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지고 이지러진 마른 나무 막대기가 최잔고목(摧殘枯木)이다. 이렇듯 쓸데없는 나무막대기는 나무꾼도 돌아보지 않는다. 땔나무도 되지 않기 때문이다. 불 땔 물건도 못 되는 나무 막대기는 천지간에 어디 한 곳 쓸 곳이 없는 아주 못 쓰는 물건이니 이러한 물건이 되지 않으면 공부인(工夫人)이 되지 못한다. 결국은 제 잘난 싸움마당에서 춤추는 미친 사람이 되고 말아서 공부 길은 영영 멀어지고 마는 것이다. 그러므로 공부인은 세상에서 아무 쓸 곳이 없는 대낙오자가 되지 않으면 안된다. 오직 영원을 위하여 모든 것을 다 희생해서 버리고 세상을 아주 등진 사람이 되어야 한다. 누구에게나 버림받는 사람, 어느 곳에서나 멸시 당하는 사람, 살아나가는 길이란 공부 길밖에 없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세상에서 뿐만 아니라 ..