조선 개국의 핵심 주역으로서 고려 말기의 사회모순을 해결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하여 새로운 왕조를 개창했다. 각종 제도의 개혁과 정비를 통해 조선왕조 500년의 기틀을 다져놓았다..

한시 감상 2021.01.06

정다산 원일

元日書懷[원일서회]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설날의 회포를 쓰다. 庚午在茶山[경오재다산] 1810년 다산에서 天末流光疾苦馳[천말류광질고치] : 하늘 끝에 흐르는 세월에 질병이 쫓아 괴로운데 年年春色到如期[년년춘색도여기] : 해마다 봄 빛은 약속을 한 것같이 이르는구나. 朝盤未薄三三韭[조반미박삼삼구] : 아침 쟁반의 아홉 가지 부추 맛 없지 아니하고 暮齒今齊七七蓍[모치금제칠칠시] : 이 가지런한 늙은 나이 마흔 아홉을 나타내네. 支父幽憂誰共語[지보유우시공어] : 지보의 깊은 질병은 누구와 함께 이야기하나 堯夫安樂世難知[요부안락세난지] : 요부는 편안히 즐기며 세상 어려움 알았다네. 一溪氷雪寒山裏[일계빙설한산리] : 모든 시냇가 얼고 눈이 내려 산 속은 차가운데 只管紅梅早晚枝[지관홍매조만지] : 다만 붉은..

한시 감상 2021.01.02

도연명 잡시 제3

榮華難久居 盛衰不可量 영화는 오래 머물러 있기 어렵고, 성쇠는 헤아릴수 없는것이다. 영화난구거 성쇠불가량 昔爲三春渠 今作秋蓮房 지난 봄 연꽃이던 것이, 이제 가을 연밥이 되었구나.​ 석위삼춘거 금작추연방 嚴霜結野草 枯悴未遽央 된서리 들풀에 맺혀, ​시들기는 해도 어찌 속까지 시들겠는가. 엄상결야초 고췌미거앙 日月有環周 我去不再陽 해와 달은 순환이 있으나, ​나는 가면 다시 돌아오지 못한다네. 일월유환주​ 아거불재양 眷眷往昔時 憶此斷人腸 ​가버린 옛시절 돌이켜 보니, 추억의 그리움에 창자가 끊어 지는듯 하여라. ​권권왕석시 억차단인장 榮華(영화) : 세상(世上)에 드러나는 영광(榮光). 권력(權力)과 부귀(富貴)를 마음껏 누리는 일. 盛衰(성쇠) : 융성(隆盛)과 쇠망(衰亡). 蓮房(연방) : 연꽃의 열매..

한시 감상 2020.12.31

도연명 잡시제 2

其二] 白日淪西阿 素月出東嶺 밝은 해가 서쪽 언덕으로 가라 앉으면, 흰 달은 동쪽 고개로 솟아 오른다. 백일륜서아 소월풀동령 遙遙萬里輝 蕩蕩空中景 멀고 먼 만리에서도 빛나는, 넓고 넓은 하늘 가운데 경치로다. 요요만리휘 탕탕공중경 風來入房戶 夜中枕席冷 바람 불어와 방문으로 들어오니, 밤중엔 베개와 자리가 차갑구나. 풍래입방호 야중침석랭 氣變悟時易 不眠知夕永 기후가 변해 철이 바뀐 것을 깨닫고, 잠 못 드니 밤이 길어진걸 알겠구나. 기변오시역 불면지석영 欲言無予和 揮杯勸孤影 말 하고자 하나 나와 함께 있는이 없어니, 잔을 들어 외로운 그림자에게 술을 권한다. 욕언무여화 휘배권고영 日月擲人去 有志不獲騁 세월이 사람을 내던지고 가버리니, 뜻을 품고서도 펼치지 못하는구나. 일월척인거 유지불획빙 念此懷悲凄 終曉不..

한시 감상 2020.12.30

도연명 잡시 一

人生無根蔕 飄如陌上塵 인생은 뿌리도 꼭지도 없어, 길 위에서 먼지처럼 날아 다니는 것. ​인생무근체 표여맥상진 分散逐風轉 此已非常身 흩어져 바람따라 굴러 다니니, 이것은 이미 無常한 몸이라. ​분산축풍전 차이신비상 落地爲兄弟 何必骨肉親 땅 위에 태어나면 모두가 형제이니, 어찌 반드시 骨肉만을 따지랴? ​낙지위형제 하필골육친 得歡當作樂 斗酒聚比鄰 기쁜 일이 생기면 마땅히 즐겨야 하는 것, 한 말의 술이라도 받아놓고 이웃을 모은다. ​득환당작락 두주취비린 盛年不重來 一日難再晨 한창 때는 다시 오지 않고, 하루에 새벽은 두 번 있기는 어려운 것. ​성년부중래 일일난재신​ 及時當勉勵 歲月不待人 때를 놓치지 말고 마땅히 힘써야만 하는 것이니, 세월은 사람을 기다려 주지 않는다. ​급시당면려 세월부대인 근체(根蔕)..

한시 감상 2020.1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