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21 2

개똥 밭에 굴러도

밭에 굴러도 이만큼 오래 살다 보니까 가끔 인생 상담을 위해 저를 찾아오는 분이 있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심각한 분이 아무래도 자살 충동을 심하게 느끼시는 분일 것입니다. 그런데 그만 제 능력이나 법력이 부족해 충분한 도움이 되지 못한 것 같아 늘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대개 자살을 생각하는 분들은 항상 끝까지 죽음 앞에서 망설입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죽을까, 말까?’ ‘죽을 때 아플까, 아픔을 못 느낄까?’ ‘죽으면 정말로 모든 게 끝일까?’ 아니면 ‘하늘나라가 있거나 다시 태어나는 건 아닐까?’ 라고 생각하지요. 여기서 중요한 점은 혹시 모를 가능성에 대해 누구나 망설이고 고민한다는 것입니다. 자살 문제로 상담하게 되면, 현재의 괴로움과 그 이유를 살피는 것 외에도 죽음 이후 어떤 세계가 펼쳐질 수..

경독재 2022.12.21

12/20화 맑음

ㅇㅇㅇㅇ 오전에는 조롱박 밑 부분에 구멍을 뚫었다 처음에는 바가지 배꼽 부분을 글자 새기는 도구로 뚫다가 글자 새기는 윤두로 뚫다가 능률이 나지 않아 효수네 집 공사하는데가서 드릴로 손쉽게 구멍을 뚫고 아주 작은 톱을 빌려서 박속을 훑어 내었지만 속이 언것도 있어서 내부 청소를 잘못하였다 쉬는 틈에 손씨 댁에 건너가서 돈키 호테 작자 이야기를 잠시 나누었다 문학은 생활의 여유가 있어야 시도 쓰고 소설도 쓴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역경속에서 명작을 남기는 예가많다는걸 알았다 저녁 때는 두환네가 화목 더미를 옮기기 시작한다 큰 토막은 기계 톱으로 끊기도하고 대나무 장목은 일성이가 몇단 가져 가기도한다 모르긴 해도 병상이네가 과수 예정지에 진입로를 만들것 같다

나의 이야기 2022.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