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취이모 물취이모(勿取以貌)라는 말이 있습니다. 외모를 보고 사람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지요. 저는 오래전, 삭발(削髮)한 후부터 그 많은 멋진 양복을 다 버렸습니다. 그리고 겨울과 여름 두 벌의 한복을 입고 지냅니다. 걷옷치레 하기 싫어서입니다. 그렇다고 어디를 가더라도 무시 당하는 일은 없습니다. 언제나 당당하게 처신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어느 회사의 면접 시험 장에서 면접 관이 얼굴이 긴 응시자에게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여보게, 자네는 마치 넋 나간 사람 같은 얼굴을 하고 있는데 얼굴이 무척 길구먼, 자네 혹시 머저리와 바보가 어떻게 다른지 알겠나?” 이 말을 들은 청년이 얼굴을 붉히고 화를 낼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청년은 태연하게 대답했습니다. “네, 결례되는 질문을 하는 쪽이 머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